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해방 전 한인 선교사

-8.15 해방 전 한인 선교사

김이제는 1876년에 태어났다. 복음을 받은 그가 내리교회 권사였을 때 하와이 선교사로 파송 받는다. 1902년 12월 26세의 김이제는 동갑인 부인과 처제 그리고 여덟 살 난 아들 등과 함께 하와이 이민선에 승선한다. 그런데 8세의 아들은 그의 동생 김찬제였다. 나이가 어린 동생이 이민권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아들로 신고했던 것이다. 김찬제는 후일 건축가가 되어 1938년 신축한 하와이 한인기독교회 건물을 설계했다.

1819년 조합교회가 하와이 개신교 선교를 처음 시도했다. 감리교 선교는 이보다 훨씬 늦은 1855년이었으나 1862년에 문을 닫았고, 1887년에 재개하면서 일본인 교회를 세웠다. 1905년의 예양협정에서 조합교회는 중국인과 하와이 원주민에게, 감리교는 일본인과 한국인을 전도하기로 하고 그 해 12월에 가주연회 하와이 선교부가 세워지면서 한인교회가 시작된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주협회와 동서개발공사 사장 데이빗 W. 데쉴러 그리고 주한미국공사이자 전 내한 장로교 의료선교사였던 호레이스 알렌에 의해 1903년 1월 13일에 한인 이주자가 하와이에 첫발을 내딛는다. 인천 내리교회의 담임목사인 감리교 선교사 조지 H. 존스 목사의 이민 권장이 한인 이주의 큰 힘이 되었다. 한일합방이 되던 1905년까지 65척의 선편으로 남자 6,048명과 부녀자 637명, 자녀 541명 등 총 7,226명의 한인 이주자들이 하와이에 입국하게 된다. 이중 기독교인수가 약 400명이었다.

첫 이민선 현해탄이 제물포를 떠나던 1902년 12월 22일, 수민원이 발행한 집조(여권)를 소지한 첫 해외 노동이민이었던 만큼 수민원 총재 민영환이 눈물 속에 미지의 땅을 향하는 한인 이주자를 환송했다. 반면에 존스 선교사는 하와이로 떠나는 50명의 감리교회 교인들을 위해 제물포에서 환송예배를 드려 낮선 땅으로 가는 저들에게 용기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전도 책자를 나누고 하와이 감리사 조지 피어슨 목사에게 쓴 소개장도 전달했다.

하와이까지 가는 10일 동안 갤릭호 선상에서 김이제는 안정수와 더불어 매일 기도회를 인도했다. 설교하고 전도한 결과 8명이 믿기로 하여 하와이에 내릴 때는 기독교인이 총 58명이 되었다.

1903년 1월 13일 첫 배로 온 86명의 한인들은 오아후 섬 북쪽 와이알루아 농장의 모쿨레이아 캠프에 배속되었고, 1903년 3월 3일에 도착한 두 번째 이민선에 탄 64명은 오아후 북쪽 카후쿠 농장으로 갔다. 1903년 7월 4일 하와이 모쿨레이아 사탕농장에서 김이제의 인도로 첫 예배를 드렸다.

첫 예배를 드린 지 2년 6개월 후인 1905년 12월, 제1회 하와이 지방감리교연회는 김이제를 오아후 섬 와이파후로 파송했다. 와이파후의 1904년 말 교인은 36명이었다. 그는 1907년까지 2년간 와이파후 교회에서 사역했다. 1908년 김이제는 카우아이 섬으로 파송된다. 그해 마카웰리와 케카하로 파송되어 1911년까지 3년간 사역한다. 1909년에는 위의 두 개 처 외에 엘리엘리와 코라오에도 파송되어 1년간 사역했다. 이들 두 교회는 김형근이 사역했던 곳이다. 1910년 감리사 워드만 목사에 따르면 김이제와 이경직 그리고 김YK가 목회하는 카우아이 섬의 마카웰리, 엘리엘리 그리고 리후에에는 교회가 강력했고 엡윗청년회와 주일학교도 활발했다.

1912년 김이제는 오아후 섬으로 파송된다. 그 해에 바로 전임되어 이듬해까지 섬겼는데 에바는 이선일이 사역했던 지역이다. 그런데 1913년에는 에바 외에 와히아화도 그의 사역지였다. 김이제는 1914년 마우이 섬을 섬기게 된다. 그 해 스프렉켈스빌, 파이아 그리고 하이쿠로 전임했고, 이듬해 위의 세 교회 외에도 ‘하나’도 맡았다. 그런데 1916년에는 스프렉켈스빌로만 파송 받았다.

1917년 이후 김이제는 하와이 섬으로 전임됐다. 그 해 힐로와 하카라우로 보내졌고, 1918년에는 힐로와 카포호를 맡았다. 1919년에는 힐로, 하카라우 그리고 카포호로 파송 받았는데 1920년에는 코오오하라, 하와이 그리고 코나를 맡아 이듬해까지 위의 세 교회를 섬겼다. 1922년에는 하마쿠아 해변의 호노카아로 파송된다.

