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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의 교훈

강준수 목사 (라스베가스 안디옥교회)

하나님을 인격적 하나님이라고 말하는 것은 느끼고 생각하고 또 행동하는 인격을 지니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물론 인격을 지니신 분이시기 때문에 대화를 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래서 말씀도 하시고 기도를 들으시기도 또 행하시기도 하신다. 하나님의 대화술은 다양하다. 우리 양심을 통해서 선악을 말씀하시기도 하시고 역사와 자연을 통해서 소리 없이 말씀하시기도 하신다. 죄성 때문에 그 하나님의 음성을 알아듣지도 못하게 되자 인간의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직접 내려오셔서 말씀하시기도 하셨다. 그 육체를 입고 오신 성육신은 하나님이 가장 친밀하게 교감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신 것이다. 그래서 내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다고 하신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대화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자주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방법인데 사건과 고난이라는 말씀도 있다. 하나님이 조용히 역사와 자연양심 그리고 성경말씀을 통해서 이렇게 저렇게 말씀해도 알아듣지 못할 때에는 고난을 통해서 사건을 통해서도 말씀하신다. 그래서 어떤 분은 고난을 하나님의 확성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성경을 통해서 또 설교말씀을 통해서 말씀하셔도 알아차리지 못하다가 고난을 당하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님의 음성을 깨닫고 회개하고 자신의 죄된 행실을 고치기도 하고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성도들은 고난의 현장에서 언제나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인다. 하나님이 이유도 없이 사랑하는 자녀에게 고난을 주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한국은 ‘세월호 침몰’이라는 국가적 대재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인격적인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은 세상 사람이 받지 못하는 새로운 교훈을 받아야 한다. 인격적인 하나님이 고난을 통해서 주시는 교훈이 있으며 그 교훈을 깊이 새겨야 하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에 보면 사도바울이 타고 가던 배가 뜻밖에 해상에서 만난 일을 보여주는데 한 사람도 죽지 않고 전원이 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이 세상을 항해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된다. 여기서 하나님이 금번 세월호 사건을 통해서 주시는 교훈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

우선 지도자의 사명감에 대한 말씀이다. 사명감이 투철한 사도바울이 드러난다. 보시라!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나서 276명이 함께 타고 가던 배가 좌초당하여 다 죽게 되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거루를 잡아 끌어올리고 줄을 가지고 선체를 둘러 감는가 하면 배의 연장들과 모든 짐까지 바다에 내던지고 심지어 사흘 째 되던 날에는 배의 기구들까지 다 바다에 풀어버렸다, 그런데 그 와중에 자기들만 살려고 도망치는 선원들을 보자 혹독하게 꾸중을 하고 그리고 이것을 먹어야 산다고 떡을 나누어 주는 사도바울의 헌신적인 인격이 돋보인다. 그동안 시달리며 굶주렸던 사람들이 안심하고 떡을 받아먹더니 끝내 한 명도 죽지 않고 무사했다. 사도바울은 지도자로써 절명의 위기에서 사명감이 투철했다. 진심으로 사람을 생각하고 잘 섬겼다. 그런데 세월호의 선장은 근무시간의 반절 이상을 침실에 들어가서 잠을 자는가 하면 급박한 상황을 알아차리고도 승객의 안전과 생명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자기만 살자고 도망쳐 나왔다. 그런 사람을 믿고 476명의 생명이 올라탄 것이다. 나를 선장으로 믿고 온 몸을 맡기고 올라탄 사람들을 생각해야 하고 침몰의 위기에서는 그 모든 생명들을 구하기 위해서 내 목숨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어야 했다. 그런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이다.

이번 세월호의 침몰과 온 국민이 퍼붓는 저주스런 질타를 보고 들으면서 저에게 제일 먼저 두려움으로 밀려온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 교회라고 하는 배를 맡은 목사인데 제가 사명감에 투철하지 못하고 게을러서 깨어있지 못하거나 천하보다 귀한 성도 여러분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다면 한 순간에 교회에 함께 승선한 우리 모든 성도들이 잘못될 수 있을 것이고 세월호 선장처럼 목사도 그 무서운 질타와 심판을 당한다는 두려움과 목사로써의 사명의식과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뜨겁게 느꼈다. 그런데 교구장들과 권사구역장, 각 선교회의 회장도 그리고 각 부서부장도 마찬가지이다. 내게 맡겨진 성도들을 생각하며 항상 깨어있어야 하고 그 사명감에 투철해야 한다. 자기 사명은 망각하고 세월호의 선장을 비판하고 신랄하게 지탄해선 안 된다. 나도 비판을 넘어 심판을 면치 못하는 세월호의 선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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