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선교전략 연구소)
올해는 6.25가 발발한 지 73년째이다. 남북 분단의 갈등과 대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언제나 한반도에 하나 됨의 봄날이 오게 될까? 세월은 유수같이 흘러가는데 혹여 이러다가 남북 분단이 고착화되는 것은 아닌가? 불안감이 없지 않다. 지나간 현대사를 돌아보면 남쪽의 집권 세력에 따라 북쪽의 공산 세력을 상대하는 시각이 극명하게 달랐다. 보수 정권에서는 북한을 타협(妥協)보다는 타도의 대상으로 여기며 문을 걸어 잠갔다. 진보정권은 타도(打倒)보다는 타협쪽에 무게가 두며 어떻게든 손을 잡아 보려고 노력했었다. 이렇든 저렇든 결과적으로는 모두 맹탕이 되고 말았다. 실향민과 이산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상실감이 크다. 오호 통재(嗚呼痛哉)라! 지난 50년, 남북 관계를 통해 우리가 절실히 깨달은 것은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시 127:1a) 말씀처럼 하나님의 개입하심이 없이는 여리고 성같이 견고한 진(陣)인 휴전선의 벽을 허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허리 잘린 한반도에 성령의 회오리바람(Whirlwind)을 불어오게 할 수 있을까?
한민족은 단기 4356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배달의 겨레이다.
남, 북한은 지난 75년간 극한 이념, 체제, 군사적 대결을 펼쳐 왔다.
우리는 평화, 번영, 통일의 길로 나아가 제사장 나라로 우뚝 서야 한다.
대륙과 해양 세력의 교차 지역
한반도는 폐쇄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위로는 대륙에 아래로는 대양에 막혀 있다. 북쪽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잠재력이 큰 중국이 있다. 가장 땅이 크고 군사력이 강한 러시아도 있다. 동남쪽으로는 세계를 리드하며 가장 힘이 센 미국이 있다. 탄탄한 자본과 기술력을 가진 일본도 있다.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4대 열강이 우리를 포위하고 있는 것이다. 대륙과 대양의 관문에 있는 한반도는 양쪽으로부터 협공을 받기 쉬운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실제로 지난 역사 가운데 우리 민족은 이 세력들로부터 약 1,000번에 걸쳐 크고 작은 침략을 받아 왔다. 이에 반해 한반도를 개방적이고 팽창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야말로 대륙과 대양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최적지가 된다. 관광 인원과 물류가 교차하도록 인프라(Infra)를 구축하면 경제적 이권을 톡톡히 챙길 수 있다. 나아가 문화적으로 본다면 한반도는 대륙의 동양 문화와 대양의 서양 문화를 융합시켜 제3의 문화를 창조해 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이는 마치 유럽에서 그리스 반도를 떠올리게 된다. 그 땅은 남유럽 발칸 반도 끝에 있다. 3면이 바다로서 한반도와 비슷한 지정학적 위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서구 문명의 시원이라 할 수 있는 헬레니즘 문화를 꽃 피웠다. 실제로 한반도도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을 동시에 견인해 낼 수 있는 개방성과 포용성으로 독창적인 한류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현대사에서 한류가 아시아, 중남미, 이슬람권, 서구권 넘어 전 세계 구석진 곳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라 말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韓半島)의 지정학적 위치는 약점이면서 강점이기도 하다.
