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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 윤리학(1)

이길호 목사 (뉴욕 성실장로교회 원로)

지난 호까지 ‘개혁주의 입장에서 현대신학비판’의 글을 연재 해 주신 이길호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호부터 ‘개혁주의 윤리학’을 새롭게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I. 서론

 

앞으로 개혁주의 윤리학을 논하면서 다음의 책들을 중심으로 하고, 그리고 다양한 개혁주의 신학자들의 글들을 참고 한다. (John Murray, Principles of Conduct.; Wayne Grudem, Christian Ethics: An Introduction to Biblical Moral Reasoning.; Herman Bavinck, Reformed Ethics: The Duties of the Christian Life; David Jones, Biblical Christian Ethics; John Frame, The Doctrine of the Christian Life (A Theology of Lordship)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의 고민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다. 성도들은 이 세상에 속하지 아니했지만, 그러나 이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 (요 17:11-19). 특히 21세기 과학과 물질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이 사회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살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곧 기독교 윤리학이다.

“윤리” (ethics) 라는 말은 헬라어 ἦθος 혹은 ἔθος 에서 왔다. 이는 관습이나 습관을 의미하며, 때로는 법으로 규정된 관행을 의미하기도 한다. 성도들의 믿음은 반드시 그 행실에서 믿음에 일치하는 생활 방식 (manner of life)과 행동 양식 (pattern of conduct)들이 나타나야한다. 이것이 기독교 윤리의 기초가 된다.

그러나 신약에서 더욱 자주 표현되는 용어는 “윤리”  (ἦθος 혹은 ἔθος) 라는 단어가 아닌, 다른 단어, ἀναστροφή인데, 이 단어는 생활 방식이나 행동 양식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기에 더욱 적합하다.

약 3:13  “너희 중에 지혜와 총명이 있는 자가 누구냐 그는 ‘선행’  (καλῆς  ἀναστροφῆς, good conduct)) 으로 말미암아 지혜의 온유함으로 그 행함을 보일지니라.” 벧전 3:2 “너희의 두려워하며 정결한 (ἁγνὴν) ‘행실’ (ἀναστροφὴν) 을 봄이라.”

기독교 신앙이 외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선행” (ἀναστροφή  Καλη) 또는 “정결한 행실” (ἀναστροφὴν ἀγαθή, 혹은αγήα) 이다. 즉, 기독교 신앙에서 나타나는 삶의 방식은 선함과 순결함과 거룩함의 삶이라는 뜻이다. 이것이 성경적인 윤리이다.

존 프레임 (John Frame)에 따르면 기독교 윤리는 “성경 전체가 하나님께서 인정을 하시거나 혹은 인정 하시지 아니하는  행동과 태도, 그리고  개인적인 성품의 특성은 무엇인가? 에 대한 대답이다.” (what does the whole Bible teach us about which acts, attitudes, and personal character trait receive God’s approval, and which do not?) (John M. Frame, The Doctrine of the Christian Life: A Theology of Lordship, P&R, p.10).

개혁주의 윤리학은 언제나 하나님 중심 (God-centered) 이며 성경 중심이다 (Bible-centered).

 

II. 세속 윤리학 혹은 일반 윤리학

 

A. 의무론적 윤리학 (Deontological Ethics) 

 

의무론적인 윤리학은 비결과주의이다. 의무론은 개인 행동의 결과 (the consequences of individual actions) 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한 행위의 옳고 그름은 결과의 좋고 나쁨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의 종류나 행위자의 동기에 의해서 결정된다. 어떤 행위가 의무나 혹은 도덕법칙과 일치하면 옳은 일이며, 위반되면 그르다.

의무론은 명확한 규범에 따라 (according to a clear set of rules) 행동이 좋거나 나쁘다고 말하는 윤리의 이론이며, 행동의 결과와 관계없이 규범의 원리와 동기가 정당하면 윤리적으로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임마누엘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의 개념은 인간이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도덕법칙과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the ability to reason and understand universal moral laws)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면 거짓말을 하지 말것,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것과 같은 법칙이다. 이러한 도덕적인 의무는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어지는 법칙이다는 뜻이다. 칸트 윤리학의 기본 사상은 행위의 도덕성은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도덕법칙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의무감에서 나온 행동이다.

의무론적 윤리가 인간의 이성과 직관에 기초하면 비성경적인 세속적인 이론이지만, 그러나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이라고 규정하는 규범이나 법칙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성경적인 윤리가 된다.

