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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에 뿌리내린 희망!

TGC, 이민 2세 유진박 목사가 들려주는 영화 ‘미나리’ 가치와 관람포

영화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미국 이민을 선택한 어느 한국 가족의 삶을 그린 영화로 2020년 선댄스영화제 드라마틱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그리고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정이삭), 각본상(정이삭),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음악상(에밀 모세리) 후보에도 올랐다.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등 세 배우뿐 아니라 아역 배우까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를 선보이며, 리 아이작 정 감독은 화제의 인물이 됐다. 병아리 감별사로 10년을 일하다 자기 농장을 만들기 위해 아칸소의 시골마을로 이사온 아버지, 아칸소의 황량한 삶에 지쳐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픈 어머니, 딸과 함께 살려고 미국에 온 외할머니. 영화는 어린 아들 데이빗의 시선으로 그들의 모습을 포착한다. 각자의 입장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안간힘을 썼던 사람들의 정직한 기록이다.

이민 2세로,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사역하고 있는 유진 박 목사는 이 영화는 “구속의 활로 감싸는” 교훈이 감춰져 있는 “기독교 영화”가 아니고, 오히려 신앙의 복잡성과 미묘함을 묘사하고 있기에 크리스천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Minari’ Searching for Eden in Arkansas).

 

이삭 정(Lee Isaac Chung) 감독의 영화 ‘미나리’의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설레는 마음으로 들떴다. 지역사회 사람들은 이민 2세로서 어린 시절의 모습을 공감하는 카타르시스적인 눈물을 예상하며 전화기가 폭발할 정도로 내게 전화를 했다. ‘미나리’를 실제로 본 후로 내 어린 시절의 향수나 트라우마로 인한 눈물은 말라버렸다. 하지만 내 영혼은 충만해졌다. 

정 감독은 자신이 양육 받으면서 느꼈던 기분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식으로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영적인 문제와 인간이 된다는 것, 남자가 된다는 것, 실패할 때의 느낌이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어 했다. 

크리스천인 정 감독은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써 보내줬다.

“나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많은 공통점을 공유한다고 생각하고 그러기를 희망하며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때로 한국계 미국인들은 인종차별로 지역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낄 수 있으며 부모와 조부모 세대와의 문화적이고 언어적인 장벽으로 인해 가족 내에서도 더욱 소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 소망은 이러한 분명한 분열을 뛰어 넘어 이 영화의 배경과 사람들 안에서 인간의 이야기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미나리’는 우리가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이며 “본향을 찾는” 이들이라는 히브리서 11장 13-14절의 진리가 생각나게 한다.

 

에덴동산을 향한 꿈

 

엄선된 극장에서 현재 방영되고 있는 이 영화는 ‘크고 위대한 정원’을 만들기 위해 캘리포니아의 안락함에서, 아름답지만 외로운 아칸소의 오자크로 가족을 이끄는 제이콥 이(스티븐 연 분)의 뒤를 따른다. 그는 “미국 최고의 흙”을 사용하여 자기 농장의 농작물이 풍부하고 수익성이 있기를 희망한다.

정 감독은 관객들이 에덴동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갈망을 공감해주기를 바랐다. 그는 내게 자신의 이러한 바람을 말해줬다. 

“무엇보다도 대본을 쓰는 데 가장 크게 참고한 자료는 성경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경은 정원과 농사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으며, 성경 전체의 이야기는 정원 속의 배신과 구속의 중요한 순간을 배치하는 듯합니다. ‘미나리’는 이민자들의 이야기지만 그 중심은 새로운 삶을 찾으려는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한 정원을 떠나 다른 정원을 찾고 있습니다.”

영화의 중심 갈등은 번성하는 정원에 대한 제이콥의 꿈이 그의 아내 모니카(한예리 분)의 생각과 충돌하면서 발생한다. 그녀는 가족 자체가 잘되기를, 특히 심장이 약한 어린 아들(앨런 S. 김 분)에게 관심이 집중돼 있다. 

영화 속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제이콥의 정원 작업의 목표는 단지 건강한 작물을 생산하고 성공적인 농부가 되는 것 이상이 된다. 건강한 남자와 남편, 아버지와 친구로 자신을 일구는 것도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우리 정원의 샘물 찾기

 

영화 속 이야기 전개의 대부분은 제이콥이 농장 작업의 필수 요소인 수원을 찾는 데서 비롯된다. 영양이 풍부한 우물-성경에서 참조한 “야곱의 우물”(요4:6)-을 찾는 그의 탐색은 좌절로 가득 차 있다.

