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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의 불변의 법칙

손동원 박사 (미드웨스트대학교 교수, 리더십학자)

외모와 스펙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마라

미국의 제29대 대통령 워렌 하딩의 인생은 외모와 스펙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얼마나 무지한 일인가를 잘 보여준다. 당시 미국 정계의 베테랑 정치인들은 오하이오 주 상원의원인 워렌 하딩을 만나보고 한눈에 압도당했다. 그의 잘생긴 외모 때문이었다. 당시 35세였던 하딩은 젊고 큰 키에 당당한 체격 그리고 그리스 조각처럼 잘 생긴 외모를 소유했고 대중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그의 목소리도 우렁차고 따스한 사랑이 감돌았다. 모두들 이런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되기를 간절히 소망해서 그를 워싱턴 정가로 추천했고 마침내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사람들이 아무런 경계심 없이 그를 총명한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외모가 주는 강렬한 이미지가 사람들의 정상적인 사고 작용을 마비시켜 버린 것이다. 하딩은 미국 역사상 가장 최악의 대통령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만큼 비참한 소통의 능력을 보였다. 그는 문란한 사생활과 포커와 술, 골프와 같은 잡기에 심취해 있었다. 중요한 국가 정책 사안에 대해서는 모호하고 양면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게을렀고 무기력했다. 국민들은 그가 대통령이 되고 난 후 2년 만에 돌연사 한 것이 다행이라고 여길 정도였다. 아무도 그가 그런 비참한 대통령이 되리라고 예견하지 못했다.

소통하면 죽던 사람도 일어난다

말은 마음의 창문이다.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 집의 창을 들여다보고 그 사람의 사는 형편을 대강 짐작할 수 있듯이,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리더의 말을 들고 그 사람의 인격과 생각과 사상을 알 수 있게 된다. 교회와 기업 그리고 사회 속에서 리더의 말 한마디는 커다란 영향력을 끼친다. 리더의 말을 들어보면 가치관과 철학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믿음과 능력이 있는 리더인지, 구원의 확신을 가진 리더인지, 하늘의 은혜를 받은 리더인지 그 사람의 말과 언어를 통해 알 수 있다. 리더의 위치에서 말을 아끼는 사람은 지혜로운 리더이다. 그런데 막상 말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그 사람의 속에 들어있는 것들이 다 나오기 시작한다. 리더가 좋은 말을 시작으로 소통하면 죽으려고 했던 사람도 벌떡 일어난다. 그러나 리더의 좋지 못한 말과 불통은 가슴에 비수를 찌르듯이 듣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사람을 분노케 하고, 슬프게 하며, 절망하게 만든다. 교회와 조직의 죽고 사는 것이 리더의 혀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리더는 사랑이 담긴 말을 해야 한다. 믿음이 담긴 말, 은혜로운 말을 해야 리더로서 올바른 역할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듣는 말이 없는 사회

리더에게 말하려고 하는 사람은 처음에는 듣는 사람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말을 조심하고 마음에 있는 깊은 이야기는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하고 속마음을 내어놓을 수 있도록 마음을 여는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다. 마음 문을 여는 과정은 상대가 말을 할 때 그를 자연스럽게 우호적으로 쳐다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뚫어보는 것은 쳐다보는 사람을 공격적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고개를 약간 끄덕거리고 그 사람의 말에 간략하게 동조해주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대방의 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말하는 상대방에게 마음 문을 열고 편하게 말하도록 만들고 에너지를 주는 리더가 될 수 있다. 이런 리더는 어디서나 환영을 받는다. 우리 사회는 듣는 말이 없는 사회이다. 판단과 비판만이 난무하고 각자가 자기소견대로 자기 말만 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 사회는 살벌하기까지 하고 교회를 포함한 모든 곳에서 비방과 헐뜯기가 이어진다. 그러나 동조만 해주어도 말하는 사람은 엄청난 에너지를 얻으며 자기 마음을 열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커뮤니케이션의 황금법칙

말이란 ‘사람이 생각이나 감정을 나타내는데 쓰는 음성 또는 그것을 문자로 나타낸 것’이다. 말은 일반적으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지칭한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 말이란 하는 말과 듣는 말로 구분할 수 있다. 말은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듣는 말이 없이 하는 하는 말만 많은 사람은 말쟁이가 되고 만다. △리더여, 판단하며 듣지 마라. 누구와 다투었다고 이야기하면 어떻게 해결하도록 도와줄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이 사람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따져 보는 것이 리더의 모습이다. 이것은 성장과정에서 약한 사람을 도와주고 배려하는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맞는가를 따지는 교육만 받았기 때문이다. 판단하는 리더는 모든 사람과 단절된다. 그런 사람 앞에서는 누구나 입을 닫는다. 판단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리더는 판단하려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리더여, 재촉하며 듣지 마라. 빨리 말하라고 재촉하는 리더가 있다. 특히 아쉬운 부탁을 해야 하는 처지일 때 더욱 그렇다. 가정과 학교에서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주는 부모나 말하도록 하는 스승의 올바른 가르침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른이 말할 땐 가만히 있어야지, 말이 너무 많아.” 이렇게 현실속의 리더는 말을 못하게 하고 윽박지르는 가운데서 살아왔다. 그래서 우리 사회와 교회는 대화가 단절 되었고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가 막히고 서로 불신하게 되었다. 결국 적대감과 불쾌감만 남게 되는 것이다. 리더는 상대방이 차분히 말할 수 있도록 여유 있게 들어주는 훈련을 해야 한다.

△리더여, 자기 말만 하지 마라. 상대의 말을 잘라버리고 자기 말만 많이 하는 리더가 있다. 담임목사가 성도들과 대화 나눌 때 그런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귀가 둘, 입이 하나인 것은 듣는 말을 하는 말보다 2배나 더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리더는 하는 말이 듣는 말보다 많으면 안 되고, 말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 많이 듣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리더여, 세상 신음소리를 들어라. 리더는 세상의 소리를 듣는 사람이다. 고통의 소리, 고독의 소리 특별히 세상의 신음소리를 듣는 목회자와 리더가 되어야 한다. 많은 말을 쏟아내는 말쟁이 리더가 아니라 소리 없는 신음 소리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키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이 되라

교회와 세상의 진정한 변화는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시작된다. 사람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마음을 주고,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따르게 된다.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나 언어 습관이 강한 곳에서 살아 온 사람, 그리고 어릴적 큰 소리를 내는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습관적으로 언어가 강하고 드세다. 이런 사람과 교회나 직장에서 같이 말대꾸하고 따지면 싸움이 나기 쉽다. 침묵해도 화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침묵을 거절의 의미로 오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소리가 더 커지기 십상이다. 이런 사람의 화를 잠재우는 비결이 있는데 그것은 목회자나 리더가 그런 사람의 하는 말을 잘 들어주고 그가 하는 대로 잘 받아주는 것이다.

또한 잔소리가 많은 사람도 그 잔소리를 들어 줄 때 그 버릇을 고치게 된다. 잔소리가 더 많아지는 이유는 잘 들어주지 않고 외면하고 침묵하기 때문에 그렇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기만 해도 잔소리는 작아지고 목소리도 작아진다. 이는 듣는 말에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파워가 있기 때문이다. 말은 씨앗과 비슷하다. 리더의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상대방의 무의식 속에 심어져 생명력을 낳고 뿌리를 내리고 자라서 그 내용과 똑같은 열매를 맺는다. 리더가 긍정적인 말을 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부정적인 말을 하면 부정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이 되어 교회와 세상을 바꾸는 리더가 되기를 소망한다. sondongw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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