평화 번영 통일의 당위성
왜 우리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 번영과 통일의 길로 나아가야 하는가? 첫째 민족적 의미이다. 세계 24,000 종족 230개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만이 분단 가운데 있다. 세상에서 가장 볼썽사나운 것은 형제간에 다투며 반목하는 것이다. 우리는 6.25 사변을 겪으며 그 아픔과 상흔이 한이 되어 가슴앓이로 자리하고 있다. 일천만 이산가족의 비통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것인가? 피는 물보다 진하며 모든 이념을 초월한다. 둘째 경제적 의미이다. 경제규모 이론상 인구가 8천만 명이 되면 자체 내수시장만으로도 이윤이 창출된다. 경제적 측면에서 통일 대박을 언급했던 신창민 박사는 분단 및 대치 비용이 역으로 생산성의 에너지로 바꿔지게 된다는 것이다. Buy Korea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10년 동안 매년 11.25%의 획기적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한반도는 해양과 대륙의 물류 허브(hub)로서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셋째 시너지적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말 한 마리는 4톤의 무게를 끌게 된다. 그런데 두 마리가 함께 끌면 8톤이 아니라 22통의 무게를 끌 수 있다. 시너지 효과란 이처럼 상승작용을 나타낸다. 남과 북은 상반적이다. 남은 고급 인력과 기술과 자금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북한은 값싼 노동력과 많은 지하자원 및 관광 명소가 많다.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넷째 선교적 의미이다. 남북이 통일되면 북한의 지하교회도 드러나고 평양이 동양의 예루살렘으로 회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한반도의 일천만 크리스천과 중국의 1억 크리스천들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자연스럽게 왕래할 수 있다. 이렇게 두 나라의 교회가 연합하면 서로의 약점을 메꿀 수 있는 최고의 조합이 된다. 이는 예루살렘을 향한 영적인 주력부대로서 히말라야 산 같이 높기만 한 이슬람권과 힌두권을 거뜬히 넘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늘의 지혜와 땅의 지략이 필요한 대한민국
4대 열강 속에서 실타래처럼 얽힌 남북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한단 말인가? 우리는 솔로몬의 지혜와 삼국지에 나타난 책사들의 지략이 필요하다. 이는 마치 산 등정할 때 보듯 곳곳에 천 길 낭떠러지 같은 크레바스(crevasse)의 위험이 있기 마련이다. 우선 당사자인 대북(對北) 관계이다. 북한은 동족이라 할지라도 이념과 체제와 생각이 다르다. 인내 가운데 진정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쉬운 것부터 행동으로 보이며 순리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조급함은 금물이다. 이벤트성 만남도 절제해야 한다. 가슴을 열고 동족애로 나아가면 모든 장벽들은 하나씩 허물어질 것이다. 또 한 축은 대외(對外)관계이다. 한반도의 문제는 우리가 당사자 임에도 우리끼리만 풀 수 없는 한계 속에 있다. 주변국들은 우리에게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 속에 있다. 현실은 냉엄하다.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라고 했다. 저들은 남북통일의 물꼬를 겉으로 환영한다 해도 내심은 이해타산(利害打算)의 계산이 앞설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4대 열강의 체면과 입장을 고려하되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으로 접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내(對內) 관계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대개 국가가 망하는 것은 외적인 힘보다 내적인 분열에 의해서였다. 유대인은 진보와 보수가 코피 터지게 싸우다가도 대외 적이 나타나면 정쟁을 멈추고 하나로 똘똘 뭉친다. 중국인도 그러했다. 1937년 중일 전쟁이 발발하자 국공합작이 일어나 일본에 대한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외적인 위험이 있음에도 끝까지 자기들끼리 싸우다 망하면 소가 웃게 된다. 남북통일 전에 우리는 남남 갈등의 산을 넘어야 한다. 국론이 분열되면 외적으로 힘을 표출할 수 없다.
맺음 말
“우리의 소원은 통일/꿈에도 소원은 통일”이 동요는 안석주 작사와 그의 아들인 안병원 작곡으로 1947년에 발표되었다. 통일의 노래는 한국방송의 삼일절 특집 라디오 드라마의 주제곡으로 사용된 바 있으며 예전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늘 불렀었다. 헌데 지금은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통일 열망에 대한 민족적 현주소가 이 노래로 잘 드러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아예 통일을 반대하기도 한다. 저마다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는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민족적 과업을 등한시할 수 없다. 비록 힘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가야 한다. 그것은 평화 통일이요 복음통일이다. 어떤 경우에라도 한반도에 다시금 포화(砲火)가 있어서는 안 된다. 통일은 우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곳에 임한다. 성경에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둔다고 했다. 전 세계 한민족 크리스천들은 각자 서 있는 자리에서 본분에 충실하며 조국 대한민국과 함께 호홉하고 날마다 여호와께 탄원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에게도 꿈을 꾸듯이 놀라운 기적이 펼쳐지지 않을까? 한반도 허리를 휘감고 있는 용의 세력을 떨쳐 낸 자유로운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을 그려 보면서!
07/01/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