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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남길 것인가?

(역대하 33장)

오은규 선교사 (Mila Mission 대표)

얼마전 뉴스에 지난 2001년 9월 11일에 무너졌던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다시 완공되어 개관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 당시 단 2대의 비행기로 3시간 만에 110층이나 되는 건물이 쉽게 무너졌습니다. 이제 그곳에다 다시 건물을 짓기 시작하여 10여년 만에 15억 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들여 완공을 보게 된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의 집을 세우는 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과 물질이 들어갑니다. 반면에 그 집을 허무는 데는 아주 쉽게 허무는 것을 봅니다. 가끔 TV를 보면 포트레인이나 다이너마이트 몇 개를 가지고 빌딩하나를 쉽게 허무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신앙의 집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세우기는 정말 힘들어도 그것을 허물기는 아주 쉽다는 것입니다. 오늘 역대하 33장에 나오는 이야기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오늘 말씀은 히스기야왕이 어렵게 쌓은 신앙의 개혁을 단 한순간에 무너트린 두 명의 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제 새해를 시작하면서 오늘 말씀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묵상하길 원합니다.

신앙의 전수

처음 나오는 히스기야왕의 아들 므나셋왕은 12살 때 왕이 되어 55년간 통치를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므나셋왕은 히스기야왕이 15년의 생명을 연장 받은 후에 태어난 귀한 아들입니다. 그런데 이 아들 때에 와서 히스기야왕이 평생 바쳐 이루어놓은 개혁의 물결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는 히스기야왕이 없앤 산당을 다시 세우고 성전 안팍에 이방신을 섬기는 제단을 다시 만들고 점치고, 사술과 요술을 행하였습니다. 드디어 6절을 보면 그는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많이 행하여 여호와를 진노하게 하였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히스기야왕이 하나님께 기도하여 생명을 연장 받은 15년은 무의미한 삶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왕인 므나셋의 아들, 아몬왕은 어떠했습니까? 22절을 보면 그는 아버지 므나셋처럼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고 그의 아버지가 만든 우상을 섬겼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내용 속에서 한 가지 귀한 교훈을 얻습니다. 왕위는 히스기야에서 므나셋으로, 므나셋에서 암몬으로 잘 계승되어진 반면 신앙은 전혀 계승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히스기야왕 당대에 가졌던 좋은 신앙을 그의 아들과 손자에게 제대로 전수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 당대에 하나님을 잘 섬기고 믿는 것 중요합니다. 그러나 내 신앙, 내 믿음을 우리 자손들에게 전수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이스라엘 백성들의 암흑기인 400년의 사사시대가 왜 온줄 아십니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 중 하나로 사사기기자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백성이 여호수아의 사는 날 동안과 여호수아 뒤에 생존한 장로들 곧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모든 큰 일을 본 자의 사는 날 동안에 여호와를 섬겼더라…….그 세대 사람도 다 그 열조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삿2:7, 10). 우리자녀들에게 무엇을 남겨주어야 할까요? 얼마의 물질이나 집이나 자동차가 아닙니다. 그들에게 남겨주어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신앙의 유산이라 생각합니다. 유대인들은 그의 자녀들에게 남겨주어야 할 것을 전통과 율법이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도 피곤하지만 몸부림치며 새벽잠을 깨워 새벽기도 하는 전통, 나 쓸 것도 모자라지만 주의 일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헌신하여 드리는 이 열정, 이런 것을 물려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사람의 회심

그런데 11절 이하를 보시면 놀라운 사건이 일어납니다. 므나셋왕이 악한 일을 하니 하나님께서 앗수르 군대를 동원하여 치게 하고 바벨론으로 포로로 끌고 갑니다. 12절을 보면 므나셋이 고통을 하여 주 하나님께 간구하고 아주 겸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16-17절을 보면 므나셋은 이스라엘백성들에게 하나님을 섬기라고 명령하고 이스라엘백성들은 하나님을 섬기는 모습이 나옵니다. 우리는 여기서 또 하나의 교훈을 얻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나 한사람이 하나님께로 돌이킨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보여줍니다. 때때로 우리는 나 한사람이 돌아선다는 것이 무슨 큰일이겠는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나 한사람에게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내가 돌아서면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어 그들도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동화시인의 ‘나 하나 꽃피어’ 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라/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지 아니하겠는가?/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라/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지 아니하겠느냐?’ 그렇습니다.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의 영향이라는 것은 이렇게 대단한 것입니다. 선지자 요나가 그랬습니다. 그가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여 배를 탔을 때는 그 배안에 모든 사람들이 풍랑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그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니느웨로 갔을 때는 그곳에 수많은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역사를 일으킨 것입니다. 이제 새해에는 우리자녀들에게 좋은 신앙을 남겨주는 한 해가 되길 소원합니다. 또한 우리 주변사람들에게 좋은 신앙의 영향을 줄 수 있는 한 해를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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