모든 정원은 번성하고 열매를 맺기 위해 물이 필요하다. 종종 우리는 성취, 부, 권력, 인정 등으로 우리 영혼의 정원을 채우려 한다. 영화 속 제이콥처럼, 우리도 스스로 자신의 정원에 물을 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면서 외부의 도움에는 회의적이다. 충분한 노력과 기지로 우리는 우리 영혼을 지탱해줄 우리의 우물을 찾는다.

크리스천으로서 정 감독은 우리가 어디에서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요4:14)를 궁극적으로 찾을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영화 속 가족이 교회에 다니는 크리스천이 아니긴 하지만, 정 감독은 잘못된 곳에서 물을 찾는 것에 대해 성경적 강의로 청중에게 교훈을 주려 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구속의 활로 감싸는” 교훈이 감춰져 있는 “기독교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미나리’는 신앙의 복잡성과 미묘함을 묘사하고 있다.

정 감독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스스로 다양한 믿음의 표현과 불신을 경험해 보았으며, 도스토옙스키가 자신의 책에서 믿음에 접근했던 그 방식으로 저도 이 영화를 작업하고 싶었습니다. 여러 다른 인물들이 작품 속에서 작가 자신의 내면생활의 한 면을 표현하거나 씨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말입니다. 그는 자기 작품 속 인물들에게 자유로운 고삐를 주고 비정통적인 방법으로 은혜와 구속을 찾도록 합니다.”

주인공인 이(Yi) 가족이 어떤 계시나 기도 끝에 단순히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으로 영화가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나로서는 기쁘다. 대신 그들은 기쁨, 고통, 웃음, 비통함 등 불완전한 행동의 결과를 함께 다룬다. 

정 감독이 이 영화를 연출하는 방식은 생수이신 그리스도께 가는 길에 더듬거리는 이들의 삶과 스토리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그 길은 종종 곧게 뻗어있지 않고 엉망이며, 잘못된 일들 가운데 제대로 된 것을 찾는 일이 계속 반복되는 길이다. 때로 우리는 성경의 진리로 정원에 물을 주는 것을 잊거나 심지어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주실 지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은혜가 우리 마음에 스며드는 것은 우리가 완전할 때가 아니라 실수를 통해서다(딤전1:14-16).

 

생수이신 그리스도께 가는 길에 더듬는 이들의 삶과 스토리 포착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은 인종 언어 국가 상관없이 가족

 

미나리의 회복력

 

한인 이민자 가족의 아들로서 나는 ‘미나리’에서 부모님의 낯선 문화적 가치에 대한 정당한 분개심이나 오늘날 사회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받는 정체성에 대한 좌절감 대신 내 가족의 회복력에 감사함을 느꼈다. 우리 가족을 부양하려는 부모님의 투쟁 속에서 싸움소리가 집안을 울리고 나름의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우리가 가진 것은 가족이 전부였기에 서로를 의지했다.

대부분의 이민자 가족들은 젖은 토양에서 쉽게 자라는 한방허브인 미나리와 같은 회복력을 지니고 있다. 순자 할머니(윤여정 분)는 농장의 개울 근처에 미나리를 심으며 ’잡초처럼 어디서나 잘 자란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물론 번성하는 농장에 대한 제이콥의 모든 꿈에 맞게 생산되는 수확 작물은 결국 미나리뿐이다.

나는 미국 교회가 특히 지금 ‘미나리’에서 묘사된 회복력과 교회의 지체들인 수많은 이민자 크리스천들을 주목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신앙을 양육하기가 이미 어려워진 세속화된 시대에 인종이라는 날을 세워 분리하기보다는 다양한 그리스도의 지체 전체에서 힘을 발견한다면 어떨까? 우리 자신의 정원에서 홀로 열매를 맺으려 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영역 안에서 다른 ‘정원사들’과 더 많이 협력하고 서로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우면 어떨까? 

모든 인간은 ‘미나리’가 훌륭하게 보여주듯이 에덴동산에 대한 갈망이 있는 정원사다. 하지만 우리의 갈망을 만족시키는 것은 우리가 정착하거나 혹은 이주한 지상의 어떤 장소가 아니라 더 나은 나라, 하나님의 백성이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히 거할 ‘천국’(히11:16)이다. 거기서 우리는 에덴동산을 다시 찾을 수 있다. 모든 인간은 궁극적으로 이주 농부며 그곳을 항상 쉼 없이 찾고 있다. 그 여정에서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고 생수가 공급되는 토양에 뿌리를 두도록 서로 도움을 주고받도록 하자.

‘미나리’ 속의 이(Yi) 가족이 보여주듯이 계절과 농작물은 피고 지지만 가족은 항상 지속된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인종이나 언어나 국가에 상관없이 영원히 가족이 될 것이다. 이제 그 빛 가운데 살아가자.

04.1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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