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오스틴 주님의교회)
뜨거운 텍사스의 열기를 식혀줄 수 있는 여름 과일은 단연 수박이다. 그런데 마트에 가서 수박을 고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 하던 것처럼 수박을 때려서 소리가 맑고 겉면의 색의 줄이 선명한 것이면 잘 익은 수박으로 여겨 자신 있게 칼을 댔다가 실망할 때가 종종 있었다. 가끔 잘 익은 수박을 고르기 위해 이 수박 저 수박을 손가락으로 튕겨보는 나를 다른 나라 사람들은 신기한 듯 쳐다보다가 그들도 이 수박 저 수박을 통통 때리며 잘 익은 수박을 고르기 위해 고도의 청각 기능을 사용하는 것을 볼 때면 웃음이 난다. 어느 날 지인이 잘 익은 수박 고르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더는 수박의 몸통을 때리며 귀를 쫑긋하는 수고 대신 수박의 아래와 윗부분을 잘 살펴보란다. 아랫부분의 배꼽같이 생긴 동그란 부분이 작고 노란색이 짙은 것, 꼭지 부분의 색은 검게 짙은 것이 잘 익은 것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지난주 우리는 오래간만에 수박 고르기에 성공했다. 수박 고르기의 학습은 성공적이었다.
학습은 배우고 익히는 것으로 이 행위는 인식에 변화를 주어 습관을 형성하게 한다. 매주 목요일 저녁이면 어떤 자매와 줌 미팅을 한다. 일주일간 각자 성경 읽기를 한 뒤 묵상을 나누는 것이다. 5월 말부터 시작한 이 모임은 2개월 보름의 시간을 지나며 자매의 모습에 변화를 감지하게 했다. 어두움이 있었던 자매의 얼굴은 갈수록 빛이 나는 생기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자매는 혼자서 성경읽기를 하면 지속하기가 어려웠는데 모임을 위해서라도 숙제하듯 읽기를 지속하니 어디에서든, 차 안에서도 소파에서도 틈만 나면 성경을 읽게 되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행동은 자신을 은연중에 괴롭히던 우울의 문제로부터 해방을 할 수 있었고 뭔가 모를 내면의 기쁨과 평강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 자매는 어느날 갑자기 심한 우울감을 호소하던 딸에게 성경읽기를 통한 자신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성경 읽기를 권유했다고 한다.
성경 읽기는 삼십 년 넘게 지속해 오는 나의 습관이다. 대학 3학년 때부터 꾸준한 성경 읽기를 해 온 것 같다.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신 분이라면 제발 나에게 좀 알게 해달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삼일 금식을 하던 나에게 하나님은 성경읽기에 대한 마음을 주셨다. 그 이후로부터 매년 성경 읽기를 해오고 있다. 이것은 삶의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마다 분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우리 가족이 십 년간 살았던 캘리포니아에서 연고가 전혀 없던 텍사스로 올 때, 분명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할 수 있도록 하나님은 매일 성경 읽는 본문을 통해 약속을 주셨고 우리는 그 약속에 힘입어 어려운 결정을 감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십칠 년 동안 교회로서의 기반이 약했던 지금의 교회를 건강한 교회로 세워나가면서 숱한 어려움을 겪을 때도 그때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위로를 주셨고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성경을 배우고 익히는 일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바르게 가지게 하고 이 지식은 인식에 변화를 주어 그리스도인으로 바르게 살기 위한 습관을 형성하게 한다. 하나님을 더 잘 알고 싶다면 스스로 성경을 펴고 탐독하며 묵상하는 것을 권한다. 성경 읽기만큼 하나님을 더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무더운 날씨에 자칫하면 영적으로 악한 영의 공격을 받기 쉬운 요즘,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성경을 읽어보면 어떨까?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가운데 기록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라 네가 형통하리라” (여호수아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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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2.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