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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할 수 있는 상황과 변치 않는 진리 사이에서…

김재열 목사

미주한인예수장로회 총회장,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세계적으로 모든 상황이 변했습니다. 사회적인 질서와 가치관들이 여지없이 탈바꿈을 했습니다. 미쳐 변하지 않는 상황도 앞으로 계속 변해갈 것입니다. 코비드19이 등장하면서 먼저 변한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였습니다. 이것 때문에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우선 직장인들의 절반 이상이 재택근무로 자리매김을 했다고 합니다. 생업의 패턴들도 변했습니다. 현장 매매가 끊기고, 요식업체들은 주문 내지는 픽업의 패턴으로 바뀐 상황입니다. 샤핑의 수단도 오프라인 매장들은 6개월째 폐문함으로 줄도산이 한창입니다. 그러나 온라인업체들은 승승장구하는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학교들도 현장수업보다는 온라인 원격수업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친족들도, 친구들의 만남도 가능하면 회피하도록 유도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인간 만남의 기초 반응인 기존의 인사법도 전혀 다른 형태로 변해버렸습니다. 대면보다는 비대면으로, 접촉보다는 비접촉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만진 것이 두려워서 현금결제보다는 카드결제를 선호하는 상황입니다. 현장집회보다는 화상미팅을 권하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바뀐 것에는 일장일단의 문제점도 있고 장점도 있습니다. 이런 변할 수 있는 상황들이 변하면 안되는 진리체계마저도 바꿔놓으려고 하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난 3월부터 현장예배를 온라인 영상예배로 단번에 바꿔버렸습니다. 모이고 상호 교제하는 공동체 본질인 교회관을 흩어진 교회관으로 탈바꿈을 시켰습니다. 결혼식도, 장례식도 영상으로, 비대면으로, 소수로만 모이도록 상황을 바꾸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교회관도, 목회의 패턴도 많이 바뀐 상황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질병의 포로로 죽음을 맞는 임종의 현장에도 참여할 수 없는 냉정한 상황으로 바꿔버렸습니다. 교인들이 생사를 넘나드는 병상에 목사의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생명과 건강을 급병으로부터 보호하고 예방해야 한다는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기존의 사회적 관습과 본질을 바꿔 버린 상황으로 돌변했습니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이런 급박한 현실적인 상황이 영원한 진리와 사회적인 윤리와 가치관까지도 바꾸려 하는데 있습니다. 관혼상제의 관습이나 풍습은 시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육의 양상도 상황에 따라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장교육이 원격 교육으로, 수업방법이나 매체와 형태는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은 바뀔 수가 없습니다. 교육의 본질이란 인성과 덕성을 겸비함으로 지식 추구와 평생 선택해야 하는 생업적 재능을 향상하여 복된 삶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상황이 아무리 바뀐다고 해도 결코 바뀔 수 없는 진리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적용 당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진리입니다. 신앙의 본질인 영원토록 동일하시고 전능하신 신적 존재와 신적인 가치는 절대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영원 유일하신 하나님으로 존재하심이 진리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예배하는 형태는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상한 상황에서는 비상한 방법으로 예배해야 합니다. 전투 속에서 예배당 예배를 고집할 수는 없습니다. 재난을 당한 현장에서 평소의 예배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비상한 상황에서는 비상한 방법의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한국적인 상황에서 비상한 상황을 정치가 악용하여 교회관과 예배의 본질을 흩뜨려 놓는 일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로마의 폭군들이 집권할 때에도 초대교회 성도들은 예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일생을 햇빛을 보지 못하는 카타쿰에서 갑바도기아 지하도시에서 살면서도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을 대를 이어 계속했습니다. 

모든 상황이 반 교회적이고, 반 기독교적인 상황으로 돌변한다고 해도 성도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을 상황화라는 이름으로 변질하거나 포기하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오직 방법론에는 지혜를 구할 필요는 있지만 본질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급변하는 상황과 변치 않는 진리 사이에서 참된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모든 것이 변해가는 상황 속에서도 결코 변치 않는 예배의 본질인 영과 진리로 함께 모여서 나라와 성도들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하며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는 주님 앞에 당당하게 예배해야 할 것입니다. 

jykim47@gmail.com

09.19.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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