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요17:21).
이 기도는 예수님이 이 땅에서의 공생애 기간 중 마지막 유언처럼 우리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해주신 내용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사는 우리가 ‘하나’ 되기를 간절히 소원하셨습니다. 마치 예수님 안에 아버지 하나님이 하나 되어 계신 것처럼 말입니다.
현대는 ‘하나’ 되어 사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시대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외딴 섬처럼 혼자 있는 것이 안전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정서적으로도 혼자가 더 편하고 쉬운 길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갑니다.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것을 불가능한 기적처럼 생각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을 나누며 하나 되기를 노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정이 하나 되지 못하고 공동체도 하나 되지 못한 채 외로움과 고독 속에 분열된 인생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가정, 직장, 교회가 서로 서로 행복한 관계를 맺으며 ‘하나’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요? 그것은 세상을 세우신 하나님의 성품으로 회복될 때 가능합니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만물의 주인 되신 그분의 책임감을 배울 때 하나됨이 지켜집니다. 지금도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책임감이 바로 하나 되는 세상을 유지하고 지키게 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를 여전히 놓지 않으시고 창조주로서의 책임을 신실하게 다하고 계시는 그분이 계시기에 시편 기자처럼 “내가 누워 자고 깨었으니 여호와께서 나를 붙드심이로다”(시3:5)라는 안전을 노래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관계가 약속과 언약을 수반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 되는 좋은 관계가 깨지지 않기 위해서는 책임감의 성품이 필요합니다.
책임감이란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알고 끝까지 맡아서 잘 수행하는 태도’(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입니다. 책임감은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각각의 관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때 ‘하나’ 되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올바른 분별력을 갖고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선택하는 책임감의 성품을 가르치고 배우기 위해서는 창조주의 성품을 따라해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사실 옳고 그름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자녀는 알 수 없습니다. 매일의 일상에서 옳고 그름을 가르쳐 주는 일, 좋은 모범을 보여주는 일이 자녀들에게 책임감을 가르쳐주는 좋은 방법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역할을 유심히 보고 책임감을 배우지요.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옳고 그름을 배우기 때문에 우리는 좋은 모범을 보이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좋은 성품을 가르친다는 것은 좋은 가치관을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가 맺어지지 않으면 더 이상 배우고 따르지 않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말도 깨진 관계 속에서는 그 말을 따르려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아이들과 함께하며 친밀함을 유지하는 것, 매일 무엇을 가르치려 하기보다 친밀한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함께 있을 때 즐거워하는 것, 재밌는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 이러한 일상이 자녀에게 책임감을 키워주는 비결이 됩니다.
성품은 가르침으로 학습되는 것입니다. 코로나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일상은 하나님의 성품을 흘려보내는 최적의 기회입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보여주는 책임감이야말로 자녀가 세상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분별하게 하는 기준이 됩니다. 그럴 때 자녀들이 선과 악을 분별하고 미디어의 다양한 유혹 속에서도 옳은 일을 선택하도록 양심의 기능이 강화됩니다.
좀처럼 이뤄질 것 같지 않았던 ‘하나 됨’의 기적은 각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끝까지 맡아서 잘 수행해 나가는 책임감의 성품으로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가 가정과 학교, 교회에서 해야 할 일들을 묵묵히 감당할 때 ‘하나’ 되기를 소원하신 예수님의 기도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제 다시 ‘하나’ 되는 책임감으로 이 땅의 모든 공동체가 새롭게 연합되는 기쁨이 회복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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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