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주 6일 열심히 일해서 번돈 갖다 바치고 당시 한집에 살며 애들 돌봐주시던 어머니 강권에 주일날 교회 가는 것밖에 모르는 재주 없는 남편이었나 봅니다. 10여년 함께 하던 아내는 집을 나가 곧 재혼했고 데리고 나갔던 아이들을 되돌려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이유인지 그이후로 병원에서 별 이상이 없다 하는데 온갖 고통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용서했을 경우 지병에서 나았다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과연 근거 있는 내용인지요?
답) 용서란 자신이 겪은 피해를 인정하면서 갚으려 하지 않고 상대방의 잘못에 대한 기억을 제거해버림으로써 맺힌 마음, 눌린 마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해 하는 것으로 더 이상 분한 마음 때문에 고통 받지 않게 되며 복수하고 싶은 욕망이나 증오심, 원한 같은 마음의 부정적 기운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만약 용서할 수 없다고 마음을 굳힌다면 기쁨과 평안을 잃게 되고 외로움과 우울함에 처하게 되고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가까운 가족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상대방에 대한 용서는 그 시기도 기다려야
용서의 대상을 크게 셋으로 나눌 때, 타인에 대한 용서, 스스로에 대한 용서,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용서가 되겠습니다. 타인에 대한 용서는 위에서 나눈 내용이 되겠구요, 스스로에 대한 용서에 대해 보겠습니다. 본인자신을 용서 못하는 마음은 자아 중심적이며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여기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나아가 남을 용서해야할 경우,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첫째, 자신의 죄에 대해 고백한 후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면서 두 번째, 죄의 값을 치러야함에도 불구하고 구원해주신 예수님을 인정하며 인도해 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용서란 하나님께 대해 섭섭한 마음을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기에 바람직한 것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등을 돌리는 것보다는 대화로 풀어가는 것이 나은 것처럼 하나님께 화난 감정을 그의 사랑과 이해 속에서 풀어가려고 할 때 하나님과의 일대일 관계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용서는 사고와 감정만이 아닌 행동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곧 편지를 쓴다거나 문자, 이메일 등의 행위의 과정을 거친 후 그 다음 잊고자하는 것으로 예수님은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을 빚 문서를 찢어버리는 행위와 함께 탕감해주는 것에 비유하셨습니다(마18:23-35).
그렇다면 화해란 무엇일까요? 용서가 일방적이라면 화해는 양방향적인 것으로 자녀가 있을 때 꼭 필요한 것입니다. 이혼한 부부간에 역한 감정이 있을지라도 자녀들에겐 엄마, 아빠이므로 두 사람이 원수처럼 지낸다면 이미 고통 받는 자녀들에게 불안감을 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전 배우자가 주말에 자녀들을 데리러 왔을 때, 화해한 경우는 문밖에 서서 좋은 시간 보내라 할 것이고, 아닌 경우는 방으로 들어가서 다들 떠날 때까지 나오지 않는 것인데 집을 떠나는 자녀들의 마음은 천지 차이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나누고 싶은 한 가지는 용서의 시기입니다. 기독교인 이혼자들에게 용서라는 단어는, 성경말씀 중에 ‘너희가 남을 용서하지 않으면 나도 너희를 용서하지 않겠다‘라는 구절이 있기에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용서는 사람의 힘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감정적이거나 충동적인 용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 하나님께서 서로의 마음과 용서의 환경을 만들어주실 때를 기도하며 기다려야할 것입니다.
성경속의 인물인 요셉은 어린 나이에 형들에게 팔려 애굽에서 종살이를 해야 했고 모함을 받아 감옥에까지 들어가게 됩니다. 마침내 형들이 찾아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고 그 중 하나가 아버지가 가장 아끼는 아들을 대신하여 종으로 머무르겠다고 할 때, 더 이상 자신을 팔 때처럼 질투와 이기심이 많은 형제들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때에야 요셉은 형제들 앞에 “나는 당신들의 아우 요셉이니 당신들이 애굽에 판 자라.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창45:4-5)라고 말합니다.
이혼의 과정 중에 용서가 힘든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다음의 말씀을 기억하며 기도하며 적합한 때를 찾으시는 여러분 되시길 축원합니다. “너희가 사람의 과실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아버지께서도 너희 과실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마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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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