 

B. 목적론적 윤리학 (Teleological Ethics)

 

목적론적 윤리학은 결과주의이다. 목적론(Teleology) 이라는 말은 두 개의 그리스어 단어, 즉 목적을 의미하는 텔로스(telos)와 논리를 의미하는 로고스(logos)에서 유래한다.

목적론적 윤리는 행위의 결과를 검토하여 행위의 좋음과 나쁨을 결정한다. 목적론적 윤리학의 기초는 어떤 행동의 최선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에 있다.

목적론적 윤리의 가장 일반적인 예는 공리주의 (Utilitarianism) 이다. 공리주의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최대의 선을 가져다주면 (the greatest good for the greatest number of people), 그 행동은 옳다고 주장한다. 현대 대부분의 정치적인 이슈는 이 공리주의 사상에 근거한다.

목적론의 다른 한 이론은 윤리적 이기주의인데 (ethical egoism), 개인의 행동의 올바름을 판단하는 기준은 개인의 이익이 최대화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이 선이라는 이론인데, 이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마  22:39) 가르침과 명확하게 반대된다.   

   개혁주의 윤리는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고전  10:31). 성경은 우리의 삶은 항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며, 다른 사람들의 유익을 위함에 있음을 가르친다 (마  22:37-39). 

 

C. 상대주의(相對主義) 윤리학 (Relativism)

 

상대주의 윤리학은 경험과 문화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가치 판단 또는 진실의 기준이 달라진다는 이론이다. 모든 가치의 절대적 타당성의 존재를 부인하고,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라는 입장이다.   맞고 틀림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가치 기준은 존재하지 아니하며, 각자의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환경 상대주의” (cultural relativism)가 있으며, 각자의 선호도에 따라 다르다는 “개인 상대주의” (individual relativism)가 있다. 이들의 주장은 “당신에게 옳은 것은 당신에게도 옳고, 나에게 옳은 것은 나에게도 옳다” (What’s right for you is right for you, and what’s right for me is right for me) 라는 말이다.

  상대적인 윤리 가운데 하나는 윤리적 감정주의 (ethical emotivism)이다. 이들은 “맞고 틀린것은 없으며, 사람들이 윤리적으로 옳바르고, 혹은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가 어떤 것은 좋아하고 어떤 것은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맞고 틀렸다고 판단하는 것은 감정적으로 윤리적인 언어 (ethical language)로 표시할 뿐이다.”

상대적 윤리학은 반율법주의 (antinomianism)로도 나타난다. 이들의 주장은 “우리는 어떤 도덕율 (moral law)에 종속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상대적인 윤리학은 상황 윤리학 (situation ethics)으로도 나타나 큰 영향을 끼쳤다. 이것은 절대적으로 옳고 틀린 행동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항상 각자의 환경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  (the most loving thing)을 위하면 된다. 

성경은 사람의 행동이 옳고 틀림을 규정하는 절대적인 규범이 있다고 가르친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상대적 윤리학은 비성경적이며, 비기독교적인 이론이다.

 

D. 덕 윤리학 (德倫理學 /Virtue Ethics)

 

덕 윤리 이론은 특정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 여부가 아니라 개인의 도덕적 성품을 강조한다. 덕 윤리에서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그 사람이 덕스러운 사람인지 여부이다.

이 이론의 기원은 적어도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에 거슬러 올라간다. 행위자의 품성과 덕성을 중요시 여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덕 윤리를 두가지 덕으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교육을 통해 형성되는 실천적 지혜인 지성적 덕과 반복과 습관을 통해 형성되는 품성적 덕이다. 특히 품성적 덕에 있어서 ‘중용’을 강조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용은 가운데를 정하는 산술적인 평균은 아니다. 여러 도덕성과 인성 등을 고려하면서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합당한 값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사회의 지도자들을 뽑는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성품을 중요하게 확인한다. 이 경우에는 덕 윤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론)

 

이 모든 세속적 (일반적)인 윤리학은 인간의 이성과 인간의 직관, 인간의 경험과 관찰, 그리고 인간의 느낌과 정서에 기초하기 때문에 기독교 개혁주의 윤리학과 근본이 다르다. 개혁주의 윤리는 인간의 이성과 경험 또한 인간의 직관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계시하신 말씀에 근거한다.  “또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 (딤후  3:15-17). 

“신, 구약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니 신앙과 행위에 대한 정확무오한 유일의 법칙이다.” (소요리 문답 2,3 & 장로교 12 신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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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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