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청교도 신학과 사상은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Soli Deo Gloria: to the Glory of God Alone)
청교도들이 제정한 웨스트민스터 대, 소요리 문답에서는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이라는 칼빈의 정신이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대요리문답(Westminster Larger Catechism)에서 “제1문. 사람의 제일 되는 가장 중요하고 고귀한 목적은 무엇인가? 답: 사람의 제일 되며 가장 중요하고 고귀한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그분을 영원히 마음을 다하여 즐거워하는 것이다.” 또한 소요리문답(Westminster Shorter Catechism)에서도 “제1문.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이 무엇인가?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이다”라고 명확히 정리하고 있다.
청교도들이 교리교육에서 최우선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진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이라는 것을 볼 때에 청교도들에게 가장 중요한 신학과 사상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게 된다. 그들은 이 진리에 입각하여 실제로 하나님의 영광을 주 목적으로 하는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다. 청교도들의 실제의 말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토마스 왓슨(Thomas Watson, 1620-1686)은 “모든 사람들의 삶과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야말로 진리의 대강령(大綱領)이다”라고 언급한다. 실제의 청교도들의 설교를 살펴보면 그들은 하나님의 영광(혹은 하나님의 이름, 하나님 자신과 성품들)을 설교하기에 힘쓴 자들임을 알게 된다. 그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의 지표를 분명하게 제시하였다. 그러므로 성도들로 하여금 성경의 가르침대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도록 도와주었다. 진정 청교도들은 교회사(敎會史) 속에서 가장 실제적으로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의 영광을 전하며 하나님만을 위하여 살아간 사람들이다.
5)청교도 신학과 사상은 “오직 그리스도”(Solus Christus: Christ Alone)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 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2:20).
청교도 신학과 사상의 중심은 오직 그리스도(Christ Alone)이다. 그래서 청교도들의 설교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十字架)를 맴도는 신학”이라고 일컬어진다. 이 진리도 동일하게 종교 개혁자들의 사상과 신학을 근간(根幹)으로 하고 있다. 이렇듯 종교개혁자들(Protestant Reformers)은 신학과 사상의 중심(中心)이 오직 그리스도였다.
“마리아와 성자들의 중보는 사족(蛇足) 즉, 군더더기에 불과하며, 사제들의 중보적 역할도 그 필요성이 전무하다. 인간의 공덕체제(功德切諸)로서의 성례전을 부정하며, 미사의 피 없는 희생제사 제도를 배격(排擊)한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십자가에 죽으심을 통해서 단번에 모든 율법의 요구를 충족시키셨으며, 인류 구원을 위한 화목제물이 되셨다. 그리스도만이 인간 구원의 소망이다”라고 하여 그리스도 중심 사상과 신학을 전개하였다.
특히 루터(Martin Luther)의 ‘십자가 신학(神學)’은 구원의 문제에 관한 신학의 중심 테마(theme)였다. 구원의 전 과정의 중심이 그리스도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의 신학을 “그리스도 중심의 신학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것은 칼빈(John Calvin)에게 있어서 더욱 분명하다. 그는 “세계사의 중심적 전환점(轉換點)은 그리스도이다”라고 한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통해 세상을 창조하시고, 섭리하시고 대 섭리사역인 구속활동을 행하신다.
칼빈은 그리스도 중심적인 구속사관(救贖史觀)을 언급하는데, 즉 메시야(Messiah) 사상이 역사 속의 종교의 기초, 기본이며, 모든 것들은 메시야를 지시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현현(顯現)이며, 그리스도의 비하(卑下, Humiliation)의 신분과 더불어 그리스도의 승귀(昇貴, Exaltation)’의 신분이 강조되어 있다. 즉 칼빈은 그리스도의 왕의 권능적 위엄을 강조했던 것이다.
성경에서 그리스도가 없으면 성경은 휴지 조각에 불과한 것처럼 청교도들의 신학과 사상에서도 그리스도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청교도(淸敎徒)들은 성경에 묘사(描寫)되어 있는 그리스도를 굳게 붙든 자들이다.
