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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됐는가?

김성국 목사

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며칠 전 염색을 했다. 아내가 해 준 생애 두 번째 염색이었다. 그냥 되는 것이 아니었다. 염색에도 세심한 준비가 있어야 했다. 모든 일은 사전(事前) 준비가 있어야 한다. 준비 없이 시험을 치르겠는가. 준비 없이 음식을 먹을 수 있겠는가. 준비가 잘 될수록 좋은 열매를 거둔다. 미래는 준비된 자들의 것이다. 준비가 없이 빈둥거리는 자들을 향해 성경은 일갈(一喝)한다.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개미는 두령도 없고 감독자도 없고 통치자도 없으되 먹을 것을 여름 동안에 예비하며 추수 때에 양식을 모으느니라 게으른 자여 네가 어느 때까지 누워 있겠느냐 네가 어느 때에 잠이 깨어 일어나겠느냐” (잠 6:6-9) 개미도 내일을 준비하는데 사람들이 준비 없는 나날을 보내며 그럴듯한 내일을 만날 수 있겠는가. 

 

며칠 있으면 필자가 속한 교단 총회가 있게 된다. 본인이 섬기는 노회와 교회가 준비하여 맞이하는 총회이다. 총회 준비 과정을 지켜보았다. 몇 날의 총회를 위하여 거의 일 년 동안 준비하고 있다. 귀한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분야와 내용들이 대단하다. 무엇인가 모자라거나 빠트린 것이 있을세라 점검하고 또 두루 살핀다. 준비하는 자들의 진지함에 지켜보는 자의 숙연함을 금할 수 없다. 총회가 끝나고 나면 몇 날 후에 교회 직분자 투표가 있다. 누가 직분자가 되어야 하는가. 준비 된 자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이 귀히 쓰는 그릇은 준비된 그릇이다. 준비된 그릇이란 깨끗한 그릇을 일컫는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 (딤후 2:21) 아무리 화려하고 비싼 그릇이라도 설거지가 안 된 그릇에 음식을 담아 내놓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여호와 이레”는 하나님의 이름이다. 하나님은 준비하시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이 먹을 것도, 발을 디딜 땅도 준비함 없이 아담과 하와를 만드셨다면 그들은 무엇을 먹고 살았겠으며 그들의 발을 어디에 디디며 걸었겠는가.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가나안으로 부르시고 모리아 산으로 부르실 때 항상 부르신 자리에는 준비해 놓으신 것이 있으셨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 놓으시고 우리를 세상으로 부르셨다. 눈을 들어 온 땅을 둘러보라. 모든 것이 하나님이 나를 위해 준비해 놓으신 자원(資源) 들이다. 나를 잘 살펴보라. 하나님이 내게 심어주신 재능(才能)이 노다지 같이 묻혀있다. 이 놀라운 자원과 재능을 어디에 두고 언제까지 ‘없다, 없다’의 빈한(貧寒)한 삶을 살려고 하는가. 

 

“네가 어디 있느냐” 에덴동산에 울려퍼진 하나님의 음성이었다. 아담이 어디 있는지 정말 모르셔서 물으시는 것이 아니다. 아담의 물리적인 자리를 넘어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떻게 된 것인지 스스로 대답해 보라는 질문이 아니겠는가. 하나님을 피해 숨어 보려는 아담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그 누구도 하나님 만나기를 영원히 피할 수 없다. 그래서 하나님은 아모스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 만날 준비를 하라고 하신다. 하나님 만나기를 준비하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죽을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오는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없지 않은가. 오늘 나의 삶의 자리에서 울려퍼지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보자. “준비됐는가?” 

 

05.20.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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