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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범죄인 인도법-대규모 시위가 일어나는 이유는?

허핑턴포스트, “중국의 홍콩통제강화에 강력 반발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시위” 분석

최근 홍콩 시민 수만 명이 당국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에 반발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시민들에게 고무 총탄과 최루가스를 쏘는 등 강경 진압해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강한 반발이 이어지자 홍콩 정부는 일단 법안 심의 일정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의 시위는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허핑턴포스트’는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를 불러온 ‘범죄인 인도법’ 개정의 배경을 정리했다(Hong Kong Extradition Law: Why Are So Many People Protesting?Thousands protest as police use force to disperse crowds outside the government’s headquarters).

1. 홍콩은 중국의 일부인가?

 

홍콩이 중국의 일부인 것은 맞지만,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은 99년의 임대 계약이 끝나 1997년에 중국에 반환됐고, 이후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지정됐다.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그 뒤 50년 동안 자체적 사회, 법률, 정치 시스템을 유지할 권리를 보장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 공산당은 이에 어긋나는 법적 변화를 점점 더 많이 밀어붙이고 있고, 이에 대해 홍콩 측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2. 범죄인 인도법은 무엇인가?

 

‘범죄인 인도조례(개정안)’는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범죄인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세 홍콩 남성이 작년 2월에 임신한 20세 여자친구와 대만으로 여행 갔다가 살해했다는 혐의가 제기된 이래 이 법의 도입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남성은 홍콩으로 도피했고, 홍콩과 대만 사이에는 범죄인 인도협약이 없으므로 대만으로 인도될 수가 없었다.

당국은 범죄인 인도 허가에 대한 최종 결정은 홍콩 법원에서 내려질 것이며, 정치 및 종교 관련 용의자는 인도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홍콩은 협약이 이뤄진 곳에만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인 인도법이 도입되면 홍콩, 중국, 대만, 마카오와 살인이나 강간 등의 범죄 용의자를 서로 넘길 수 있게 된다. 인도 여부는 사건별로 결정된다. 

 

3. 반대하는 이유는?

 

범죄인 인도법은 중국의 홍콩 통제 강화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는 계기가 됐다. 반대자들은 이 법으로 인해 홍콩 거주자들이 중국 사법제도의 덫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공산당의 반대자들은 경제사범이나 분명하지 않은 국가 안보 위반으로 기소당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4. 시위자들은 어떻게 맞서고 있나?

 

지난 9일에는 법안 반대 시위가 대규모로 이어졌다. 주최 측 추산 약 103만 명이 참여했다. 11일 밤부터 입법회 밖에 군중이 모였고, 12일부턴 정부 건물 주위 주요 도로들을 봉쇄했다. 일부는 마스크와 헬멧을 쓰기도 했다.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 총탄과 최루 가스를 쏘자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 일부 업체는 12일에 휴업하기도 했다. 파업과 학생 시위 요구도 있었으나, 얼마나 동참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5. 시위자들의 주장은? 

 

이름을 마르코라고만 밝힌 한 시위자는 “우리는 정부가 이 법을 버리고 다시는 거론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킹이라고 밝힌 한 여성 시위자는 취업이 어렵고 주택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분수령을 맞은 홍콩의 젊은 세대가 시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시민의 소요에 대해 점점 더 강경책을 취하고 있다. 시위자들은 이름과 직업을 밝히지 않으려 하고 얼굴을 가리기 위해 마스크를 쓴 사람들도 많다. 이런 행동들은 중국에서는 절대 용납되지 않으며, 홍콩 주민들은 중국 국경에서 입국 금지 등을 당할 수 있다.

 

6. 정치인들은 왜 이 법을 통과시키려 하나?

 

캐리 람 행정장관은 다른 국가 및 지역들과의 법적 구멍을 막는 데 필요하다며 이 법을 꾸준히 지지해왔다. 그는 12일 늘 가져왔던 문답 시간을 취소했다. 정부가 민간 부문의 우려를 고려했으며 인권 안전보장을 개선하기 위해 법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변화가 없다면 홍콩이 도망자들의 피난처가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 캐리 람행정장관의 말이다. 람 행정장관은 범죄인 인도 여부는 홍콩 법원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7. 앞으로의 전망

 

그러나 홍콩 정부는 15일 해당 법안의 추진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오후 3시 정부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만 정부가 살인범의 인도를 요청하지 않고 있어 범죄인 인도 법안이 더는 긴급하지 않다”며 “지난 이틀간 검토 결과 법안 추진의 잠정 중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정부는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으나 더 많이 소통하고 더 많이 설명하고 더 많이 들었어야 했다”며 “많은 사람이 실망하고 슬퍼한 것에 대해 슬픔과 후회를 느끼며 진심 어린 마음으로 겸허하게 비판을 듣고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죄인 인도 법안 2차 심의는 보류될 것”이라며 “시간표를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개정안을 ‘무기한’ 연기할 뿐 완전히 철회하지 않겠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06.22.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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