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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막염

이영직

여름철 감기 증상과 유사한 초기 증상

 

여름철 감기 증상처럼 시작해 심한 두통과 고열증세가 나타나면서 뇌압 상승으로 구토를 보이는 질환이 뇌막염(meningitis)이다. 뇌막염은 말 그대로 뇌를 싸고 있는 뇌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뇌 기능은 정상이다. 뇌 자체에 염증이 생기는 뇌염(encephalitis)과는 구별된다.

 

- 20대 초반의 유학생 정 모씨는 일주일 전부터 온몸이 쑤시는 몸살 증상을 느꼈다. 처음에는 감기 몸살로 생각하고 타이레놀을 복용했지만 증상이 계속되었고 사흘 전부터는 머리가 심하게 아프고 열이 계속되었다. 또 속이 메슥거렸고 목 뒤가 몹시 뻐근했는데 통증은 기침할 때 특히 심했다. 통증이 너무 심해지자 정씨는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정씨의 혈압과 맥박은 정상이었고 체온은 39.0도로 고열이었다. 응급실 당직 의사의 검진에서 정씨는 뒷목이 매우 경직되어 있었고 수막자극 증후(meningeal irritation sign)가 보였다. 뇌단층촬영 검사상 이상소견은 없었지만 뇌막염이 강하게 의심 돼 뇌척수액 검사를 한 결과 최종적으로 바이러스성 뇌막염으로 진단을 받았다. 정 씨는 증상치료를 받고 일주일 안에 호전되어서 정상적으로 학업을 할 수 있었다. 

 

뇌막염은 원인 균에 따라 크게 세균성과 비세균성 뇌막염으로 나뉜다. 세균성 뇌막염은 상대적으로 진행이 빠르고 초기 치료에 실패하면 뇌수종(뇌척수액의 흐름이 막혀서 뇌실이 커지고 뇌압을 상승시켜서 각종 뇌 손상을 일으킨다) 등의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따라서 세균성 뇌막염이 의심되는 경우는 뇌척수액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비세균성 뇌막염의 원인은 바이러스나 결핵, 진균(곰팡이) 등에 의한 것으로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는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증상치료만으로 완치된다. 가장 흔한 것은 엔테로바이러스고 그 외에도 다른 많은 바이러스에 의해서 뇌막염이 생길 수 있다. 결핵성 뇌막염은 미열이 1-2주 이상 계속되다가 뇌막염 증상을 일으키는데 이때 치료가 늦어질 경우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결핵균이 다른 장기로 퍼질 수도 있다.

뇌실질에 염증을 일으켜서 생명에 위험을 줄 수 있는 뇌염은 뇌막염과 달리 초기에 이상 행동이나 성격 변화, 감각 및 운동신경의 이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의식의 소실과 경련이 일어난다. 뇌막염과 뇌염은 면밀한 병력과 검사로 구별이 가능하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예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05.09.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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