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수 목사 (라스베가스 안디옥교회)
나에게는 종종 기억나는 기사가 하나 있다. 전에 우리나라 산악인 중에 세계적인 여성 산악인 고미영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이다. 산을 등반한지 1년 반 만에 히말라야 8천 미터 이상 되는 세 개의 봉우리를 등정해서 산악인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던 여성 산악인인데, 히말라야 남가 파루바 정상에 오름으로 3-4년 만에 8천 미터 이상 되는 열네 개의 봉 중에 열 한개 봉을 정복한 세계적인 인물이 되기도 했던 분이다. 그 히말라야 정상에서 그녀는 모교인 상명대학교 깃발을 들고 활짝 웃으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하산하던 중 해발 6천 미터 지점에서, 그만 약 2000미터 되는 협곡 아래로 추락해 죽고 말았다. 열한 개의 봉을 올랐을 때 그 정상에서 그는 남은 세 개의 봉도 안전하게 등정해 대한민국여성의 기상을 세계에 떨치겠다고 선언했단다. 그리고 41세의 미혼으로써 자신의 가슴속에 담고 있는 사랑하는 한 남자에게 열 네 개의 봉우리를 모두 오르고 나면 그때 우리 사랑의 결실을 맺자고 결혼약속을 했단다. 그러나 그 모든 선언과 약속은 그 히말라야 산속에 묻혀 버리고 말았다.
잘 되니까 염려할 것 없다고 활짝 웃으면서 샴페인을 터뜨리고 기념촬영을 찍는 그 순간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는 것, 그것이 우리 인생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할 수 없는 ‘불행’이란 친구를 만나게 된다. 우리가 아무리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그래도 치밀하게 계획하고 계획한 일들까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때가 있다. 예상치 못한 그 ‘친구’로 인해서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이 우리 인생인 것이다. 그런데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또 이르시되 너희 중에 누가 벗이 있는데 한밤중에 그에게 가서 말하기를 벗이여 떡 세 덩어리를 꾸어 달라. 내 벗이 여행 중에 내게 왔으나 내가 먹일 것이 없노라 ” 불행이란 친구가 예기치 못한 때에 찾아오면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때 찾아가 도와달라고 사정할 또 다른 친구가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그 친구가 누구인가? 바로 우리 친구 예수님이다. 그래서 ‘죄 짐 맡은 우리 구주 어찌 좋은 친군지’ 하고 찬송한다.
많은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슬픔을 만나면 하나님을 찾아가기보다 내가 왜 이런 인생을 살아야 되나? 하필이면 왜 우리 가정인가? 심지어 원망과 분노와 좌절의 한을 쏟아 놓기가 쉽다. 그런데 성도들은 친구 되신 주님께 찾아가서 하나님! 저의 집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친구에게 줄 것이 전혀 없습니다. 떡덩이 세 개만 주세요. 그렇게 도움을 청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기도라고 한다.
그렇다. 예수 믿는 사람들에게도 불행이란 친구가 어떤 모습으로 언제 찾아오든지 그 때 꼭해야 될 일은 바로 ‘좋은 친구’ 예수님을 찾아가는 것이다. 조용히 주님을 찾아가 기도하는 것이다. 억울하다고 인생 망쳤다고 불평을 쏟아놓는 것이 아니고, 하필이면 왜 우리가정에 이런 일이 일어났냐고, 왜 하필이면 우리 남편에게 저런 일이 생겼냐고, 왜 내 자식에게 이런 일이 생기느냐고! 원망하고 타령하는 것이 아니다. 한숨 쉬고 눈물만 흘리지 말고 하나님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어려울 때 찾아가 도움을 구할 친구가 있다고 하는 것 얼마나 큰 복인지 모른다. 더구나 그 분이 바로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면 그 복이 얼마나 큰 복이겠는가?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하늘이 돕는 사람이라고 한다. 바로 예기치 못한 불행이란 친구를 만날 때 전능하신 하나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잘 하시던 집사님께서 어느 날 폐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때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들은 집사님의 자녀들이 어떻게 우리 아빠에게 아니 우리 집에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냐고 따지고 들면서 더 이상 믿음 생활하기 어렵겠다고 하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 자녀들이 없을 때 집사님을 만나서 ‘집사님이 유언에 빠뜨리지 말아야 할 말씀이 꼭 하나 있다고 말씀을 드렸다. 자녀들에게 “얘들아! 결국 이 암으로 아빠가 세상을 떠날지라도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일은 정말 값진 일이란다. 내가 하나님이라도 찾았으니 이런 때 아니 다가오는 죽음의 순간에도 평안이 잠 잘 수 있는 거다. 아무리 큰 소리쳐도 인생이란 결국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걸어가는 거야. 그러니 너희도 예수 잘 믿어라!” 그렇게 꼭 하셔야 한다고 부탁했다. 왜냐하면 그 집사님도 좋으실 때 잘 믿다가 이런 때에 하나님을 원망하고 떠난다면, 자녀들도 원망하고 인생을 망쳐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그 집사님께서 그 고통 중에도 아멘! 아멘! 그러시더니 정말 자녀들에게 정말 하기 힘든 말씀을 하셨다. 그런데 그 다음날 집사님을 뵈었는데 하시는 말씀이 “다가오는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려고 하니 마치 칠흙 같은 어둠을 홀로 걸어가는 것 같은데 그런데 주님을 붙잡고 함께 걷는다 싶으니 마음이 정말 얼마나 평안한지 지난밤 잠을 잘잤다”고 하시면서 “어제 목사님 해주신 말씀이 자식들만이 아니라 제 자신에게 너무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그분이 세상을 떠난 후에 그 유가족 세 사람이 함께 찾아왔기에 기도해주고 그 아들에게 말했다. ‘고맙다! 이제부터 네가 가장이다! 네가 아버지 대신하는 사람이니 아버지 신앙을 잘 이어받아 신앙생활 잘하고 가정 잘 이끌어가라!” 그랬다. 인생이 그렇지 않은가? 예측하지 못한 불행한 일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그런 일을 만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때 우리가 입술로 원망하거나 불평하거나 주어진 우리 삶을 저주하지 않고 조용히 찾아가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주님이 계시다는 것, 그것이 축복인 것을 알아야겠다. 불행이라는 친구가 찾아올 때마다 죄의 짐까지 지신 주님을 찾아 만나서 임마누엘의 축복을 누리는 것은 예수 믿는 사람들이 누리는 또 하나의 축복이리라. revpetergang@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