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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n Leadership

손동원 박사 (미드웨스트대학교 교수, 리더십학자)

사람들은 리더가 되어 높은 지위에 오르고 책임 있는 자리에 오르는 것을 꿈꾼다. 그러나 막상 그들이 원하던 높은 자리에 앉게 되면 선택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고 어려운 선택은 밤잠을 못 이루게 하고, 담즙이 위를 녹이는 고통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리더가 되고 책임 있는 자리에 오른다는 것이 항상 영광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계절의 여왕 5월이다. 5월은 봄과 여름의 중간이라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아서 온갖 종류의 꽃들이 피어나 생명이 약동한다. 5월의 숫자 5는 우리말로 ‘다섯’으로 ‘닫고 서다(閉, 立)’는 뜻이니 어두운 절망의 삶을 닫고 밝은 소망으로 솟아나는 새싹의 돋음을 의미한다. 5월 둘째 주일은 미국에서 어머니날(Mother's Day)로 정한 날이다. 어머니는 사랑과 희생으로 오늘의 나를 만드신 분이다. 리더십이란 한마디로 영향력인데 세계적인 리더를 성장시킨 어머니들의 특별한 영향력은 무엇이었을까? Queen Leadership을 알아보자.

퍼스트 마더(First Mother)의 리더십

대통령의 부인을 ‘퍼스트레이디(First Lady)’라고 부르듯이 대통령의 어머니를 가리켜 '퍼스트 마더(First Mother)'라고 말한다. ‘대통령의 성격(The Presidential Character)’이란 책을 쓴 제임스 데이비드 바버는 대통령의 인품이 그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에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급작스런 서거로 해리 트루먼이 대통령직에 오르게 되자, 트루먼의 어머니 마사 영 트루먼은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당장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라.” 마사 영 트루먼은 평생토록 그의 아들에게 ‘최선을 다해라, 불평하지 마라’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반복했지만 이 말이 결국 트루먼으로 하여금 긴급한 상황 하에서 대통령으로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미쳤다. 트루먼은 미국 역사상 최후의 대학을 안 나온 고졸출신 대통령이다. 그러나 어머니 마사에게 물려받은 독서습관 덕분에 20세기의 미국 대통령 중 역사에 대해 가장 해박했던 인물이며 미국 대통령 인기 순위 조사나 업적 평가에서 항상 10위권 내에 드는 대통령으로 존경을 받는다.

어머니 아이다 스토버 아이젠하워의 미소를 쏙 빼닮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탄이 투하되고 전투가 격렬해지고 있을 때 바로 그 미소 덕분에 수많은 장병들과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그 미소는 대통령이 된 다음에는 전후 미국 사회를 안정화시키고 새로 펼쳐진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 되었다. 또한 아이다는 아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를 성경적 원칙에 충실하게 키웠다. 드와이트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모두 읽은 것에 대한 상으로 당시엔 귀했던 시계를 사주기도 했고 기도를 할 때는 항상 가난하고 지치고 불행한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하도록 가르치고 훈련시켰다.

로즈 피츠제럴드는 보스턴의 존경받는 시장의 딸로 조지프 패트릭 케네디와 결혼한 뒤에도 자신의 처녀 때 성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리고 그녀는 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딴 큰아들 조지프 케네디 2세 대신 그녀의 자랑스러운 피츠제럴드 성을 이름으로 가진 둘째 아들 존 피츠제럴드 케네디가 대통령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버지 조지프 케네디가 아이들에게 야망을 키워주고 스포츠에서든 정치에서든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역설했던 반면에, 어머니 로즈 피츠제럴드는 그들에게 이기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관용을 베풀어야 함을 강조했다.

간호사로서 오랜 현역생활을 했던 릴리안 고디 카터는 6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평화봉사단원으로 인도의 벽지를 찾아가 2년간 봉사활동을 했다. 이처럼 보편적 인류애를 몸소 실천했던 릴리안은 아들 지미 카터에게 편견 없는 도덕적 외교와 평화 애호 활동의 가치를 심어주었다. 지미 카터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릴리안 고디 카터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어느 대통령의 어머니도 아들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애쓴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녀들은 단지 자신의 아들에게 자신감을 부여하고, 건전한 상식을 고취하며, 독서를 강조하고, 종교적으로 가르치길 고집하며,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마음을 갖도록 했을 뿐이었다. 퍼스트 마더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힘이 다름 아닌 어머니의 존재와 사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세계적인 리더를 성장시킨 특별한 리더십

