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 19 팬데믹이 가져다 준 새로운 상황이 있다면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는 말이다. 불확실성이란 판단이나 의사결정에 필요한 적절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이로 말미암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경제와 삶의 전반에 대한 불확실한 미래를 나타내는 말이다. 막연한 미래를 앞에 두게 되면 결정하는 일도 실천하는 일도 쉽지 않다. 오늘날 상황이 바로 이 불확실성의 시대라 말할 수 있다. 이런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차분하게 목표를 정하지 못한 채 인터넷 서핑에 지나친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상황을 반갑게 맞이할 사람은 없지만 신자는 세상 모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다. 오늘 같은 팬데믹을 허락하셨다면 이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서 들려주시는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이 시간을 가장 의미 있게 보내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세 가지 지침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먼 미래를 준비하지 말고 한 주간에 맞는 계획을 세워라. 이번 코로나 사태가 가르쳐 준 교훈은 하루를 살아가는 자체가 특별한 선물이라는 것이다. 매 주마다 누군가 교인의 별세 소식을 주보에 실을 때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이 바로 오늘이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곤 한다. 요즘은 포스트코로나시대를 위한 다양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거대한 뜻을 묻기 전에 이번 주 내가 하나님 앞에 살아야 할 삶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더 실제적이고 유익하다. 장기적 계획은 필요하지만 당장 이번 주에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는 것이 1년 후에 멋진 미래를 그리는 것보다 더 좋다.
둘째, 실천적으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것을 결정하라. 전쟁의 현장에서 지휘관이 해야 할 일은 지금 이곳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초대교회에 불어 닥친 팬데믹을 뚫고 부흥의 역사를 이룬 것은 죽음을 불사한 사랑의 실천이었다. 중세 시대 팬데믹이 쓸고 간 세상에 개신교의 불씨를 타오르게 한 것도 진리에 근거한 실천적인 사랑이었다. 팬데믹 이후의 교회와 신앙생활을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울지라도 모든 준비의 핵심과 방향은 실천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구슬이 세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우리 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시간을 정하고 행동에 옮긴다면 위기의 순간이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다.
셋째, 하나님과 이웃 사랑을 성실하게 실천하라. 성경이 가르치는 가장 큰 계명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팬데믹 사건은 하나님의 교회가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할지를 가르쳐 주었다. 집중해야 할 본질이 무엇이며 내려놓아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찾아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 모든 일에 하나님을 영광을 구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서 있는 이웃의 기쁨을 위해 자신을 드리는 것, 이 두 가지 계명은 실천할수록 우리 자신과 타인에게 유익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이다. 교회나 개인의 삶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 두 가지 질문과 연결하면 불확실한 시대에 세상을 밝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실천할 수 있다. 이 땅의 많은 교회가 이번 코로나 상황을 지내면서 다양한 이름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 하나님의 교회는 위기에 더욱 빛이 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이웃을 세우는 일은 아무리 신속해도 성급한 일이 아니다.
오늘부터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바로 실천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라.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면 당장 실천에 옮겨보라. 코로나 상황은 불확실성이라는 위기를 불러오지만 신자에게 이 위기는 가장 확실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신앙적으로 비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코로나의 숲을 지나면서 늘 기도하는 것이 있다. 광야 길을 걸을 때 평소 경험하지 못한 하늘의 만나를 체험하게 하시고, 사방이 막혀있을 때 홍해가 갈라지는 역사를 경험하게 하소서. 훗날 오늘을 돌아보면서 하나님이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셨노라고 고백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게 하소서.
preachchrist@kcpc.org
09.25.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