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한 2년 지나 사춘기의 자녀 둘을 데리고 재혼하게 되었습니다. 행복이란 단어가 어울렸던 시기는 길게 잡아 두어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애들은 마치 엄마를 어떻게 괴롭혀야 할지 고민하며 행동하는 것 같았고 남편과의 적응 또한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10여년의 폭풍이 지나 애들은 그럭저럭 집을 떠났고 남편과는 ‘그렇거니...’하며 지냅니다. 오늘 모처럼 조용한 장소를 찾아 나의 선택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혼인에 대한 성경구절 중에 ‘남자가 여자를 가까이 아니함이 좋으나 음행을 피하기 위하여 남자마다 자기 아내를 두고 여자마다 자기 남편을 두라’(고전7:1-2)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사도바울이, 특별한 사명이나 독신의 은사가 없을 경우 결혼을 권하는 말씀입니다. 곧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두 남녀가 기쁨과 함께 아픔을 나누는 아름다운 그림이 결혼입니다. 하지만 그 결혼의 깨어짐을 겪어야 하고 새 가정을 이루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재혼을 통해 안정과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면 사람들과 더불어 하나님도 기뻐하실 일이 될 것입니다.
성경 속 성공적 재혼, 룻과 보아스의 예 참고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재혼인 만큼 고려해야 할 상황들을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단단히 하는 것으로, 자신과의 관계, 다른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자신과의 관계란 스스로에게 정서적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는 것입니다. 긴 시간의 고통과 이혼의 상처로 성격이 변해 있을 수 있고 또 과거의 쓴 뿌리가 새 가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들과의 관계 중에는 우선으로 새사람과의 관계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며 지나치게 밀착할 경우, 결국은 상대방에게 부담이 되어 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는데, 사람은 결코 기대하거나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못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자녀들과의 관계입니다. 상대방의 자녀인 경우 적지 않은 상처를 지닌 문제속의 자녀일 수도 있을 텐데 사랑하는 이의 자녀이니 감당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동서고금을 통해 콩쥐팥쥐, 신데렐라 등의 고전동화가 있는데 그 동화속의 계모들이 악연일 수도 있겠지만 재혼이라는 환경이 그런 편협한 마음의 소유자가 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거지요. 또한, 성장기의 자녀와 함께 재혼에 들어가는 경우 자신과 자녀와의 관계를 짚어봐야 합니다. 어린 자녀들일 경우 그들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얘기해주고, 사춘기의 경우, 예민한 가운데 있을 자녀들이 배신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그들과 이해와 신뢰의 관계를 쌓아야 합니다. 또한 배우자 될 사람이 의붓 자녀에 대해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주의해봐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이혼자들은 아픔 속에 하나님을 배척했을 수도 있지만 온전히 붙잡았을 경우 긴장감 속에 영적투사로 살았을 경우가 있습니다. 재혼을 고려하기 전 여유로움 속에 하나님과의 관계가 풍성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 밖의 주의할 점을 든다면 우리의 삶속에 물질이 가지는 비율이 큰 만큼 교제할 때 서로의 물질관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것과 이미 재혼한 사람들을 만나 닥칠 수 있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생각해보는 것도 현명한 처사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나눌 가장 중요한 재혼 전 고려사항은 필요에 의한 만남이 아니고 홀로서기가 돼 있는 상황, 곧 도움이 필요해서가 아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의 결정인지 짚어보는 것입니다.
재혼 후의 주의할 사항이 많겠지만 몇 가지를 든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의 결혼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 것이 쉽지 않아 자주 입에 올림으로써 상대방을 어렵게 해서는 안 될 것이고요. 만약 상대방이 그럴 경우 무조건 막지만 말고 기회를 주는 아량을 갖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행여 라도 전배우자와 비교하는 일은 없도록 하고 좋은 점을 세워가면서 긍정적 분위기의 가정으로 이끌어가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상대방 자녀들의 전반적 생활이나 교육에 관여하여 갈등의 요소를 만들지 말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입니다.
성경 속에 성공적 재혼의 예를 든다면,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시어머니를 떠나지 않았던 모압여인, 룻과 베들레헴의 유력한 자 보아스와의 만남일 것입니다. 그 연합을 통해 다윗과 예수님의 족보에 들어가는 오벳이 탄생되는데 이는 하나님을 경외함에서 온 축복일 것입니다. 룻의 고백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을 신뢰했기에 삶의 고뇌가 재혼의 기쁨으로 승화될 수 있었던 것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때와 방법을 기다리는 한부모님들 되시길 축원합니다.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룻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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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