그런데 1923년 김이제의 이름은 파송명단에 없다. 1년 전 해변가로 파송된 것으로 보아 순회전도를 견딜만한 건강을 챙겨야 했을 지도 모른다. 3년 후 김이제는 이C.H.와 함께 은퇴했고, 이듬해에도 은퇴명단에 그의 이름이 보인다.

그러나 김이제의 얼굴은 중요 교회 모임에 나타나 신한민보에 그 이름을 올렸다. 1923년 7월, 2천 달러의 건축비로 건축한 와히아 미이미교회당 낙성식에서 축사를 담당했다. 그의 이름은 1928년 호항의 성탄예식에서도 나타난다. 21일 저녁에는 감독교회에서, 22일 저녁에는 미국감리교회에서, 23일 저녁에는 독립단 주일학교에서, 24일에는 기독교회에서, 26일에는 한인 구세군 영문에서 각각 개최하였는데 5백 명이 모인 기독교회가 모인 수에 있어 제일이었고, 은혜받기로는 감리교회가 우승했다. 김이제는 감리교회에서 기도를 맡았었다. 1933년 1월 고국에서 결혼하고 나성으로 가던 중 호항을 방문한 나성한인교회 김중수 목사 내외 환영식에서 김이제 부부가 보였다. 그리고 1934년 3월 호항기독교회에서 각 교회 목사의 친목회가 있었는데 김이제도 참석했다.

김이제의 교회 밖 활동은 피어슨 감리사의 협조로 모쿨레이아 캠프에 세운 야간학교가 첫 시작인데 일주일에 몇 번씩 영어반을 설치했다. 1910년 김이제가 담당하는 마카웰리, 엘리엘리

그리고 리우에에서는 밤낮으로 열리는 학교 교육이 활발했다. 1912년부터 2년간 에바에서 사역하는 동안 윤병구가 1905년 5월에 조직한 에바 친목회를 지도했을 것이다. 그리고 1914년, 그는 1908년에 개교한 에바 한인소학교를 맡아 이듬해까지 봉사했다.

김이제의 교회 밖 활동은 주로 그가 교회를 은퇴하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1923년 7월 미이미교 한인부에서 어학 교과서 편찬을 목적한 위원회를 조직할 때 그는 위원장으로 선임되어 국민회 학무부와 교섭하여 교과서 편찬을 꾀했다. 그 달 하와이에서 재미한인들의 민족적 대운동의 일환으로 민립대학을 설립하기 위한 재정 후원을 위한 민립대학 기성회를 조직하였는데 김이제는 재정모집원으로 선임됐고, 본 기성회의 회장은 신홍균이었다. 2달 후 미이미교 학생기숙소를 설립했을 때 김이제를 이사로 모시면서 현 순을 본 기숙소의 감독으로 선임했다.

1924년 김이제가 현 순과 함께 하와이 한인기독교 회보를 맡았다. 본 회보는 1903년 11월 이래 논설, 주일공과, 교회소식, 본국 소식, 세계 소식, 농장 소식 등을 게재한 한인 이주자의 소식지였다. 그 해 1월 호항 한인 상조회가 재정 조사 위원에 전익주, 박세환과 함께 김이제를 피선했고, 매장지는 위생국의 허가가 있은 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1926년 3월 태평양 시사가 복간되면서 발행자인 대조선독립단은 총단 임원을 다시 조직하였을 때 김이제는 서기로 선임됐다. 1931년 11월 와잇깃기 공원에서 동지회가 중일관계를 인하여 공동회를 소집하니 305명이 모였는데 그가 기도 순서를 맡았다. 1936년 2월 하와이한인예수교연합회는 서기에 김이제를 선임하였고, 회장에 현 순이 피선되면서 1달 후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한국교회를 핍박하는 일본 정부를 세계에 폭로하기로 했다.

1937년 11월 하와이의 국민회와 동지회가 6천 동포의 분열이 무릇 얼마냐며 5천년 광업을 가져 한 기치아래 합동운동이 제기되었는데 김이제는 동지회 실행위원 중 한 사람으로 선임되었다. 본 합동의 목적은 제2세 국민으로 우리들의 사업을 지속하고 임시정부를 봉대하고 독립운동을 극력 후원하기 위해서였다. 이듬해 9월 김이제는 동지회 중앙부장이 되어 있었다. 동년 12월 총무회장 예비선거에서 동지회는 김이제를 추천하였는데 국민회의 조병요가 선임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신문지상에 이름이 오르지 않은 채 조용한 삶을 살던 김이제는 1968년 하와이에서 하나님의 부름에 응했다. 향년 92세였다.

damien.soh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