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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몸부림

담임 목회자의 아내로 교회를 섬긴 지 십팔 년이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감사한 일도 많지만, 가슴 아픈 일도 많았다. 한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가는 일은 사탄에게는 매우 위협적인 일이기에 엄청난 힘겨움이 있었다. 대적하는 사람들 뒤에서 조종하는 사탄의 세력을 대적하며 영적 전쟁을 하는 일은 매우 고단했다. 

2006년 7월 첫 주에 지금 섬기는 교회의 담임 목사로 남편은 첫 설교를 하였다. 2005년 개인기도 시간에 하나님은 ‘순종할 수 있겠니?’라는 질문을 지속해서 하셨고 이 질문을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구했으나 명쾌하게 말씀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2006년 1월이 되었을 때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를 위해 허락하신 교회는 너무도 열악한 환경의 교회였다. 미국 교회를 빌려서 오후 1시 예배를 드리던 교회로 많지 않은 성도가 있었음에도 분열의 상처로 아파하고 있던 연약한 교회였다. 

하나님은 우리가 청빙 제안을 받기 일 년 전에 ‘순종할 수 있겠니?’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담임 사역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몇 년간 기도해 오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곳에 있는 성도들의 영혼을 안타까워하시며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에 거하던 우리 부부에게 자발적인 순종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하기를 원하셨다. 인격적인 하나님은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 무작정 순종하기만을 요구하지 않으셨다. 순종하면 축복하겠다는 약속을 주시며 응원해 주셨다. 이 약속은 십팔 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행형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도착한 오스틴은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의 쾌적한 날씨와는 사뭇 다른 습도와 열기가 숨을 막히게 하는 곳이었다. 날씨도 도시 여건도 교회도 모두 생경한 곳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우리를 믿고 보내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 교회를 섬겼다. 우리들의 부족함에도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건강한 교회로 양적, 영적부흥을 허락하셨다. 

하지만 교회와 우리를 훈련하시는 하나님은 반갑지 않은 많은 고난을 허락하셨고, 그것에 기도로 맞서며 뚫고 지나가도록 하셨다. 그것은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게 하는 무척 고된 훈련이었다. 죄의 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 죄 된 본성을 말씀에 순복하며 예수님을 닮아가려고 몸부림치는 곳이 교회이다 보니 그 과정에는 다양한 종류의 죄 된 모습이 드러나 서로를 아프게 찌르기 때문이다. 

특히 애매한 말로 우리를 공격하며 교회를 분열시키는 사람을 그리스도의 사랑의 마음으로 대하는 일은 정말 힘이 들었다. 본성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감정을 말씀에 순응시키며 행동을 선택하는 일은 내 힘으로는 결코 할 수 없고 하나님의 힘으로만 할 수 있는 극한의 몸부림이었다. 

지나온 십팔 년의 시간은 극한의 몸부림을 하는 시간이었다. 자연인의 본성을 쳐서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선한 자국을 마음과 삶에 남겼다. 자발적 순종을 원하시던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하여 하나님이 부르신 곳으로 온 우리를 하나님은 다양한 삶의 영역에 복을 주시며 응원해 주셨고 이 순종만이 살아계신 하나님께 드려야 할 순전한 향기임을 마음에 새기게 했다.

yanghur@gmail.com

10.07.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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