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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의 합창

우리들의 허물 켜켜이 쌓여

듣보지 못한 재앙이 온 땅을 휘감고

바로의 나라 그 마지막 밤처럼

검정 너울의 칼춤은 전쟁보다 무서워 

아메리카에서만 56만 생명을 잃었구나

 

지난해 사순절, 온 누리에 일어난 회색 공포

COVID-19은 너와 나 사이에 거리를 만들고 

입을 닫고, 만남을 막고, 예배당 문도 걸어 닫아

모두 집에 머물라 하였더니

하루의 빵을 만드는 사람들 고통은 끝이 없어라

 

부활은 죽음을 이기나니

부활은 악한 바이러스도 이기나니

어느 해보다 부활절을 기다렸니라, 우리는

만나고 노래하며 춤추는 예배가 그리웠더니

어두운 성전에 다시 기도의 등불 밝히고 싶어라 

 

지금은 부활의 계절, 캘리포니아 사막 들판에 

흐드러진 파피꽃이 아침마다 눈을 비비고 

트럼펫나무들이 일제히 분홍빛 합창을 하면

회복과 새출발을 노래하나니, 우리는

생명과 승리를 선언하나니

 

저자소개: ‘창조문예’로 등단, 시집 “생각의 그물”(세종도서 문학나눔 우수도서), “배와 강물”, 에세이 “샬롬을 꿈꾸다”, 창작시 음반 “즐거운노래” 등. 국민일보 기독교교육대상,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최우수상, 기독교교육자상 수상, 현 오렌지카운티 샬롬교회 목사. 

나삼진 목사

 

(오렌지카운티샬롬교회)

 

03.2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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