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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중국의 시대’선전하는 국제무대?

BBC, ‘2008 하계올림픽과 너무 다른 ‘2022 동계올림픽 개최지

시진핑의 입장 △중국은 100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중국의 시대가 도래했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세계무대에 올바른 위치에 설 수 있도록 수용해야 한다

 

반체제인사 구금, 위구르족 인권유린 등...해외 대표단 축소 예상 

중국이 바라는 올림픽 모습 맞춰 제작•장이머우, 문화적 비전은 유지 

 

 

동계 올림픽 개막을 앞둔 중국 베이징, 이제 곧 세계 최초로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가 된다. 하지만 2008년(하계올림픽 개최년도)의 중국과 2022년(동계올림픽 개최년도)은 중국은 천양지차다.

BBC 중국 베이징 특파원 스티븐 멕도넬은 분위기와 주최국의 태도, 베이징에 대한 전 세계의 기대 등 모든 것이 다르다고 전한다(Beijing 2022 vs 2008: Two Olympics and two very different Chinas).

 

 

나는 2008년에 베이징 올림픽을 취재했다. 지금도 베이징에 살고 있다. 그런데 2022년의 분위기가 확실히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체감한다.

보통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보다 관심을 덜 받는다. 올림픽에 투자하는 국가의 수만 해도 하계 올림픽이 훨씬 더 많다. 게다가 이번에는 코로나19라는 변수도 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코로나 제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징을 포함한 모든 도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상적인" 올림픽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번 올림픽에선 일반 대중에게 입장권을 팔지 않는다. 대신 국영기업이나 공산당 기관들을 통해 방역조치 준수, 관람 전후의 다중검사 등 엄격한 바이러스 통제조치를 따를 이들에게 입장권이 배포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없었더라도 중국은 2008년의 그 중국이 아니었을 것이다.

2008년 중국은 남부지역 눈보라사태가 발생하며 참담한 분위기에서 새해를 시작했다. 이어 티베트에서 승려들의 봉기가 일어났고, 쓰촨 대지진으로 7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국제사회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와 생존자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중국을 연민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은 이러한 호의 속에서 개막했다. 당시 공산당 지도자들은 경제 번영을 강조하며 전 세계에 중국을 과시했다. 새로운 건축 걸작, 도시의 활력과 즐거움, 멋진 예술행사, 언더그라운드 밴드, 외국의 사상에 대한 개방적 태도 등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2022년의 중국은 공산당 지도부가 달라졌고 이들의 우선순위 역시 이전과 다르다.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은 국제사회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취한다: △중국은 20세기, 즉 100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중국의 시대가 도래했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세계무대에서 올바른 위치에 설 수 있도록 중국을 수용해야 한다.

 

'미래지향적인' 2008년의 중국

 

1989년 천안문 광장에서의 유혈진압 이후 베이징은 2000년 올림픽 유치경쟁에서 시드니에 패했다. 

2008년 올림픽 개최권을 얻기 위해 중국은 올림픽을 개최할 자격이 있고 진보하는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몇 가지 변화를 발표했다. 외신에 대한 여행규제를 완화한 것도 그 중 하나였다. 그때까지 언론인들은 어느 곳이든 중국 내 지역들을 방문하기 위해선 지방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2008년 나는 다른 기자들과 함께 현재 주미 중국 대사로 있는 당시의 외교부장관 친강을 만났다.

우리는 그에게 올림픽이 끝나면 언론인들을 위한 규제가 예전으로 회귀할 수 있을지 물었다.

"말도 안 되죠." 그는 웃으면서, 자동차 기어를 다루는 흉내를 냈다. "중국은 기어가 하나뿐이며, 전진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그 말이 사실인 것처럼 느껴졌다.

사실 많은 면에서 중국은 분명 앞으로 나아갔다. 만약 지난 올림픽 때 베이징에 왔다가 이번에 다시 베이징에 온다면 그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도시의 기반 교통시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08년 당시 베이징 지하철은 올림픽 직전에 추가된 2개의 노선을 포함해 총 4개의 노선만 있었다. 현재는 27개 노선에 459개 역(더 늘어날 예정)을 가진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다.

 

2022년, 사라지는 공간들

 

하지만 베이징을 다시 방문한 사람이 조금 더 깊이 파고든다면 공산당의 입장과 다른 것들에 대한 관용이 상당히 줄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심지어 그중 일부는 사라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반체제 인사들은 올림픽 무렵에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말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2008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차이는 침묵할 지식인이나 인권변호사가 이제는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 중 상당수는 이미 오래 전에 구금됐다.

일반적인 학계 인사들도 자신들의 발언이 자칫 국가를 비하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어서 인터뷰를 꺼리고 있다. 변화는 이것만이 아니다. 2008년 올림픽 무렵 베이징에는 독특하고 자유로운 밤 문화가 있었다. 해외에서 온 방문객들은 현장의 에너지에 넋을 잃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과거의 일이 됐다.

머지않아 전 세계의 이목은 2022년 동계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에 쏠릴 것이다.

중국은 신장 내 위구르족에 대한 심각한 인권유린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한 일련의 외교적 보이콧 차원에서 이번에 베이징을 찾는 해외 정부 대표단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다른 국가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강경해진 것과 더불어 많은 해외 정부들도 중국에게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중국 공산당이 보여주는 자국민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외면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2022년 올림픽은 어떤 모습일까?

 

물론 장이머우 감독이 문화대혁명과 대약진운동을 다루던 그의 작품에서 변절했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2008년 그가 연출한 시각적 향연은 큰 찬사를 받았다.

그는 정치적 의도 없이 올림픽을 단순히 중국의 현 좌표와 미래 좌표를 보여주는 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세계에서 중국의 달라진 위치를 볼 때 그가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보여주는 것은 꽤 흥미로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전 세계가 올림픽 전반을 바라보는 태도에 영향을 줄 것이다.

전 세계는 이것을 텔레비전으로 보게 될 것이다. 베이징에 오는 외국인들은 올림픽에 참가하거나 일하는 사람들뿐이다. 그들은 오직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보호조치 안에 있는 것들만 보게 될 것이다.

이 모든 요소들은 중국이 바라는 올림픽 모습에 맞춰 만들어낸 것들이다. 무슨 일이든 잘못될까봐 불안해하는 중국정부에게는, 전 세계가 안방에서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는 것이 철저하게 그들이 원하는 바일 것이다.

이번 올림픽도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예술 감독을 맡았다. 2008년 올림픽과 같은 인물이 연출을 하다 보니 문화적 비전은 적어도 어느 정도나마 일정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02.05.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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