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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통해 세상이 예수를 보네!

-앞을 보지 못하는 학생이 휠체어를 밀고 휠체어에 앉은 학생이 따뜻한 목소리로 방향을 알립니다. 그렇게 도착한 강의실에서 휠체어에 앉은 학생이 열심히 강의를 필기하고 나중에 앞을 보지 못하는 학생에게 다시 들려주면서 점자로 정리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휠체어에 앉은 학생이 도저히 꺼낼 수 없는 높은 책장 위의 책을 앞을 보지 못하는 학생이 찾아 가져다주면 휠체어에 앉은 학생이 소리내어 읽으며 함께 공부했습니다. 이 두 사람은 대구대학교 특수교육과 15학번 ‘김하은, 설진희’ 학생입니다. 같은 기숙사 룸메이트인 두 사람은 서로의 눈과 발이 되어주며 지난 4년간 공부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김하은 학생이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동영상 강의를 들을 때 그림이나 도표가 나오면 설진희 학생이 직접 말로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휠체어를 탄 설진희 학생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책과 물건들을 김하은 학생이 대신 꺼내주고 도서관과 강의실을 가는 길의 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렇게 공부한 두 사람은 '2019학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각각 서울과 울산 지역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앞으로 몸과 마음이 불편한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될 것입니다(인터넷 퍼온 글).

이 두 자매의 서로가 서로에 대한 격려와 배려가 참 놀랍습니다. 정상적인 신체를 가진 사람들을 부끄럽게 합니다. 자기만 알고 자기중심적으로만 살아가려는 사람들,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멸시하고 학대하며 마치 그들이 화풀이 대상인 듯 막 대하는 사람들 등등이 난무한 사회에서 이런 훌륭한 젊은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아직 세상을 향한 소망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주님, 내 아이를 만나주소서’, ‘제자는 행동한다.’ ‘팬인가, 제자인가’ 의 저자인 ‘카일 아이들먼’의 “나의 끝 예수의 시작”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다가가 예수님의 사랑을 보여주라는 설교를 듣고 우리 교회의 한 부부가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과 노인들을 섬기기 위해 파티를 계획합니다. 직접 정성이 담긴 예쁜 초청장을 만들어 일일이 찾아가 전해주었습니다. 파티 당일 감사하게도 초청장을 전해준 모든 분들이 오셨습니다. 작은 집 마당에는 모든 분들이 함께 모여 웃고 노래를 부르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 집의 맞은편에는 아주 싼 값에 묵을 수 있는 작은 여관이 하나 있습니다. 어느 순간 그 여관의 발코니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집 주인 부인이 마주쳤습니다. 그 부인은 그들의 시선에서 부러움에 가득 찬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뭔가 도전과 충격이 동시에 교차되었습니다. 바로 그때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라는 성령의 음성을 느낀 그녀는 자기 남편과 아이들에게 그 마음을 전하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들을 위해 얼마 남지 않은 성탄절 파티를 계획합니다. 부부는 성탄절 트리, 선물, 음식 등등 여러 가지 준비를 합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도 게임 기구도 설치했습니다. 여관에 찾아가 일일이 초청장을 각 방마다 넣어 드렸습니다. 성탄절 당일 그 여관에서 많은 분들이 이 집으로 건너와 오랜만에 정말 기쁘게 파티를 즐겼습니다. 그중에는 가정이 어려운 형편에서 학교 다니는 학생들, 타운에서 얻어준 방에서 지내는 홈리스 가족들, 수년째 홀로 방안에서 갇혀 답답하게 지내는 노인들, 갓난 애기 하나 둘러업고 가출한 부인, 사업에 실패하여 좌절과 절망에 곧 생을 마감하려 했던 사람 등등 다양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이 장면이 이상하리만큼 선명히 그리고 감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말씀 듣고 실천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한 마음 그리고 그들에게 돌아간 상급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말씀 따로 생활 따로, 하나님도 좋고 세상도 좋고 등등의 종교혼합주의, 편의주의적 신앙이 만연한 작금에, 그래도 말씀 듣고 실천해보려고 했던 이들 부부가 정말 마음에 와 닿습니다. 신앙은 생활입니다. 신앙과 생활 이 둘이 완전히 겹쳐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한번 그렇게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는 ‘간절함’은 그리고 그렇게 살지 못하는 나를 바라보는 ‘안타까움’은 나에게 절대적으로 살아있어야 합니다. 깨어있는 신앙의 경계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로 이 부부가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부는 또한 말씀을 실천하는 삶을 위하여 많은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투자했습니다. 자기의 것을 드려야만 할 수 있는 일을 했습니다. 마음은 원이로되 지갑을 열지 않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이름 나고 자기가 드러나고 칭송받는 일에는 지갑을 정말 아낌없이 열지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사랑의 나눔에는 인색한 사람들이 아니라, 이 부부는 그냥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고파 자기의 안위를 내려놓고 많은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자기가 가진 것들을 주님의 손 안에 놓여드렸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자기들이 한 사랑의 나눔과 섬김보다 더 큰 보상을 받았습니다. 바로 “감사와 기쁨과 행복”이었습니다. 진정한 삶의 의미요 가치입니다. 

이제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나를 버리고 내려놓는 기간입니다. 올해는 나의 가진 것들로 나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섬기는 사랑의 나눔과 실천이, 격려와 배려가 가득한 “나의 사순절”이 되시면 어떨까요? “세상은 나를 통해 예수를 봅니다.” 

pastor.e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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