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하나님의 진리 정착시키기 위한 교훈의 최고봉
그리스도인 일생에 가장 기억할 죽음의 날
신분증명서는 영원한성 입성 때 가장 중요
마지막으로 순례자들이 하나씩 안전하게 그 강을 건너 천성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 길에서 큰마음과 일행이 된 사람들은 다양했다. 늙은 정직함(Honest)씨, 진리의 용사씨, 불굴(Stand-fast)씨 등은 모두 영적으로 두 발로 설 수 있는 사람들이었고, 누구든 자기들을 공격하는 자들에게 맞서 싸울 수 있었다. 또 선을 죽이는(Slay-good) 거인에게 가까스로 구조된 병든 심약(Feeble-mind)씨, 너무 천천히 움직이고 목발을 집고 절룩거리는 망설임(Ready-to-halt)씨, 겁쟁이(Much-afraid) 부인의 딸과 함께 의혹의 성에 갇혀 굶어 죽을 두려움에 사무친 낙담(Despondency)씨 등도 있었다. 그러나 큰마음은 그들 모두를 보살폈다.
번연은 독자들로 하여금 본보기가 되는 목사를 보게 하고 이것을 통해 모든 목사는 목회를 통해 특별한 관심을 필요로 하는 회중들과 곤경에 처한 영혼들을 인내와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회중은 이런 곤경을 가지고 있고 모든 목사는 그들의 필요를 도울 준비가 되어있어야 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아울러 번연은 그리스도인들이 목사의 감독과 보호를 필요로 하고 또 그 감독과 보호를 겸손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영적이고 신학적인 요점을 말하고 있다. 이는 통역관이 크리스천에게 ‘매우 근엄한 인물’의 초상화에 대한 의미를 설명할 때 나타난다: “그것은 인간들의 어두운 면을 미리 알아 죄인들에게 그 진상을 밝혀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요. 내가 당신에게 이 그림을 맨 먼저 보여준 이유는 바로 이 사람이 당신이 찾아가고 있는 곳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앞으로 당신이 길을 가다가 어려움을 만나게 될 때 안내자로서 임명하신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요. 그러나 내가 보여준 것을 마음속에 꼭 간직하도록 하시오. 왜냐하면 앞으로 여행하는 도중에 당신을 바른 길로 인도하겠다고 하면서 사실은 죽음으로 안내하는 자들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 말이요.” 우리는 2부에서 이런 원리가 나타나는 것으로 읽지만 그것은 천로역정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9)죽음에 대한 의미
번연 당시의 청교도들에게 죽음은 모든 사람의 가까운 이웃이었다. 많은 어른이 일찍 죽고, 태어난 아이 절반 이상이 십대가 되기 전에 죽었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특별하고 엄숙하고 중요한 유언을 해야 하는 줄 알고 집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들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복된 삶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잘 죽는 것으로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어떻게 해야 잘 죽는 것인지 설명하려 했다.
1부 전체의 강조점은 어려움과 위험 속에서 희망(Hopeful)과 함께 죽음의 강을 건너는 크리스천이 어려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과거의 죄에 대한 기억과 악령들에 대한 환영이 크리스천을 억눌렀다. 그때 희망은 크리스천에게 다음과 같이 격려했다:
“지금 이렇게 물속에서 받는 고통과 시련은 하나님이 당신을 버리셨다는 표시가 아니라. 지금까지 받아온 주의 은혜를 기억하면서 시련 속에서도 그분을 의지하는가 아닌가를 시험하는 것입니다. 마음 푹 놓으세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완전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크리스천은 큰 소리로 외쳤다. 아! 다시 그분이 보인다. 그분이 말씀하시는구나!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 내가 함께 할 것이니라. 강을 건널 때 물이 너를 삼키지 못하리라!’ 그리하여 두 사람은 용기를 얻었고, 마침내 마귀는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졌다.”
8. 이야기의 결어
번연은 그들이 드디어 당도한 천국의 예루살렘의 영광을 송축하는 것으로 1부를 마치며 크리스천의 이야기를 끝낸다. 그러나 2부 전체의 강조점을 개인의 체험담이 아니라 목회에 있고 그 구성의 절정은 다양한 순례자들이 현재의 생을 마감하고 저 너머 영광 속에 들어가는 임종 장면을 연속적으로 클로즈업해 보여주는 것이다. 이 마지막 부분에서 번연은 모든 것을 멈추고 우화와 현실을 통렬하게 혼합시키는 상태가 된다.
1)사망의 강을 건너며
전도서 12장에 나오는 임종을 앞둔 노인에 대한 생생한 비유는 우리가 차례로 각자의 침상에서 죽음에 대기하고 있는 장면에 대한 이야기로 엮어진다. 크리스티아나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다음과 같다:
“주여 주와 함께 거하며 주님을 찬양하기 위해 저는 지금 갑니다.” 망설임 씨는 “어서 오라, 생명이여!”라고 말한다. 심약 씨는 “믿음과 인내를 꼭 붙잡으시오”라고 말한다. 전형적인 우울증 환자인 낙심씨는 낙담과 천한 두려움을 악령처럼 떨쳐 버리고, 자기의 딸인 겁쟁이 부인과 함께 죽음의 강을 건널 즈음에 다음과 같이 마지막 말을 한다. “잘 가시라 밤이여. 어서 오라 낮이여”. 정직함씨는 “은혜가 다스린다”고 말한다. 진리의 용사 씨는 “죽음아 네 고통이 어디 있느냐? 무덤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고 말한다.