존 오웬(John Owen)은 ‘그리스도의 인격에 대한 찬란한 신비(The glorious mystery of the Person of Christ, 1679)’에서 그리스도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에게 그리스도는 언제나 그들의 영혼의 태양이요, 바위이며, 생명이요 떡인 고귀하신 분이며, 이 세상이나 영원한 세계에서 그리스도는 흠모(欽慕)할 만하며 유익하고 선한 모든 것이다. 그들의 모든 영적이고도 영원한 생명과 빛과 능력과 성장과 이 땅에서의 위안과 기쁨 등이 저 세상에서의 영원한 구원과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로부터 그리스도에 의해 온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성도는 하나님과 가장 친밀히 교제하게 되며, 가장 확고히 연합되고, 가장 거룩하게 교통하게 된다.”
또한 청교도 사무엘 루터포드(Samuel Rutherford, 1600–1661)는 1637년 찰스 1세가 스코틀랜드에서 장로교회를 폐지하고 성공회 예배를 드릴 것을 명하자, 1644년에 ‘법과 군주(Lex Rex)’라는 책을 출판하여 시민 불복종(不服從) 운동을 전개하였다.
교리교육의 최우선은 하나님 영광을 주목적으로 하는 삶
설교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를 맴도는 신학”
그는 ‘법과 군주’에서 두 왕국교리에 대하여 국가와 교회의 상호(相互) 복종이라는 논리를 주장하였다. 즉, 교회는 국가의 일에 대하여 위정자(爲政者)에게 모두 복종하고, 위정자는 영적인 일에 관하여는 교회에 모두 복종하라는 이론이다. 그는 이것을 ‘독립적(獨立的) 주권’이라고 불렀다.
루터포드는 교회(敎會)의 머리되신 예수님을 대신하여 국왕이 교회의 머리가 된다는 비 성경적이요, 하나님을 모독(冒瀆)하는 행위인 수장령(Acts of Supremacy, 首長令)과 왕권신수설(王權神授說, Divine Right of Kings)을 통렬히 비난(非難)했다. 그는 오직 그리스도만 교회의 머리되심을 확고히 붙들었다. 그는 그리스도의 영광(榮光)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며 살다 간 믿음의 사람이다.
이와 같이 그는 그리스도 안에 뿌리를 두고 있었고 가혹한 핍박(逼迫)과 고통(苦痛)을 받으면서도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되심을 확고히 붙들고 있었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로 가득한 루터포드의 사역과 영성(靈性)은 수많은 스코틀랜드(Scotland)의 영혼들을 깨우쳤고, 영적으로나 신학으로나 교회적으로나 큰 영향력을 끼쳤다. 루터포드(Rutherford)에게 만왕의 왕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를 다스리시며 인간의 모든 일들을 통솔하시는 분이시다. 따라서 그 분에게 순종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든, 아니든 반드시 순종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1661년에 그는 심판과 사형 집행을 위해 왕의 소환을 받고 가는 도중에 세상을 떠났다. 그 때 그가 정부 관리에게 “나는 더욱 높은 재판관(裁判官)과 법정(法廷)으로부터 출두 명령을 받았다고 전하시오.” 그러고는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잠 잘 것이오. 그리고 내가 깰 때에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나를 보면서 만족(滿足)할 것이오”라고, 숨을 거두었다.
할렐루야! 그렇다. 하늘에서영생(永生)을 누리리라는 확신(確信)은 청교도들에게 고난과 죽음을 기쁨(카라, Χαρα)으로 맞이할 엘랑비탈(Elan Vital) 즉, 생명의 약동성(躍動姓)을 주는 근원적인 힘이 된다. 이렇게 청교도들은 순교(殉敎)를 각오하며 그리스도를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요 구원의 유일한 길로 여겼으며, 죄(罪)를 대속하시기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내주신 그리스도를 순교적 자세로 사랑하며 충성(忠誠)했다.
윌리엄 퍼킨슨(William Perkins, 1558-1602)은 예언의 기술에서 “설교 문제의 심장(心臟)은 이것이다. 그리스도를 찬송(讚頌)하기 위하여, 그리스도에 의하여 한 그리스도를 설교(說敎)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이 청교도들은 하나님의 말씀, 즉, 설교, 그리고 삶은 그 방향에 있어서 철저(徹底)하게 그리스도 중심적(中心的)이었다. 이렇듯 청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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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