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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예술가

우리 교회가 잘하는 것 중에 하나는 1-2년마다 한 번씩 가지는 ‘자매수련회’이다. 자매님들만 한 곳에 모아 놓으면 평소엔 그렇게도 얌전하고 내숭떨던 자매님들이 그동안 못 놀은 한이라도 풀려는지 너나 할 것 없이 목숨 걸고 놀아주는 분위기 때문에 절로 화기애애한 시간 속에 서로의 맘이 활짝활짝 열려 그 안에서 치유가 그냥 일어난다. 넘넘 좋다. 교회는, 천국은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교회 안에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하나님과의 관계에는 열심이고 최선을 다하는데 이웃과의 관계는 어쩐지 서원하고 아직도 서툰 것 같다. 그 이웃은 바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사랑하라고 데려다 놓은 사람들인데 말이다. 

올해는 1박2일 짐들을 싸들고 수양관을 찾았다. ‘집 나온 것 축하합네다!’ 북한말로 시작된 우리의 수련회는 그야말로 소풍 나와 즐거워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머언 길을 달려오며 간만에 자연의 넓은 들판과 하늘... 너무 쉽게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광경임에도 우린 처음 보는 양 참 멋있다고... 넘 좋다고 호들갑(?)들이다. 참 우리 맘이 힘들 때에는 지척에 널려 있는 들판의 존재도 까맣게 잊고 지냈다. 텍사스에 널린 게 들판인데도 말이다.

그렇다. 산다는 일이 싱거워질 때가 있다. 그래서 살맛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나 보다. 그럴 땐 그저 외로움 속에 자신을 내버려두어 본다. 사람들은 혼자선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늘 혼자이길 원하는 것 같다. 누군가 내 삶에 개입되면 불편하고 힘드니까....

한 연세 드신 집사님은 전화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하나님이 빨리 데려갔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그게 3대 거짓말 중에 하나라고 하는데... 하하. 자식도 하나 없이 혼자 사시는 외로움에 진저리가 나시는 것이리라. 그 분도 사랑하라고 보내신 하나님의 양인데... 내 책임인양 가슴이 아려온다. 그래서 큰맘 먹고 찾아가려고 하면 급구 오지 말라고 하신다. 그러면서도 혼자 있는 게 편하신 거다. 

우리는 과거엔 소유했었으나 현재 잃어버린 것들을 한탄하고 사는 한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다. 사람들은 파랑새를 품에 안고도 파랑새를 찾아 헤맨다는데... 마치 등에 업은 아기를 온 종일 찾아 다녔다는 어느 할머니처럼....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주님이 계신 낙원인데 우린 그 낙원을 찾아 어디로 밤낮 헤매고 다닐까. 

어느 칼럼에서 읽은 ‘진정한 예술가는 스스로 붓이 되어 인생을 아름답게 그려 나가는 사람’ 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이 간다. 그렇다. 진정한 예술가는 자신의 삶에서 모든 생각과 행동을 아름다움에 맞추어 그려 나가는 기술이 있는 사람이리라. 그래서 그 아름다운 것들을 보는 눈이 생기고 조금만 더 여유가 있고 감동이 느껴져서 울컥 눈물이 나고... 그렇게 내 옆에 있는 몇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진정한 예술가들이 우리이면 좋겠다.  

 

changsamo1020@gmail.com

08.17.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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