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예수장로회 총회장,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을 이용하여 ‘패밀리 워십 나이트’를 갖는다. 3대가 함께 모여서 예배하고 찬양하고 영화도 감상하고 선교의 비전을 나눈다. 오래 전에 서울의 한 교회에 갔을 때, 3대로 구성된 찬양대를 보면서 신선한 충격과 부러움의 도전을 받았다. 백발의 조부모와 중년의 부모세대 그리고 젊고 어린 손주세대가 함께 찬양대를 이루고 있었다. 마치 천국의 축소판을 보는 듯 황홀했다. 3대가 함께 모여 혈연관계를 넘어서 영적으로도 한 가족임을 당당하게 보여주었다. 아무리 한국이지만 오늘날 핵가족 시대에 3대 찬양대는 참으로 아름다운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한국교회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은혜로운 풍경이었다.
뉴욕에 돌아가면 당장 우리 교회에도 3대 찬양대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이민교회의 실정은 녹녹치 못했다. 이중 언어와 문화 차이가 있고 무엇보다 3대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가정들이 많지 못했다. 그래서 차선으로 시작된 모임이 ‘패밀리 워십 나이트’이었다. 벌써 15년 쯤 되었다. 그 사이에 우리네 가정의 자녀들이 성장하여 이제는 제법 많은 가정들이 3세대를 이루고 있다.
물론 이민 가정의 가족들은 3대가 한 교회에 나오는 경우가 많지 못한 현실이다. 우선 언어적인 제한으로 한어권 영어권 교회로 각각 나눠진다. 가족모임이라 해야 겨우 명절이나 생일날에 모여서 식사 기도하고 밥 먹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여반사이다. 은혜롭게 3대가 함께 모여서 예배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이민가정의 현실이다. 물론 절기 때에는 이중언어로 교회 전체가 함께 합동예배로 모이고 있다. 늘 아쉽다. 언어와 방언을 초월한 곳이 하나님의 나라 교회인데… 그래서 비록 일년에 네 번이지만 여름 방학 기간 중에 ‘패밀리 워십 나이트’를 통해서라도 함께 모여보자는 취지였다. 모두들 새로운 기대감을 갖고 참여한다. 참 싱그럽다.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는 배려심이 무르녹은 모임이다. 서로를 존경하고 따뜻하게들 만나는 시간들이다.
우리들은 네 주간에 걸쳐 영어로 한어로 함께 찬양하고 기도한다. 이중언어로 말씀도 나누고 준비된 가족들의 특송이나 연주들을 곁들이기도 한다. 어느 해인가는 3대 가족 사진 콘테스트를 한 적이 있었다. 손주들의 모습이 3대조인 조부모에게서 판박이를 하듯이 꼭 닮은 광경을 보면서 박장대소를 한 적도 있었다. 굉장한 관심과 뿌리 교육에 많은 즐거움을 찾기도 했었다.
지난 수요일 밤에는 문화의 밤으로 랑캐스터 펜실베이니아 사운드 앤 라이트 극장에서 공연하는 바이블 뮤지컬 드라마 ‘요나’를 감상했다. 작년에 우리 목회자 팀이 그곳에 다녀왔을 때는 꼬박 하루가 걸렸는데 우리는 편안하게 교회당에 앉아서 바이블 뮤지컬을 감상하였다. 다음 주간 마지막 시간에는 올 여름 단기선교에 참여한 가족들을 중심으로 선교 비전들을 함께 나누고 마무리 될 것이다. 더 많은 3대들이 모여서 앞으로 누리게 될 천상에서의 영원한 예배의 진수를 맛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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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0.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