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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을 그리며

변명혜 교수

(아주사퍼시픽대학교 교수)

얼마 전 친구가 한국에서 유명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어느 전직 의사의 사후세계에 대한 유튜브를 보라고 했다. 친구 남편이 암으로 화학요법 후 회복 중인데 시동생이 그 유튜브를 권했다는 것이다. 마침 사별의 슬픔에 대해서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어서 친구가 말한 유튜브를 찾아보았다. 처음 한, 두 강의는 인간의 영혼이 죽음과 함께 멸절되는 것이 아니고 죽음 이후의 세계가 있다는 내용이어서 별 거부감 없이 지나갔다. 

그 강사는 사후세계의 증거로 요즈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임사체험을 언급했다. 조금 더 그 강사의 배경을 찾아보았더니 1960년대 죽음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개했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라는 의사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사후세계의 존재를 인정하고 평안한 죽음을 위해 호스피스에 앞장선 것은 좋았는데 나중에는 강신술 쪽으로 흘러갔던 사람이다. 

한국에 있는 그 전직 의사 역시 환생을 말하면서 죽음 이후에 다시 태어날 다음의 삶을 계획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등 기독교 신앙과는 아무 상관없는 내용을 강의하고 있다. 그 유튜브 채널을 소개했던 친구도, 시동생도 크리스천인데 분별없이 그런 내용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1960년대 이후 심폐소생술이 발달되면서 뇌파가 정지된 이후에 다시 살아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경험한 임사체험에 연결된 책이나 유튜브들이 많이 나와 있다. 임사체험에 대해서 부정적인 과학자들은 그 현상이 뇌의 상상력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몇 년 전에 임사체험을 뇌의 환각작용이라고 말하던 미국의 신경외과 의사가 혼수상태 후 깨어나 본인의 임사체험에 대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한국어로 번역이 되기도 하였다. 

임사체험을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신과 분리된 영이 환한 빛을 따라 터널이나 문을 통과하였다고 말한다. 또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만났다거나 천국과 지옥을 보았다고 하기도 한다. 우리가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기에 그 사람들이 체험하였다고 하는 경험의 진위를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오래 전에 유행했던 “내가 본 천국”이라는 책의 저자도 거짓된 내용을 기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염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관심이 사탄에 의해 이용되는 것이다. 심지어 본인이 기독교인이라고 소개하는 의사나 신학교 교수라는 사람도 영매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영매는 한국식 무당이며 사후세계를 아는데 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한심한 말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후세계에 대한 요즈음의 관심을 보면서 우리 크리스천들은 말씀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죽음 이후에 있을 현상이나 천국에 대해서 성경은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물론 로마서 8장, 데살로니가전서 4장, 고린도전서 15장, 계시록 등 성경 곳곳에 부활, 영생, 천국, 심판에 대한 말씀들이 있다. 그러나 천국이나 지옥, 죽음 이후의 인간의 상태 등은 설교를 통해 많이 다루어지는 주제는 아니다. 

또한 같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도 천국과 지옥에 대한 견해가 다르며, 죽음 이후 부활에 관한 견해에도 차이가 있다. 본인들의 입장을 피력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특정한 성경구절의 해석도 다 다르다. 유한한 인간의 이성과 경험을 근거로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들을 위해 준비하신 놀라운 신비를 논하는 것이 마치 땅을 열심히 기어 다니는 개미들이 자신들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하늘을 나는 것에 대해서 논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죽은 신자가 그 영혼이 바로 하나님 앞으로 가서 의식을 지니고 활동을 하던, 예수님의 재림 때까지 무덤에서 잠을 자던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 같다. 이 땅에서 주어진 삶을 마친 후 어느 때 어떤 모습으로 주님을 만날지 확실하게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그리스도의 공로로 하나님 앞에서 기쁨으로 그 분을 찬양하며 함께 교제할 영원한 생명체라는 성경에 기록된 말씀을 붙들고 주님을 만날 그 날을 소망한다.  

 lpyun@apu.edu

07.3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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