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원 박사 (미드웨스트대학교 교수, 리더십학자)
현대인들은 지나치게 한 사람의 리더십만을 바라본다. 영웅을 탄생시켜 그 사람을 우상으로 섬기고 숭배하기를 원하는 것이 현대문화가 가진 특성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 명의 탁월한 리더보다도 그 리더를 만들어낸 교육시스템을 생각해야 한다. 탁월한 리더를 탄생시킨 리더십 교육시스템을 연구하면 우리는 계속해서 그러한 탁월한 리더들을 키워낼 수 있는 것이다.
군사리더십학교 세계 2차 대전 때 활약했던 사막의 여우 롬멜 장군(Erwin Johannes Eugen Rommel)이 있다. 탁월한 리더로서의 그의 천재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한 바 있지만 그를 키워낸 독일군 작전참모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당시의 군사작전은 단순히 부대가 이동하는 것까지도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총사령관의 명령을 받아야 했다. 이 당시 독일군은 2백명 정도의 탁월한 젊은 엘리트 장교들을 모아서 '독일군 작전참모부 학교'를 만들었다. 군사리더십학교에서는 전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들을 세밀히 가르쳤다. 탁월한 젊은 엘리트 장교들은 2년간의 엘리트 수업을 마친 후 독자적인 군사명령권을 갖게 된다. 엘리트 리더를 교육하고 양성하는 작전참모부 학교를 가진 독일군 50만명과 리더들이 제대로 된 리더십훈련을 받지 못한 프랑스 연합군 1백만명이 전쟁을 했지만 연합군은 독일군의 상대도 되지 못했다. 그만큼 군사리더십학교에서 교육과 훈련을 받은 독일군은 탁월한 리더를 가진 리더 층이 두터웠다.
리더십 개발 센터 현재에도 독일군 작전참모부 학교가 존재한다. 세계적인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의 인재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존 F. 웰치 리더십 개발 센터(John F. Welch Leadership Development Center)가 바로 그것이다. 흔히 크로톤빌(Crotonville) 연수원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미국 최초의 기업 교육기관이다. GE는 1956년부터 이곳을 임원 리더십 교육의 중심지로 삼아 왔다. 목표관리(MBO), 스왓(SWOT) 분석, 전략계획 등 GE가 개발한 경영기법들은 모두 크로톤빌에서 출발했다. 이것이 경영 혁신에 대한 이야기에서 크로톤빌 연수원이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잭 웰츠 전 GE 회장의 말이 기억난다. “나의 시간의 75%를 핵심 인재를 찾고, 채용하고, 배치하고, 평가하고, 보상하고, 내보내는 데 썼다.” 완벽한 리더십을 가지고 다른 리더의 육성에 최선을 다하는 리더, 이것이 GE가 세계 최고 기업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비결이었다.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원한다면, '독일군 작전참모부 학교', '크로톤빌 연수원'을 만들고 영향력 있는 리더를 만드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가 한 명의 인기 있는 설교자를 우상화하는 것보다 계속적으로 탁월한 리더들을 키워내는 리더십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
리더십연구의 범위 리더십 연구는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과학 등 여러 가지 분야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목회자를 포함한 교회 지도자들도 폭넓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군사전문가, 기업가, 정치인, 사회교육계, 종교계 등 다섯 가지 분야에 대한 리더십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원리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검증된 리서치들이 매년 많은 데이터로 제공되고 있다. 오래전에는 교회가 사회에 모든 리더십을 제공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성경에 보면 사람들은 초대교회를 핍박했지만 무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교회를 핍박하지는 않지만 우습게 보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목회자들과 교회지도자들이 사회 각 분야, 인생 각 분야를 공부하고 연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지하고 영향력 없는 교회지도자들이 비난을 받는 것이다. 심리학자이면서 미국 공군사관학교의 리더십 강사인 리처드 휴즈는 리더십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리더십이란 한 조직체에 끼치는 영향력으로써, 그 단체로 하여금 하나의 목표에 도달하게 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그 조직체의 모든 멤버들이 공유하는 것으로써, 어떤 특정한 위치에 있는 한 사람만의 독점물이 아니라. 따르는 사람들(Follower)도 분명히 리더십의 중요한 한 일부분이다." 리더십은 배를 이끌고 목적지에 도달해야 하는 능력이다. 리더는 항해를 하면서 거친 파도와 폭풍도 만나고, 암초를 무사히 통과해야 하는데, 선장의 중요성 못지않게 따르는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현대리더가 갖추어야 할 3가지 요소 현대사회는 앞장선 리더, 책임진 리더만 바라보고 있다. 따르는 사람들도 잘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상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리더와 따르는 사람들, 그리고 상황이 조화를 이루어야 영향력 있는 리더십이 완성되는 것이다. 대통령 한사람이 잘해서 나라경제의 성장과 발전이 이룩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일등국가가 되어 국민들이 풍요를 누리고 영향력 있는 초일류국가 되기 위해선 대통령과 국민 그리고 세계정세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 각자가 자기 의무를 지키지 않고, 권리주장만 하면서 제 할 일을 다 안하고, 또한 세계정세가 충분한 환경조성을 해주지 못한다면 아무리 하늘에서 내린 리더라 해도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엘리트와 리더와의 차이는 이것이다. 엘리트는 A를 택하기 위해 B를 버리는 사람인 반면, 리더는 A와 B를 잘 조화시키는 사람이다. 목회자가 신학적으로 철저한 설교를 하면 은혜가 없다고 한다. 반면에 은혜 충만, 복음 충만한 설교를 추구하면 신학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탁월한 목회자들에게는 은혜와 신학의 밸런스(balance)가 있다. 그들의 설교는 재미도 있고 깊이도 있다. 이것이 밸런스의 힘이다.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조화와 균형의 힘'이다. 물질문명은 급격하게 변하고 역사는 극에서 극으로 흐르지만 교회는 하나라도 포기하면 안 된다. 조화를 시켜 나가야 한다.
1) 제1요소: 예리한 지성 리더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은 영성이다. 바이블은 영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하라고, 힘을 다해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신6:5, Love the Lord Your God will all your heart, mind, and strength). 'mind'는 지성이고 영성은 다시 말해 거룩한 지성(Sanctified Intelligence)이다. 세상 모든 학문에 대해 크고 예리하게 성경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고민하는 능력이 리더에게 필요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리더에게는 학벌이 문제가 아니라 예리한 지성이 필요하다.
2) 제2요소: 따뜻한 마음 하버드대학교의 대니얼 콜만이 EQ(Emotional Quotient)라는 저서를 썼다. 감성지수의 구성요소는 자기를 절제할 수 있는 힘, 자기보다 못한 상대를 품어주는 동정심, 일에 대한 무서운 열정, 사랑, 인내, 부지런함, 양보, 정직성, 창조력 등이다. 이러한 것들이 한데 모여 감성지수를 만든다. EQ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지수이다. 예수께서 당시 리더들을 질책하셨는데 그 이유는 율법은 있으나 사랑은 없고, 정죄는 있으나 은혜가 없기 때문이었다. 현대의 영향력 있는 리더에게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3) 제3요소: 역경을 이겨 내는 힘 폴 G. 스토츠라는 학자는 인생에서 장애물을 만난 사람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장애물을 만나면 도망가는 사람(Quitter), 장애물을 만나면 기다리는 사람(Camper), 장애물을 만나면 장애물을 뛰어 넘는 사람(Climber)이 바로 그것이다. 역경을 이겨 내는 힘, 이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리더에게 필요한 요소이다. sondongw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