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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없는 길 터시며

길도 없는

가시 돌밭 홀로 걸어오신 님이시여

코로나의 독화살 앞서 오신

길 터신 그 손발의 옹이와 온몸 박힌 가시 숭숭

님의 멍든 사랑

우린 차마 몰랐나이다

 

원수를 향해 분노하시며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 칼과 화살 대신

맞으신 님

길 터시고

품 되시고

이불 되시어

언덕마다 골짝마다

세밀한 음성으로 타이르신

맨발의 왕이시여

 

2021년 험한 365일을 또 당신은

우리를 품으시고 가시렵니까

사랑스럽다 등에 두리기둥 되시고

흘러내리는 상처투성이 입 맞추시며

원수의 독화살 막으시고 또 앞서 가시렵니까

 

당신은 가슴 가득 꽃이 되십시오

복음의 향기 온 세계 두리두리 넘치십시오

당신의 나라 당신의 가슴 빛나는

기쁨의 생명줄 더욱 빛내십시오

 

2021년에는 진리와 사랑

우리의 가슴에서 온 세상에 평화의 단비로

넘쳐흘러 찬란하십시오!

 

 

곽상희 권사

(올림포에트리, 계관시인)

01.02.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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