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캐시(cash)가 필요하다. 사람이 사는 동안에 돈은 필요한 것이며 중요한 것이다. 그 필요함과 중요함이 지나쳐 돈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거나 예수님 말씀처럼 하나님을 대신하여 숭배까지 할 수 있다. 극단적인 표현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창때 돈을 버는데 집착하다 건강을 다 잃어버리고 인생 후반에 그 번 돈을 대부분 병원비로 쓰다 죽는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이런 웃픈(우스우면서 동시에 슬픈) 이야기도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다. 어느 작은 가게를 경영하는 유대인이 중병을 앓다가 죽게 되었다고 한다. 가게 문을 닫고 온 가족이 임종하는 아버지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 때 아버지가 물었다. ‘여보! 어디 있어? '나 여기 있어요' '아들아! 너도 있니?' ‘네. 여기 있어요. 아버지’ ‘딸도 여기 있느냐?’ ‘네 아버지 저도 여기 있어요’ 가족이 다 옆에 있는 것을 알고 난 남자가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말했다. ‘여기다 와 있으면 가게는 누가 보고 있는 거냐?’ 그는 돈을 벌지 않고 모두 임종에 와 있는 가족들을 너무 안쓰럽게 여기며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정작 안타까운 것은 가족들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도 돈밖에 몰랐던 그 사람이 안타깝다. 그런데 이런 류(類)의 이야기가 왜 유대인 가족에게만 있겠는가. 동서고금 모든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캐시(cash)가 필요하다. 그러나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던가. ‘돈으로 비싼 침대는 살 수 있지만 꿀잠은 살수 없다. 지식을 쌓아가는 책은 살 수 있지만 지혜는 살 수 없다. 돈으로 많은 음식은 살 수 있겠지만 어떻게 입맛까지 사겠는가. 돈이 있으면 병원도 갈 수 있고 좋다는 약을 다 살 수 있어도 건강 자체는 살 수 없다, 돈으로 잠시의 쾌락을 누릴 수 있겠지만 진정한 행복은 살 수는 없다.’ 그렇다. 욕심을 버리면 적은 돈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여호와를 목자로 삼으면 어떤 상황이든 만족한 삶을 살 수 있다. 다윗의 고백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더 많이’를 추구하는 세상에서 자족(自足)의 현재를 사는 사람들이야 말로 인생의 승리자요 행복자이다. 물론 현재를 만족하는 자는 게으른 오늘을 살거나, 미래 앞에 나태하게 사는 자를 결코 뜻하지 않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캐시(Cassie)가 필요하다. 1999년 4월 20일 화요일, 그는 17세의 꽃다운 나이로 이 땅을 떠났다. 그날 콜로라도 덴버에 위치한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참담한 사건이 벌어졌다. 그 학교에 재학생 두 명이 난사한 총에 1명의 선생님과 12명의 학생이 죽고 2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사망한 캐시는 그리스도인이었다. 범인 중 한 명은 캐시에게 하나님을 믿느냐고 물었고, 그녀는 “그렇다”(Yes)고 대답했다. 그 대답과 함께 캐시는 범인이 쏜 총에 숨지게 되었다. 그는 그렇게 20세기의 마지막 순교자가 되었다.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그를 얼마나 기쁘게 영접하였겠는가. 그런 캐시가 오늘에도 필요하다. 대만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만일 중국으로부터 대만이 공격받는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질문하는 인터뷰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놀랍게도 대부분 대만 청년들이 ‘어디론가 도망가겠다’ ’무서워 숨어있겠다‘ '미국이 알아서 도와줄 것이다' 등의 답변을 하는 것이다. 본국민이 싸울 의지가 없는 나라를 누가 도운들 어떤 전쟁에서라도 이기겠는가.
캐시(Cassie)가 필요하다. 하나님을 향해 “Yes”를, 사단을 향해 ‘No’를 외칠 캐시가 필요하다.
08.05.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