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역사상 가장 오래 재위한 군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전례 없는 재위기간 동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 여왕의 할아버지인 조지 5세가 시작한 전통인 크리스마스 연설에서 1952년 여왕은 자신의 대관식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여러분의 종교가 무엇이든 그날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하나님과 여러분 앞에서 할 엄숙한 약속을 충실히 실행할 수 있는 지혜와 힘을 하나님께서 제게 평생 주시길 기도합니다.”라고 여왕은 말했다.
그 이후 70년 이상 동안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고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한 명으로서, 여왕은 모든 분야에서 철저하게 세계적이며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어떻게 한 개인이 신앙을 지키며 나아가 신앙을 통해 자비로운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Queen Elizabeth II, British Monarch Who Put Her Trust in God: In her seven-decade reign, she spoke regularly of the importance of her personal faith)
1534년 헨리 8세가 왕위를 포기한 이후 영국 군주에게 부여되던 신앙의 수호자이자 영국교회 최고의 종교적 책임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물려받았다. 1953년 대관식에서 “영국의 법에 따라 불가침의 영국교회 정착과 교리 예배와 규율, 정부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도록 유지하고 보존하겠다”라고 여왕은 맹세했다.
여왕의 임무는 총리의 조언에 따라 영국 교회의 대주교, 주교, 학장을 임명하는 것이었다. 1970년 여왕은 교회 총회에 취임하여 연설한 최초의 군주가 되었는데, 이후 교구 주교 선거 이후 5년마다 수행한 관례이다.
대관식 3주 뒤 여왕은 역사적 선례를 따라 “스코틀랜드에서 만들어진 법에 의해 확립된 진정한 개신교의 정착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를 존중하며, 스코틀랜드 교회를 유지하겠다고 맹세했다. 스코틀랜드교회는 장로교로 예수 그리스도만을 ‘교회의 왕과 수장’으로 인정하고 있어 여왕은 공식적인 직함이 없어 정회원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여왕의 믿음은 역사적 전통에 대한 정중한 존경의 산물 그 이상이었다. 통치 기간 내내, 여왕은 믿음의 중요성을 분명히 언급했고 사람들에게 추천하기도 했다.
2000년도에 여왕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에게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하나님 앞에서의 개인적인 책임은 삶을 이끌어가는 기준을 세워줍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듯 저도 그리스도의 말씀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2002년 여왕은 여동생 마거릿 공주와 어머니인 왕비의 죽음으로 인해 일 년간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냈다. 그 해의 연례 크리스마스 연설에서, 믿음이 자신을 어떻게 지탱해 주었는지 말했다.
“좋은 시간과 나쁜 시간을 모두 지나기 위해 믿음에 크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매일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 멀리 내다보는 것,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신뢰가 내 삶을 사는 방식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라고 말했다.
1926년 4월 21일 태어난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메리 윈저는 요크 공작과 공작부인의 첫째 자녀이자 군주 조지 5세의 첫째 손녀로 집안에서 릴리벳으로 불리며 사려 깊고 예의 바른 아이로 자라며 사랑받았다. 엘리자베스의 아버지는 1936년 그의 형 에드워드 8세가 이혼녀 월리스 심슨와 결혼하기 위해 퇴위하며 조지 6세로 왕위에 올랐다.
엘리자베스는 후계자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여자 국방군에서 근무했다. 1947년 엘리자베스는 그리스와 덴마크 왕족의 필립 마운트배튼과 혼인했다. 이들은 2021년 필립이 사망할 때까지 73년간 결혼생활을 지속했고 웨일스 왕자이자 후계자인 찰스, 왕실 공주 앤, 요크 공작 앤드루, 웨섹스 백작 에드워드 등 4명의 자녀가 있다. 여왕은 슬하에는 자녀 외에도 8명의 손주와 12명의 증손자가 있다.
재위 초기부터, 여왕은 특히 연례 크리스마스 방송에서 성경 말씀을 언급하며 지속적으로 인용했다.
“이 보물창고 같은 성경에서 찾을 수 있는 불멸의 진리보다 더 큰 영감과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2016년 연설에서 여왕은 이렇게 말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고 그 안에서 그들의 삶을 인도하는 빛을 찾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작은 일을 누가 하든지 그들이 무엇을 믿든지, 큰 사랑으로 작은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일에 가치를 느끼게 하므로 저 역시 그들 중 한 명입니다.”
여왕과 절친한 친구였던 빌리 그레이엄은 자서전(Just As I Am)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이 얼마나 성경을 사랑하고, 깊고 강한 신앙을 갖고 있는지 증명했다.
그레이엄은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어느 누구보다도 다정한 사람이었습니다. 단 둘이 만나거나 가족이나 다른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하는 오찬이나 저녁 식사와 같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항상 따뜻하게 맞이해주었습니다.”
이들은 만남을 공식적으로 공개하거나 관계를 업무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2018년 그레이엄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60년 넘게 우정을 이어갔다. 그레이엄은 “항상 그녀가 성경 말씀에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라고 기록했다.
여왕의 성경과 복음 사랑은 그녀의 90세 생일을 기념하는 특별한 책 출판 참여로도 이어졌다. 캐서린 버처와 마크 그린이 공동 저술한 책은(The Servant Queen and the King She Serves)여왕의 기독교 신앙에 관한 내용을 다뤘으며, 여왕이 후원자로 활동한 영국 성서공회에서 HOPE 및 런던현대기독교연구소와 함께 출간하였다.
여왕은 독자들의 기도와 관심에 감사를 표하며 직접 서문을 썼다. “그분의 변함없는 사랑에 감사하며 살아왔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저는 진실로 그분의 신실함을 보았습니다," 라고 기록했다.
이 책은 2016년 여왕의 생일을 앞두고 영국 전역과 많은 영연방 국가에 걸쳐 수천 개의 교회에 배포됐다. 책의 수요가 많아서 성경 협회는 150,000부를 추가로 인쇄해야 했다.
한 국가의 공주이자 교황이며, 수장이자 증조할머니, 외교관이자 제자였던 여왕은 변함없이 조용히 그 자리를 지켰고, 역사적 변화와 기술 진보가 역동하는 시기에도 나라와 영연방을 안정시켰다.
세인트앤드루스 신학교의 이안 브래들리 교수는 “궁극적으로 군주제는 그 자체를 넘어 신의 위엄을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군주제는 하나님이 주신 경외, 충성, 예배의 힘을 장려한다. 그것은 진정한 제재와 권위를 아래로부터가 아니라 위로부터 이끌어 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그런 군주였다. 여왕은 20세기와 21세기, 현대와 포스트모던을 넘나들며 자신이 견뎌낸 수많은 폭풍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자신의 믿음을 닻으로 삼았다. 끝까지 하나님 앞에서 신성한 대관식 서약을 이행하며 충실하게 살고 자신에게 맡겨진 사람들을 섬기며 살았다.
10.08.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