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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를 받아 기어다니며” “극히 낮아질 것을 비유”

이정현 목사

Q: 저는 2년 만에 성경을 일독하고 지금부터 다시 창세기를 읽고 있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뱀의 유혹으로 타락하여지자 벌이 뱀에게 임한 저주가 1) ‘배로 기어다니고’ 2) ‘흙을 먹을 지니라’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뱀이 저주받기 전에는 걸어 다녔는지요? 그리고 뱀은 과연 흙을 먹는지요? 

- 실비치 이희은

 

A: 창세기 3장에는 뱀이 하와를 말로 유혹하였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창세기 3장을 우화(fable)라고 주장합니다. 우화인 프로티우스의 예화나 이솝 우화, 로크만의 우화 속에서는 동물들이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창세기 3장을 비유(Metaphor, Parable)라고 말합니다. 탈무드에 나오는 고대 유대인의 전통은 뱀을 단순히 인간의 마음에서 발견되는 악한 충동이라고 말합니다. 뱀은 실제로 그곳에 있지 않았고 인간과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단순히 여인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시험을 비유라는 형식의 옷을 입힌 것이고 하와는 자신과 내적 싸움을 한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잘못된 것입니다. 창세기 3장의 내용은 우화도 아니고 비유도 아니며 실제 사건입니다. 뱀은 실제로 에덴동산에 존재했고 하나님께 저주를 선고받았습니다.

칼빈은 “땅의 피조물 가운데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은 오직 사람뿐이었다. 사단이 하나님의 허락을 받아 그 자신의 용도에 적합한 도구가 되었을 때 뱀은 그의 혀로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와는 뱀이 말하는 것을 보고 상당히 특이하게 여겼고 비길 데 없는 막대한 욕망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질문하신 대로 첫 번째 저주를 살펴보면 과거 에덴동산의 뱀은 오늘날과 같이 배로 다니지 않았던 것이 분명합니다. 뱀은 저주를 받아 기어 다니게 된 것입니다. 에덴동산의 뱀은 오늘날처럼 흉악하게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당시 뱀이 오늘날처럼 흉악했다면 하와가 접근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당시의 뱀은 미남 배우처럼 모습도 아름다웠을 것이고 걸어 다녔을 것입니다.

두번째 저주로 창 3:14절 말씀처럼 “종신토록 흙을 먹을 지니라”라고 하셨는데 오늘날의 뱀은 흙을 먹지 않습니다. 고로 이 문제를 박윤선 박사는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뱀이 흙을 먹을지니라”고 한 말씀은 뱀이 저주를 받아 극히 낮아질 것을 비유한 것이다. 뱀이 배로 기어다닐 때 흙이 그 입으로 들어갈 때도 있을 것이다. 뱀은 그렇게 비천한 자리로 떨어졌다. 그러므로 창세기 3:14절의 의미는 뱀이 항상 흙을 식물로 먹으리라는 것은 아니다. 뱀에 대한 바른 해석은 이 뱀이 실물이면서 마귀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참조: 개혁신앙 103호 P. 105) 범죄로 타락한 사탄은 하나님을 그분의 보좌에서 끌어 내릴 수 없었고 혼자 망하게 되는 것을 견딜 수 없어 그분의 형상으로 빛나는 인간을 자신과 함께 영원한 멸망으로 끌고 가고자 공격하였던 것입니다. 

 

06.24.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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