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수 목사 (라스베가스 안디옥교회)
어느 날 목사님이 분노에 대해서 설교를 했다. 예배가 끝나자 한 부인이 목사님께 와서 자기가 성질이 너무 급해서 고민이라며 자기 문제를 이렇게 고백한다. “목사님, 저는 작은 일에도 폭발을 합니다. 하지만 그리고 나서는 뒤가 없습니다. 금방 풀어버립니다. 뒤 끝이 없습니다. 비겁하게 마음에 두고 꿍하고 있지는 않지요. 일분도 안 걸려 툭툭 털어버리고 끝납니다.” 그러자 목사님께서 그 부인에게 정중히 말했다. “엽총도 그렇습니다. 한방이면 끝나지요, 그러나 한방만 쏘아도 그 결과는 엄청납니다. 다 박살나지요.”
화가 나는 분은 우선 참아야 한다, 한 노인이 모욕을 당해서 분해하고 있는 젊은이에게 충고를 해주었다. “젊은이, 사람이 모욕당하는 것은 진흙이 묻은 것과 같은 걸세. 진흙은 마른 뒤에 털어야 잘 털린다네. 속상하겠지만 지금은 일단 참게. 화날 때는 일단은 참고 보게. 그러면 일이 쉽게 풀릴 걸세. 만약 참지 못하고 감정대로 행동하면 반드시 후회하고 말걸세.” 젊은이는 지혜로운 노인의 충고를 받아들였다. 그랬더니 얼마 안 되어 모욕을 준 사람이 찾아와 사과를 하더란다.
살다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즉각즉각 화를 내기보다는 잠깐 심호흡을 하고 “내 안에는 예수님이 계시지! 주님은 아시지”하고 중얼거려 보기 바란다. 그러면 전혀 생각 못했던 주님의 평안이 여러분의 마음을 넉넉하게 해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 분노에너지도 소비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폭언이나 주먹 같은 행동을 참고 억제하면서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잠언 15장 18절에 분을 쉽게 내는 자는 다툼을 일으켜도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시비를 그치게 하느니라 했고 잠언 16장 32절에도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고 했다. 또한 성내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에서부터 기록 장부를 없애야 한다. 벧전4:8 “무엇보다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모든 허물을 덮느니라!” 했다. 덮는 것이 무엇인가? 기록 장부를 다시 들추어내지 않는 것이다. 제 아내가 첫 아기를 임신을 했을 때 저는 여자의 입덧이 무엇인지 몰랐다. 아침에 아내가 갈비를 먹고 싶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집을 나섰다. 그런데 그날 이북출신이신 권사님 한 분이 날도 더운데 냉면잡수시고 가시라면서 저를 냉면집으로 안내하셨다. 그리고는 냉면은 갈비와 함께 먹어야 궁합이 맞는 거라면서 갈비도 함께 시키셨다. 그런데 그렇게 맛있는 갈비를 먹은 것이 평생 처음이었다. 그날 집에 들어가면서 순진한 남편이 ‘오늘 정말 맛있는 갈비먹었다’고 얘기했다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아내의 매서운 얼굴을 그 때 처음 보았다. 그런데 그 뒤로 벌써 십수 년 지났는데도 갈비 얘기만 나오면 여지없이 몇 년도 몇 월 초까지 언급하면서 ‘마누라는 입덧하느라 그렇게 고생하는데’하면서 그 갈비얘기를 꺼내어 마음 편히 갈비를 뜯을 수가 없다. 그런데 여자분들 이상한 것은 설교말씀은 아멘 아멘하며 들어도 돌아서기가 무섭게 잊어버리는데 그런 안 좋은 일은 자신의 아이큐를 훨씬 초월한 천재적인 기억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숱한 남편들이 꼼짝없이 형사에게 고문을 당하는 죄수가 되고 만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비로소 마음 편히 갈비를 먹기 시작했다. 아마 그 닳고 닳은 장부를 언젠가 찢어버린 것 같다. 가정이나 교회에서 안 좋았던 경험들을 빨리 쓰레기통에 버리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쓰레기통을 다시 뒤적거리지 말아야 한다. 집안에 냄새만 진동할 뿐이다. 우울증 환자의 증상 중에 하나가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이다. 다 지나가버린 날들의 분노와 상처 그 아픔을 꺼내서 다시 깊이 묵상을 시작하고 억울하게 당했다 싶은 악한 기억들을 꺼내 들고 다시 분-해하다가 지신 속에 남아있는 긍정의 힘마저 다 소비시키고 마는 것이다.
부부사이에도 우리 성도들 사이에도 다시는 구질구질한 쓰레기통 뒤적거리지 않기로 결심하자. 그 못된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서이다. 그 쓰레기통을 뒤적거릴 때마다 내 마음에 더러운 악취가 가득하게 쌓일 뿐이다. 그리고 그 쓰레기통을 다 비워달라고 주님께 기도하자! 우리 하나님께서 십자가로 동에서 서가 먼 것 같이 흔적도 없도록 다 지워주실 것이다. 그리고 잘못을 기록한 장부를 찢어버려야 내 눈에도 그의 장점과 좋은 점들이 보인다. 여러분 인생의 남은 페이지에는 성내기보다 존경할 만한 좋은 일을 적어가기 바란다. 그러할 때 결코 외롭지 않은 인생이 될 것이고 가정도 화목하여 가문이 일으켜 세워지는 복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