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인 5월을 맞이하여 가정이란 무엇인가, 깊이 생각해 본다. 가족은 가정의 테두리 안에서 소통, 화합, 안전, 가치 창출, 개념 확립을 통해서 ‘바른 성장’을 하는 최소 단위의 사회 구성원이다. 따라서 가정이란 선의의 경쟁을 하는 최초의 장이기도 하다. 모두가 ‘벽’이라고 말할 때 멈추거나 포기하지 말고 그 벽을 뚫고 나아가거나 뛰어 넘을 수 있도록 삶의 가치를 개발하고 공유해 발전시키는 근원이다. 그래서 가정의 건강한 문화가 사회와 연계되고 이어져 국가가 되고 역사가 된다.
그런데 가정의 달을 맞이해도, 어떻게 보내고 가정의 의미를 지켜야 하는지 난감한 크리스천들이 많이 있다. 특히 이민 가정에서 언어와 문화가 차이가 나는 자녀들과 그리고 대부분 외롭게 홀로 지내시는 부모님들에게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하면서, 가족의 하나됨을 기념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매뉴얼이 없다. 물론 교회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여러 가지 행사들과 가정의 달 기도 매뉴얼을 제공해주지만, 실제 가정에서 적용시키기에는 충분하지가 않다.
따라서 가족의 소중함을 먼저 다시 한 번 되새겨보고, 실제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방안들을 소개해본다.
우리는 매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간다. 삶이 힘들어도 돌아갈 집이 있고, 그곳에 가족이 있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 같지만, 참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렇게 고마운 걸 우리는 꼭 지나고 나서야 안다. 어느새 등이 굽은 부모님과 훌쩍 큰 아이들세월 다 지나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안아보고, 한번이라도 더 사랑한다고 말해야한다.
그래서 어떤 시인은 가족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한다:
“눈물로 걷는 인생의 길목에서/가장 오래, 가장 멀리까지/배웅해 주는 사람은/바로 우리의 가족이다”(권미경 ‘아랫목’ 중).
우리는 집에서 나와서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간다. 집이란 보호와 안식의 피난처이다. 세상 세파에서 보호하고 도망가 쉴 수 있는 보호처이고 안식처이다. 세상이 변하고 가족의 형태가 달라졌지만 가족의 소중함은 달라진 것이 없다. 가난한 사람이든, 부자이든, 배운 사람이든 못 배운 사람이든, 결혼을 한 사람이든, 안한 사람이든, 집이 없는 사람은 없다. 가족 없이 부모가 없이 태어난 사람은 없다. 세상에 살아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집이 있다. 가정의 소중함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에서도조차 가족 전체를 아우르는 설교나 가르침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2011년 한국 중견교회 50교회들을 선정해 가정의 달 설교 주제를 분석한 결과가 이를 반증한다.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 목사)는 중견교회 50교회를 선택해 3년간의 가정의 달 설교 주제를 분석했다.
500여 편을 분석한 결과, 가정과 관련된 설교는 36.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63.4%는 가정이 아닌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는 일반적인 가정 이야기가 12.2%, 자녀가 8.2%, 부부가 4.9%를 차지했다.
‘부부’를 주제로 한 설교가 가장 적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목회자들이 어버이나 어린이에 비해 부부를 주제로 설교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어떻게 보면, 프로그램이나 행사로서는 가정의 달 사역들이 진행되지만 주일 예배에서 가정에 대해 듣는 설교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따라서 가정이 소중하고, 아이들이 중요하고 부모님께 잘해야 한다는 심리적, 정서적 충동은 있지만 실제적인 노하우나 매뉴얼이 간접적으로나마 전달되지 못하다는 교회 환경을 말해주고 있다.
크리스천 가정의 건강성은 천국을 미리 맛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기 때문이다. 또한 불신자들에게 복음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도구이자 방편이 된다. 특히 이혼율과 싱글맘/대디 그리고 동성결혼의 카오스로 뒤덮인 미국사회에서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하나님의 사랑을 선포할 수 있는 감동의 쓰나미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교회는 가정의 달을 이벤트(?)가 아닌 중요한 사역 기간으로 정해, 예배나 설교 그리고 실제적인 매뉴얼 준비에 이르기까지 재고에 재고를 거듭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건강한 가정문화를 만들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1)고유문화를 만들자.
다른 가정과 비교해 상이점을 있다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고 이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가족 모두의 창의력을 기르고 성찰하는 지름길이다. 실제로,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찍은 사진들 중에서 엄선해 슬라이드를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같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아이들에게 할아버지나 할머니 삼촌, 고모들을 만나 인터뷰해서 동영상을 유트뷰에 업로드 시킬 수 도 있다.
2)같이 즐길 수 있는 취미나 문화생활이나 공동 공간을 만들자.
가장 흔한 방법이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오후에 같이 영화를 보는 “Family Movie Night”이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에 가까운 산에 가서 같이 걷는 산행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3)봉사를 통해서 나눔을 실천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자.
다운타운에 있는 노숙자 보호 시설에 방문해서 음식 봉사나 거주 커뮤니티 길거리 청소 등 가족이 모두 같이 섬길 수 있는 방안들이 많이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가족의 사랑은 봄날의 꽃피는 속도 보다도 더 빠르게 응집되고 커져갈 것이다. 날마다 가족의 온도가 상승하고 향기가 짙어져 어느새 가족 상호 간에 잘못된 점이나 취약한 부분을 핀잔 없이 고쳐 주고 보강해 주고 따뜻하게 감싸주고 격려하게 된다.
부모는 자식의 바깥이고 내부이며 자식은 부모의 전부다. 이는 부모와 자식의 사이가 아가페이며 온도차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부모는 자식의 진수고 자식은 부모의 진수다. 궁극적으로 부모는 자식을 인격체로 대하고 자식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부모라는 사실을 깊이 인지하고 공경할 때 행복은 저절로 넘쳐흐른다.
결론으로, 싱어송라이터이자 밴드 기억나무 보컬리스트인 황재웅은 “가족이라는 이름”이라는 곡으로 우리가 어떻게 5월을 맞이하고 지내야 하는 지를 노래한다:
“듣기만 해도/가슴이 먹먹해지고/고마움과 슬픔에/눈물이 흐른다/부족한 나를 감싸주고/안아준 가족들/지친 몸을 이끌고/집에 오면/그대들의 작은 숨소리에/난 안도감을 쉬고/언제나 지금 이 순간처럼/그저 같이/숨 쉴 수만 있었다면/난 더 바라는 게 없어/그게 행복이고/지금 나에겐 큰 힘이야/고마워요 날 지켜준/그대 사랑해요/내 눈이 당신을/본 순간부터/영원히 함께였으면 좋겠어/그래야만 그래야만 해요 우리/절대적인 영원이란 없겠지만/그래도 난 믿고 싶어요/그 영원의 시간/날 지켜준 만큼/이제 내가 그대들 뒤에서/언제나 지켜드리고 싶어요/늙고 지쳐 쓰러지지만은/않았으면 해요/언제나 지금 이 순간처럼/그저 같이 살아갈 수만 있다면/난 더 바라는 게 없어/그대가 없다면/나도 존재하지 않을 테니/고마워요 날 지켜준/그대 사랑해요/내 눈이 당신을 본 순간부터/영원히 함께였으면 좋겠어/그래야만 그래야만 해요 우리.”
05.04.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