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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화증

이영직

폐경화증은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질환이다. 흡연에 의해서 주로 발생하는 폐기종이나 만성 기관지염은 잘 알려져 있고 그에 대한 치료도 널리 시행되고 있지만 폐경화증에 대해서는 정보도 부족하고 치료방법도 잘 정립되어 있지 않다. 

-은퇴한 60대 후반의 정 모 씨는 2년 전부터 걸을 때마다 숨이 차오는 것을 느꼈다. 운동을 하지 않을 때면 숨이 찬 증상이 없지만 빨리 걷거나 언덕을 오를 때는 숨이 몹시 차서 자주 서서 쉬어야했다. 또 몇 년 전부터 가끔 기침이 나곤 했는데 최근 들어 그 정도가 심해졌고 기침약을 먹어도 좋아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가슴이 아프거나 속이 쓰린 증상은 없었다. 정 씨는 처음에는 심장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고 병원에서 심장 검사를 받았지만 심장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서 거의 운동을 하지 못했고 기침도 더 심해져서 잠을 자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정 씨는 과거에 특별한 질병이 없었고 수술도 받은 적이 없어서 스스로 아주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가족력은 아버지가 젊어서 폐병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젊어서 담배를 하루에 한 갑 이상씩 20년 이상 피웠지만 20년 전 미국에 이민 온 후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술도 전혀 마시지 않았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정씨는 이민온 후에는 봉제업을 하다가 2년 전에 그만두었다. 검사상 혈압은 정상이었고 맥박은 분당 95회로 빠른 편이었다. 혈중 산소 농도는 평상시 92%로 감소해 있었고 운동 후에는 85% 이하로 떨어졌다. 폐 청진상 양쪽 폐 아래쪽에서 나음(부스럭하는 소리로 폐부종이나 간질성 폐 질환에서 들을 수 있다)이 들렸다. 가슴 엑스선 상에서 양쪽 폐의 간질성 변화가 현저하게 나타나 보였고 폐 기능 검사상 폐 기능의 저하가 보였다. 좀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미세 폐 단층 촬영을 한 결과 폐경화증으로 진단되었다. 

염증 반응으로 폐가 굳어지는 병

폐경화증(Pulmonary fibrosis)은 간질성 폐질환(Interstitial lung disease)의 일종으로 지속적인 폐의 염증 반응으로 인해서 폐가 굳어지는 병을 말한다. 폐경화증의 원인은 다양한 것으로 추측하지만 대부분은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특발성 폐섬유증이라고 부른다. 

폐경화증에 걸리기 쉬운 위험인자는 흡연습관, 50세 이상의 고령, 남성 등이다. 인종적으로는 백인이 흑인보다 더 흔하지만 흡연을 많이 하는 동양계에서도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약물이나 먼지 등 환경적인 요소도 폐경화증의 발병과 관계가 있고 가족성 폐경화증에 대해서도 현재 연구되고 있다. 폐경화증의 발병 기전은 폐의 염증 활동이 증가해서 생긴다고 보기 때문에 염증을 억제해주는 스테로이드제나 면역 억제제 등이 사용되지만 호전 없이 계속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폐 이식은 공여자를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식 후에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인해서 시술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다행히 현재 폐경화증 치료에 대한 실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앞으로 획기적인 치료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213-383-9388

12.03.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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