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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라 튀르키예!

김성국 목사

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튀르키예(터키)에는 지금 눈물이 강이 되어 흐르고 있다. 튀르키예 남동부에 위치한 아름다운 도시 카흐라만마라슈와 인근 지역들은 지금 죽음의 도시들로 변화되고 있다. 현지 시간 지난 6일 새벽,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 그 숫자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아직 갇혀있다고 한다. 필사적인 다국적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무너진 건물 더미에 갇힌 자들에 대한 생존의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에 있었던 큰 산불로 많은 사람과 재산을 잃고 통곡했는데, 그 통곡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그들에 눈에 또다시 흐르는 고통의 눈물을 본다. 

 

그들의 눈물은 먼 나라의 눈물이 아니다. 형제의 눈물이다. 그들은 한국전쟁 때에 14,936명의 군대를 파병하여 724명이 전사하였고, 2,068명이 부상을 입었고, 163명이 실종되었으며, 244명이 포로가 된 혈맹 중의 혈맹이다. 그래서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 전에서 우리가 패했지만, 한편으론 그들의 승리가 꽤 기쁘기도 했었다. 일반 역사뿐 아니라 교회사적으로도 그곳은 의미심장한 나라이다. 튀르키예를 빼놓고 기독교를 논할 수 있겠는가. 그 땅들은 초대 기독교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요한계시록의 소아시아 일곱 교회를 비롯하여 성경 곳곳에 그곳의 여러 지명들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등장한다. 

 

돌이켜보면 결혼 생활 중에 아플 때가 많았다. 입원도 여러 차례 했었다. 코비드 19을 두번이나 앓았다. 첫 번째는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었다. 아내는 나의 일상을 섬세하게 살펴줄 뿐 아니라 아플 때는 생명을 건듯 간호해 주었다. 아내도 간혹 아플 때가 있었다. 아내가 누워있던 병상에서 밤을 지새운 적도 있었고 유방암 수술과 치료의 과정에 함께하기도 했다. 그때 내 입에서 흘러나온 소리가 있었다. 'My turn' 이제 내가 아내를 돌볼 차례라고 말하며 아내를 살펴주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내가 내게 해주었던 정성에 만분의 일도 못미치는 것 같았다. 

 

이제 우리의 차례(turn)이다. 눈물을 흘리는 튀르키예를 위해 우리가 기도하고 돌볼 차례가 되었다. 모든 것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튀르키예군이 부산에 도착한 것은 1950년 10월 17일이다. 그때 참전한 군인들은 대한민국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몰랐을 것이다. 한국 사람과 친하게 지냈던 군인이 몇 명이나 있었겠는가. 그런 한국이니 이런저런 이유로 파병을 미루거나 포기했다면 그때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제 우리의 마음을 열고 그들의 아픔을 품을 때이다. 이제 우리의 손을 내밀어 그들을 붙잡아 줄 때이다. '튀르키예, 우리와 함께한 그대 때문에 우리도 일어났다. 이제 우리가 그대와 함께 하리라. 일어나라 튀르키예!'

 

2.11.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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