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곤 목사 (참사랑교회)
늘 새해는 다짐의 해입니다. 마음의 다짐과 의지는 매해 되풀이 됩니다. 지난 한해도 뭐 하나 제대로 이룬 것 없는 거 같아 마음 한켠이 쓸쓸합니다. 그러나 지난 1년동안도 이모저모로 우리를 지켜주시거 채워주시고 인도해주신 하나님 은혜를 생각하고 발견하면 그 쓸쓸함에 감사가 가득 채워집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하실 일과 우리들이 할 일이 나눠져 있습니다. 구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이고, 주시고 찾게 하시고 열어 주시는 것은 하나님이 하실 일입니다. (마 7:7). 우리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고,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을 더하십니다. (마 6:33) 사람이 할 일 제대로 하지 않고 하나님께 다 해달라는 것은 신앙의 나태, 게으름입니다. 반대로 하나님이 하실 일조차 사람이 다할 수 있다는 것 즉 “내”가 인생의 주어가 되는 것은 신앙의 교만입니다. 건강한 신앙은 “먼저 기도하고 우리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이 하실 일 하나님의 채워주심과 인도하심을 기다리는 믿음”입니다. 20년전 일입니다. 큰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였는데 담임선생님이 1학년 아이들에게 주신 첫 번째 숙제가 각 가정의 가훈을 가지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가슴에 품어둔 말씀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가훈으로 까지는 정리가 안된지라 이 기회에 신앙의 가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평소에 항상 제 가슴에 살아있는 “작은 일에 충성하라!”를 가훈으로 보낸 적이 있습니다. 늘 자기를 과대평가하여 평생 “큰일을 맡겨주면 잘할 텐데, 아직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어” 하고 항상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가 누군데 어떻게 이런 시시한 작은 일을 할 수 있냐”고 늘 큰소리만 떵떵 거리며 일은 하지 않습니다. “게으름”입니다. 저는 중등부 다닐 때 목사님 설교중 “게으름도 ”악”이라는 말씀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게으르고 악한 종”, “착하고 충성된 종”입니다. “악하고 착한”의 기준이 “게으름과 충성”이었습니다. 나에게 맡겨진 일들이 아무리 작은 일일지라도 또 무엇이든간에 즉 그 자리가 아버지이든, 자녀이든, 목회자이든 성도이든, 주인이든 종업원이든 자기가 현재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보다 큰 일을 맡기시고 더하시는 축복”이 임합니다. 바로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나 또한 그렇게 사역을 감당하고 인생을 살리라 다짐해 보던 기억이 떠 오릅니다.
2015년을 열면서 우리가 할 일은 맡겨주신 작은 일들을 귀하게 열심있게 최선을 다하는 일입니다. 하나님이 하실 일은 보다 큰 일을 맡겨주시고 더하여 주시는 일입니다. 제주도에 조랑말을 가지고 있던 할아버지에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2명의 사랑스런 손자들이 있었습니다. 손자들이 좀 크자 할아버지에게 서로 조랑말을 달라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얼마나 난처한지요. 어느 날 할아버지는 손자들에게 작은 병아리 1마리씩을 주면서 잘 길러 보라고 했습니다. 큰 손자는 모이를 쪼아 먹으며 이리저리 돌아 다니는 병아리와 들판에 있는 조랑말을 한번씩 바라보고는 한숨만 쉽니다. 둘째 손자는 열심히 병아리에게 모이도 주고 물도 주고 성실히 돌봅니다. 1주일에 지나자 할아버지는 손자들에게 각기 병아리를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큰 손자의 병아리는 기운도 없고 생기가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합니다. 작은 손자의 병아리는 기운도 생생하고 생기도 돌고 줄곧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바쁩니다. 할아버지는 조랑말을 둘째 손자에게 줍니다. 큰 손자는 할아버지에게 화를 냅니다. 그때 할아버지는 큰 손자에게 말합니다. ‘병아리도 잘 키우지 못하는 네가 어떻게 조랑말을 잘 키울수 있겠느냐?“고. 2015년도 새해입니다. 올해라고 뭐 그렇게 세상이 달라지겠습니까? 오히려 더 많은 문제들이 우리들 앞에 놓여질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세상이 아니라 항상 우리들의 믿음입니다. 세상보다 더 큰 믿음을 갖는다면 세상이 뭐 그리 대수겠습니까? 동물학자들은 말과 소의 눈에는 사람들이 자기보다 더 크게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길들여집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보다 훨씬 큰 소와 말을 우리가 어찌 당하겠습니까?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크게 보이고, 문제를 바라보면 문제가 크게 보이고 문제가 블랙홀이 되어 빠져 들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바라보면 하나님이 세상보다 더 크게 보입니다. 거기에 해결이 있고 거기에 응답이 있고 거기에 역사가 나타납니다. 2015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 세상보다 더 큰 믿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세상을 이기시고, 주어진 맡겨진 작은 일이 무엇이든 그 자리에서 최상의 열심과 충성을 다하여 보다 큰일을 맡기시고 더하시는 축복이 이루어지는, 독자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 안에서 최선을 다할 때는 그 결과가 무엇이든 후회가 아니라 감사가 채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