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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하여 이르되”

사도행전 3:1-10
박성호 목사

(임마누엘장로교회 담임)

2023년 아버지날이었던 지난 6월18일 아침, 북대서양 한쪽에서 실종된 잠수정 소식에 전 세계 언론이 관심 어린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사건 발생 4일만 인 22일, 잠수정 ‘타이탄’의 잔해가 발견되었다는 해안경비대의 발표가 있기까지 그야말로 홍수처럼 많은 보도 경쟁으로 전 세계인의 이목이 며칠간 이 사건에 온통 집중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특종으로 내보낼 만한 여러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이 사건에 많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1912년에 침몰되어 북대서양 심해에 가라앉은 유명 여객선 ‘타이타닉'의 잔해를 탐사하는 오션게이트 회사가 주관한 아주 고액의 비용이 드는 특별한 미션이었다는 점, 그리고 탐사에 참여했던 다섯 명의 탑승자들 역시 억만장자를 비롯한 범상치 않은 사람들이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또한, 직접 이 탐사를 주관했던 스탁턴 러시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번 사고로 결국 사망하고 말았으며 이는 곧 오션게이트 회사의 몰락을 의미했기 때문에 상징하는 바가 컸습니다.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묵상하게 되고, 끝없는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인간의 탐구 정신에 경이로운 마음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권력과 재물을 아무리 많이 가져도 멈추지 못하는 이런 도전 정신에 유명을 달리한 분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6월 23일 뉴욕타임스에 올라온 리차드 페레즈-페냐라는 기자가 쓴 기사를 읽다가 갑자기 제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기자의 논지는 이 흥미진진한 잠수정과 다섯 명의 유명 탑승자들을 향한 관심은 그토록 뜨거웠던 반면에, 불과 사건이 있기 수주일 전에 지중해에서 시리아 난민들을 태운 어선이 그리스를 향해 항해하다 그만 침몰해 버려 5백 명이 넘는 희생자를 내었던 안타까운 사건에 대해서는 어쩜 그리 무심할 수 있는가 하는 따가운 비판의 내용이었습니다. 인간의 비참한 죽음 앞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사회의 현실을 지적하는 기사에 저 역시 뜨끔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바로 제가 그랬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령 안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은 주님의 마음을 소유하게 된다.

하나님의 눈길이 머무는 곳에 그들의 눈길도 머물게 된다.

하나님의 손길 닿는 곳에 그들의 손길도 닿게 된다.

 

그러면서 저는 이 사건을 선교적인 시각으로 뒤틀어 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이 80억에 가까운 이 지구라는 별에 살아가는 수많은 민족과 종족들을 바라보실 때 저와 여러분에게 같은 마음으로 도전하고 계신다면 우리는 오늘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이미 복음을 접하고 그 안에서 많은 복락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저와 여러분이 속한 환경에 계신 분들과, 지금도 여전히 전혀 복음을 접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다양한 문화적, 종교적 장벽에 갇혀 영적으로 죽어 있는 상태에 있는 수많은 영혼들을 생각해 봅니다. 주님의 관심은 바로 그곳을 향해 있지 않을까요?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향해 길을 나서는 목장의 심정처럼 말입니다. 만약 선교의 영역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여전히 존재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입니다. 

영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화려한 바베큐 파티를 벌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과 맹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해 죽어가는 분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단기선교로 세계 곳곳에 방문해 보면 그런 현실이 냉혹하게 우리 앞에 다가옵니다. 교회의 에너지와 기도와 선교가 어느 곳을 향해야 하는지 우리는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성령 안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은 주님의 마음을 소유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눈길이 머무는 곳에 그들의 눈길도 머물게 됩니다. 하나님의 손길이 닿는 곳에 그들의 손길도 닿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 습관처럼 오후 3시 기도 시간이 되어 성전에 오르던 베드로와 요한도 그리했을 것입니다. 그날따라 ‘미문’이라는 성전 입구에서 구걸하고 있는 장애인 한 사람을 유독 관심 있게 보게 됩니다. 3절 말씀을 보면 “베드로가 요한과 더불어 주목하여 이르되”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쳐다본 것이 아니라 아주 세심한 시선으로 관심 있게 본 것을 의미합니다. 성령 안에 살아가는 이들은, 주님의 뜻을 구하며 기도로 살아가는 이들은 하나님 마음 두신 곳에 그들의 마음을 쏟게 됩니다. 하나님과 ‘이심전심’이 됩니다. 성령강림 사건 이후 펼쳐지는 최초의 외부 사역이 바로 이 사건이었음을 떠올리시기 바랍니다. 선교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날 우리의 교회는 너무 ‘은과 금이 많아’(6절) 오히려 선교의 문이 막히고 있는 것은 아닐지요? 선교를 돈으로 하려다 보니 교회는 선교사님들을 마치 직원 다루듯이 하고, 가족 같은 교회가 아니라 회사 같은 교회로 점점 변모되어 가는 것은 아닐지요? 우리가 정말 최선을 다하여 선교와 구제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여 하나님의 프로젝트를 주도하거나 후원한다고는 하지만, 거기에 오늘 본문이 말씀하는 베드로와 요한처럼 마음을 투자하고 시선을 주목하는 관심이 없다면 우리의 프로젝트는 그저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선교지의 현실을 더 많이 보게 될 수록, 미전도종족의 현실을 더 많이 깨달을수록 우리가 정말 주목해야 할 곳들이 세상엔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관심받지 못하는 미전도종족, 미접촉종족들을 우리 한인교회들이 한 종족씩 입양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이 여름에 저와 여러분이 기도하며 바라보는 선교지들이 바로 하나님의 눈길이 머무신 곳, 하나님의 마음이 머무는 자리가 되는 2023년 여름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sunghopark@epcsj.org

07.15.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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