리더십이란 한마디로 영향력이다. 세계적인 리더를 성장시킨 어머니들의 특별한 영향력은 무엇이었을까? ①마이크로소프트로 세계를 지배한 빌게이츠의 어머니: 무슨 일이든 싫증을 잘 내고 끈기가 없는 빌게이츠를 키우면서 빌게이츠의 어머니는 고민이 많았다.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통하지가 않는 빌에게 어머니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그것은 빌에게 잔소리를 하는 대신 빌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결정권을 주는 것이었다. 이후로 빌게이츠는 매사에 신중한 태도로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마침내 하버드에 입학을 해서 세계를 지배한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빌게이츠의 리더십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준 어머니로부터 시작되었다. 생각하고 판단해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리더가 자존감을 갖고 책임감과 신중함을 갖게 된다.

②최연소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마틴 루터 킹의 어머니: 마틴 루터 킹은 어린 시절부터 흑인에 대한 심한 인종차별로 인해 고통 받는 시간들을 보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백인에게 멸시와 폭행을 당하더라도 “옳지 않은 것을 보면 굴복하거나 침묵하지 말아라”라고 마틴에게 조언해 주었다. 특별히 마틴의 어머니는 주변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의견과 생각을 펼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용기와 지지를 해주었다. 이런 영향력을 받아 마틴 루터 킹은 ‘I have a dream’이라는 유명한 연설문을 남기고 흑인들의 인권운동자로 최연소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게 된다.

리더가 생각과 의견을 표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끝없는 지지와 격려 속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던 경험을 가진 리더는 세계를 뒤흔드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리더로 탄생할 수 있다. ③필름 한통에 또 다른 세상을 만든 스티븐 스필버그의 어머니: 스필버그는 유대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놀림을 당하고 싸우는 일이 자주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그를 유대인 거주 지역에서 키우지 않고 기독교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다른 아이들과 자유롭게 어울리며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스필버그가 친구들과 싸우고 들어와도 무조건 그를 나무라지 않고 언제나 그의 의견을 들어보고 옳은 것을 하도록 격려해주었다. 가끔 스필버그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면 그의 의견을 들어보고 학교에 가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기도 했다. 자유롭게 사고하고 생각한 길을 묵묵히 지지해준 결과 그는 영화 ‘ET, 쥬라기 공원, 죠스’ 등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명작들을 탄생시켰다.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창의력을 가진 리더는 독창성을 가진 세계적인 명작을 탄생시키는 신화를 만들어 낸다.

④세상의 법칙을 뒤집어놓은 천재 과학자 아이슈타인의 어머니: 아인슈타인은 9세가 될 때까지 말이 서툴었고 나침반은 왜 항상 남쪽만 가리키는지, 공간이란 무엇인지와 같은 별난 질문들을 끊임없이 했다. 친구들이 모두 강가에서 뛰어놀 때에도 아인슈타인은 골똘히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곤 했다. 그런 아인슈타인에게 사람들은 바보라고 놀렸고 심지어 그의 담임선생은 아인슈타인의 성적표에 “이 학생은 장차 어떤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됨.”이라는 문구를 적어 보내기도 했다. 모두가 바보라고 손가락질하는 아인슈타인을 끝까지 격려했던 것은 그의 어머니였다. 아인슈타인은 그런 어머니의 지지와 격려 속에서 자신이 가고자 했던 길을 끝까지 끈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걸어갈 수 있었다.

리더는 지지자들의 격려 속에 자신감을 가진 지도자로 재탄생한다. 리더의 위대함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이해와 끊임없는 격려 속에서 나타난다. 행복한 비린내가 전해진다. 나이가 들면서 어릴 적 즐겨먹던 비린내 나는 고등어는 어머니의 추억의 손길과 사랑을 느끼게 해준다. 아무리 불러도 지루하지 않는 말은 고향과 어머니라는 단어이다. 고향이 그립다는 말은 어머니가 그립다는 말이다. 한 온스의 어머니의 사랑은 한 톤의 성직자의 사랑에 비교할 수 있다. 5월은 ‘닫고 서는 달’이다. 어두운 절망의 삶을 닫고 밝은 소망으로 솟아나는 새싹의 돋음이 있기를 소망한다. 또한 리더의 길을 가고 있는 당신에게 어머니의 사랑이 격려가 되고 마음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길 기대한다. sondongw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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