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곤 목사 (참사랑교회)
멕시코 어떤 마을에 온천과 냉천이 한 곳에서 가지런히 솟아나는 신기한 곳이 있다고 합니다. 동네 아낙네들은 빨래 광주리를 가지고 와서 온천에서 빨래를 삶고 냉천에서 헹구어 깨끗이 옷을 빨아 집으로 가져갑니다. 그 모습을 본 관광객이 옆에 있는 가이드에게 말합니다. “이곳 부인들은 참 좋겠습니다. 찬물과 더운물을 마음대로 거저 쓸 수 있으니까요. 이곳 사람들은 온천과 냉천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겠군요?” 그랬더니 가이드가 대답하기를, “그렇지도 않아요. 이곳 아낙네들은 빨래하기에 꼭 필요한 것이 나오지 않는다고 불평이 더 많답니다.” “아니, 그게 뭡니까?” “땅에서 비누가 안 나온다고 불평을 한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혹 오늘 우리들도 땅 속에서 비누가 나오지 않는다고 투덜대지는 않는가를 생각해봅니다. 사람의 마음은 이렇게 있는 것에 감사하기보다는 없는 것에 불평합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나에게 없는 것을 세어보고” 불평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나에게 있는 것을 세어보고” 감사합니다. “먼저 주어진 것에, 있는 것에 감사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많은 것들이 “생각해보면 감사의 조건들”이 됩니다. 어느 글에 보니까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심장은 하루 동안 자그마치 10만3천6백89번을 뛰고, 폐로는 2만3천40번 숨을 쉰다고 합니다. 내가 무슨 수고를 해서 이렇게 심장이 잘 뛰고 폐가 호흡합니까? 아닙니다. 나는 아무 수고도 하지 않았는데도 하나님께서 나의 심장과 폐를 움직여주셔서 내가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주님의 은혜입니다. 우리가 오늘 이렇게 예배드리고 봉사할 수 있는 것도, 비록 힘들고 어렵더라도 아침에 눈을 떠 출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도, 매일 못마땅해 하며 투닥거려도 남편과 아내와 자녀들이 있다는 것도, 하다못해 밥을 내 손으로 먹을 수 있는 것도, 내가 다른 사람 부축 없이 혼자서 잘 걸어 다닐 수 있고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고 입으로 말할 수 있는 것조차도 등등 매일 매일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감사입니다. 우리는 너무 자극적인 시대에 살고 있기에 이렇게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감사를 잊고 잃어버리기가 쉽습니다. 말을 타고 가던 청년이 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졌는데 하나도 안다쳤습니다. 선생님에게 뛰어가 상황을 설명하며 감사해 하자, 선생님이 대답하기를 “정말 하나님께 감사하네 그려. 그런데 나는 지난 40년 동안 그 길을 다녔는데 1번도 사고가 난적이 없다네. 이 또한 감사하지 않은가?”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우리들은 큰 사고 중에 안전하게 지켜주신 하나님께 당연히 감사하지만 그러나 사고 없이 일평생을 살아가는 것이 더 큰 은혜임을 망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는가요? “우리는 일상에서의 감사를 잊지 말고, 잃지 말고 살아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잘 나가는 핑크빛 인생의 순간에는 누구나 다 당연히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러나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보낼 때는 한숨 쉬며 감사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믿는 자들은 고통 안에도 반드시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감사하기 힘들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사도바울처럼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룰 줄 믿고”, 자족하는 일체의 비결을 배워 “나는 할 수 없으나 성령이여! 나를 도우사 내가 마음으로, 입술로 범죄치 않고 성령이 주시는 능력으로 범사에 감사하게 하소서!” 이렇게 모든 일에 늘 항상 감사의 찬양을 드리며 성전에 들어가야 합니다. 욥은 사람이 처한 가장 혹독한 시련가운데서도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23;10)는 것을 믿고, 시련 중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했습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고,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고, 밭에도 식물이 없고,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송아지가 없어도(합3:17-19),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고, 그 살아계신 하나님이 반드시 나를 치유하시고 회복시키실 줄 믿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드립니다. “Thank”는 “Think”에서 출발합니다. 뭘 해줘도 맛있다, 맛있다 하며 먹어야, 해주는 사람도 마음이 기뻐서 더해주고 싶잖습니까? 우리들도 감사하다, 감사하다 하며 살아야 하나님도 기뻐서 “내가 더 감사의 조건들을 많이 만들어줘야지!”하고 마음먹으시지 않겠습니까? 있는 것에 감사하고, 일상에서 감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여 ”범사에 감사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살아가야 합니다(살전5:18).
그리고 이웃들에게도 나누며 베풀며 섬기며 살아야 합니다. 그곳에 더욱더 하나님의 은총이 깊이 임하실 것입니다. “감사와 나눔과 은총”은 함께 갑니다. 이 역사가 이 가을에 우리 모두에게 임하셔서 더욱더 풍요로운 추수감사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