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성탄절을 보낸 후 유쓰그룹에서 3박4일 동안 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백신주사를 맞은 학생들만 참가할 수 있도록 했지만 수련회를 다녀온 학생 중에서 돌파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교회적으로 만나게 된 긴급하고도 어려운 상황을 2주 동안 보내며 경험했던 일들을 나누어봅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모습이기에 소개합니다.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한 후 급하게 수련회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과 부모님들 그리고 교사들과 사역자들로 하여금 PCR 테스트 및 자가격리를 요청했습니다. 비록 자가 키트에서는 음성이 나오더라도 PCR 테스트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도록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 후 2주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감사하게도 절대다수의 학생들과 교사 그리고 부모님들이 음성이라는 결과를 받고 비로소 주일예배에 참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교회가 이번 일을 만나면서 코로나가 확장세에 있는 이 시점에 우리가 배운 교훈들을 정리하면서 지혜를 나누기 원합니다.
첫째는 감염이 될 수 있는 여건을 최대한 조성하지 않는 것입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갖게 되는 ‘예배’와 달리 수련회는 잠을 자고 식사를 함께 해야 하는 공동체의 삶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감염될 경로가 많아지게 됩니다. 출발하기 전에 백신접종을 마친 학생들로 제한을 하긴 했지만 백신을 뚫고 들어온 돌발감염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된 것입니다. 백신접종을 신뢰하고 추진했던 결과가 우리에게 많은 실망감과 아픔을 주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1월 중순에 계획되었던 또 다른 수련회는 코로나가 안정된 이후로 연기했습니다.
둘째는 감염되었을 경우 함께 마음의 짐을 나누어지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감염을 원하거나 자신이 감염자인줄 알면서 참석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든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희생자에 해당됩니다. 그러기에 감염된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위로하고 서로 감싸주는 마음이 꼭 필요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자식이 코로나에 감염되었을 경우 쉽게 감정적인 언어나 비난이 쏟아질 수 있습니다만 이번에 유쓰그룹 학부모님들이 보여준 사랑과 위로와 협조의 모습은 참으로 고맙고 아름다웠습니다.
셋째는 빠른 정보의 교환입니다. 수련회 참가 후 감염된 사실을 안 다음 곧 바로 자가진단 키트 구입과 PCR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약국정보를 학부모회가 공유해주었습니다. 최근 급증세에 이른 감염자들로 인해 자가진단 키트 구입과 PCR 테스트 일정잡기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대형약국에서는 구입할 수 없는 자가진단 키트나 PCR 테스트 일정을 우리 주변의 규모가 크지 않은 약국에서 제공하고 있음을 알고 빠르게 그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얼마나 위력이 있는지 실감할 수가 있었습니다.
넷째는 우리 안에 남게 될 기억입니다. 이런 일을 만나면 불편하고 짜증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피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현상임을 알고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고 따뜻함으로 인도하는 글과 마음은 우리 모두에게 오래 남을 것입니다. 현재 거의 대부분의 코로나 감염은 2-3주 내에 해결되고 정리될 일임에도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상대를 아프게 하는 글을 남김으로써 사태가 해결된 이후에도 그 누군가의 마음에 평생 남을 수 있음을 기억한다면 우리의 말과 글은 분명히 신중해 질 것입니다. 감염을 피할 수 없었지만 그것을 사랑의 기억으로 바꾸어 우리 마음 속에 간직한다면 오히려 이 시기가 서로를 세워주는 축복으로까지 나가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서든지 찾아올 수 있는 코로나 감염의 시기를 지나면서 코로나를 피해갈 수는 없더라도 코로나에 의해 우리의 영혼과 교회가 유린당하기보다 감사와 돌봄의 기억이 더 선명하게 새겨지는 기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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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5.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