이 단락 마지막 부분에서 불굴 씨는 다음과 같이 길게 선언한다. “강물이 혀에는 쓰고 몸에 차가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내가 가고 있는 곳을 생각하고 건너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안내자들을 생각하니 내 심장은 타오르는 불길처럼 뜨거워집니다. 나는 지금 나를 위해 가시관을 쓰셨고 얼굴에 침 뱉음을 당했던 그분의 얼굴을 뵈러 가고 있습니다. 과거에 나는 남이 하는 말과 믿음에 의해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내가 기쁘게 모시고 싶은 그분을 친히 뵙고 그분을 곁에 모실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굴 씨는 “주님께 가오니 저를 받아 주소서”라고 말을 마친다.
번연은 우리 독자들이 일관된 관점으로 죽음의 날이 그리스도인의 일생에 가장 기억할만한 날임을 깨닫기 바라면서 글을 쓴다. 그러기에 그가 쓴 어떤 글보다 이 작품에 강력한 힘이 실려 있다.
2) 영원한 성에 들어가며
영원한 성에 들어가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신분증명서가 있어야 하며 그 신분증명서는 그가 확실하게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증거였다. 그래서 천로역정의 마지막 문단은 다음과 같다:
“증명서가 없단 말이요? 무지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새로운 순례자가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왕은 내려가 보지 않았다. 대신에 크리스천과 소망을 안내했던 두 천사에게 무지를 단단히 결박하라고 명령했다. 빛나는 옷을 입은 이들은 무지를 데리고 허공을 가르며 지난 날 산자락에서 보았던 문으로 날아가 그 속으로 집어던졌다. 가만히 보니 멸망의 도시뿐 아니라 하늘나라의 문도 곧장 지옥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었다.”
번연은 마태복음 22장에 나오는 천국혼인잔치에 예복을 입지 않고 참여하려 했다가 거절당한 말씀에서 영감을 받아 쓴 것으로 생각된다. 죄인들이 예수를 믿는 순간 죄 용서함 받고 의롭다 함을 받은 은혜야말로 우리가 천국잔치에 참여하기 위한 예복이다. 이 결어적인 부분에서 번연은 우리가 하나님의 참 백성이라는 신분증명서가 준비되었는지 도전하고 있다.
무지가 멸망당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구원이 방법인 그리스도의 의를 거부하고 스스로 의로워지려는 방법을 택하였으며 스스로 믿음이 있다고 생각하여 자기 멋대로 종교생활을 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무지의 헛된 열심과 소망에 대해 로마서 10장 2,3절은 말씀한다: “내가 증거하노니 저희가 하나님께 열심히 있으니 지식을 좇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의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를 복종치 아니하였느니라.”
성문 안으로 들어간 성도에 대한 묘사는 마음과 같다: “신분증명서를 내 보일 때 성문이 활짝 열렸고 문턱을 넘는 순간 크리스천과 소망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어느새 그들은 금빛 찬란한 옷을 입고 있었고 한쪽에는 하프와 면류관을 든 이들이 기다리고 있었으며 어디선가 기쁨의 종들이 울리며 ‘와서 주인과 함께 기쁨을 누려라!’고 외치는 큰 소리가 들려왔다. 멀지 않은 곳에 해처럼 밝게 빛나는 도시가 한 눈에 들어왔다. 면류관을 쓰고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정금 하프에 맞추어 찬양을 부르는 이들이 황금으로 덮인 길을 걷고 있었다. 날개 달린 천사들도 섞여 있었는데, 서로를 바라보며 쉴 새 없이 ‘거룩하십니다. 거룩하십니다. 전능하신 분, 주 하나님!’이라고 찬미하고 있었다. 마침내 이들은 새 예루살렘 성, 영원한 천성에 도달한 것이다.”
나가면서
우리가 번연의 걸작을 다시 읽어야 할 때이다. 번연은 1부를 쓰게 된 경위를 말하면서 “나는 무엇 때문에 이것을 썼는지 나 자신도 모릅니다. 단지 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라고 표현했다. 다른 판타지와는 다르게 번연의 이야기는 우화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영적인 생명과 죽음의 실재에 대한 진실을, 그것들이 항상 있었고, 또 지금도 있는 것처럼, 이야기로 제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것은 우리의 마음속에 하나님의 진리를 정착시키기 위한 한 목사의 교훈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다. 번연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마지막 날까지의 모든 일을 기억하고 싶습니까? 그러면 나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읽으십시오. 그 이야기들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꼭 달라붙어서 무력하고 의지할 데 없는 자에게는 큰 위안거리가 될 것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림을 보는 듯한 서술을 통해 진리를 펼치셨고, 그 모든 말씀들은 비유와 그림 언어로서 탁월한 소통을 보여주셨다. 번연도 신앙과 신학을 논리적으로만이 아니라 상상을 통해, 극적으로 그리고 개인관계 용어를 통해 제시하는 것이 유익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렇게 말한다: “나는 모호한 비유법이 비유법을 채용하지 않은 글보다는 더욱 공상에 깊이 들어가 읽는 이의 마음과 머리에 더욱 빠르게 자리 잡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살피게 하고 겸손하게 하고 덕을 세우게 하는 영적생활의 진리들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 이 책을 성경의 진리와 말씀을 따라가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책의 제목처럼 천국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우리의 여정에서 큰 유익이 될 뿐 아니라, 목회자에게는 목회의 진수를 요약해주고 성도들에게는 진리의 말씀을 구체적으로 따라가도록 인도해주는 크게 유익한 선물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younsulkee@hotmail.com
09.21.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