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神은 人間의 땅을 떠나라’는 박찬홍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그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 영향력은 모태 신앙인을 교회로부터 떠나게 만드는데 일조(一助)할 정도로 도발적(挑發的)임이 분명하다. ‘인간의 위대한 질문’이란 책을 펴낸 저명한 종교학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소위 말하는 모태신앙을 가지고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까지는 너무나 당연하게 교회에 다니는 걸, 거의 학교와 비슷하게 생각했지만, 중학교 언저리에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과 박찬홍의 신은 인간의 땅을 떠나라, 그리고 러셀옹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를 삼부작 시리즈로 읽어주며 나는 교회의 땅을 떠나게 됐다. 어머니의 가혹한 종교탄압이 있었고 아직도 독실하신 권사님과 불편한 관계이기는 하지만 다시 교회에 다니고 싶은 생각은 없다.’
‘신은 인간의 땅을 떠나라’는 지극히 무엄(無嚴)한 외침은 근자(近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성경에서도 들을 수 있다. “그러할지라도 그들은 하나님께 말하기를 우리를 떠나소서 우리가 주의 도리 알기를 바라지 아니하나이다”(욥 21:14) 이 무슨 막말인가. 소도 그 임자를 알고 나귀도 그 주인의 구유를 알건만 사람이 그 주인을 알지 못하고 함부로 말하고 있다. 창조주 하나님으로부터 생명을 부여받은 인생이 하나님을 공경하는 대신 능멸하고, 두려워하는 대신 하찮게 여기다가 아예 하나님을 이 땅에서 몰아내려 하다니, 이 무슨 가소로운 작태(作態)인가. 그런다고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와 통치와 지혜가 주춤하거나 손상을 입겠는가. 하나님에게 이 땅을 떠나라고 말하면 하나님이 미안해하시며 떠날 분이신 줄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입을 놀리는 것은 자유이겠으나 그 후폭풍(後爆風)은 어떻게 감당하려는가. 인간이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는 찬양과 헌신과 충성을 하나님께만 부어드리는 것이다. 인간은 인간 자신에 대한 찬사와 존경을 그쳐야 한다. 자기의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 신은 그 언젠가 사람들이 만든 존재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애잔하기 한이 없고 애처롭기 그지없다.
그렇다. 인간의 가장 큰 불행은 장엄(莊嚴)하신 하나님에 대한 가르침을 업신여기는 데서 오는 것이며, 사람의 가장 큰 비극은 타락한 사람에 대한 가르침을 소홀히 하는 데 기인(基因)한다. 인간이 하나님에 대해 무어라 말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사람에 대해 무엇이라 떠드는가가 의미 있는 것이 아니다. 성경에서 말씀하는 하나님이 하나님이시며. 성경에서 정의(定義)하는 사람이 사람이다. 성경은 인간을 무엇이라 부르는가? 죄인이라고 부른다. 죄와 죄의 참혹한 결과 때문에 처절히 절망하는 존재가 사람이다. 하나님의 구원 외에는 소망이 없는 존재이다. 하나님과의 동행 외에는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존재이다. 하나님과의 교제 외에는 기쁨이 없는 존재이다. 그런데 ‘神은 人間의 땅을 떠나라’고?
더운 여름이다. 잠시라도 휴가 가실 계획이 있으실 것이다. 섭섭하지만 우리가 몇 날을, 아니 더 오래 휴가 간다고 해도 세상은 아무 문제 없이 잘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 여름에 잠시라도 휴가를 가신다면 이 세상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하나님이 아니시라면 일초의 오차도 없어야 하는 우주만물은 누가 운행하며, 인간의 생사화복을 누가 주관하며, 인생이 마실 공기와 먹을 양식을 누가 공급하겠는가. “주 떠나가시면 내 새 생명 헛되네—늘 계시옵소서” (446장 3절)
07.15.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