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서 목사 (엘크그로브 가스펠교회)
목회자마다 소속된 교단이 다르고, 교단의 헌법과 교회의 정관이 달라서 목회자의 은퇴 연령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65세에서 75세까지를 목회자의 정년으로 삼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은퇴 연령은 적어도 30여년에서 50여년 전에 작성된 교단 헌법들이나 교회 정관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은 21세기에는 한번 쯤 심각하게 재고해야할 진부한 규정이란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담임목회자가 성도들과의 원만한 관계 속에서 목회 사역을 감당하고 있음에도 단지 은퇴 연령 제한 때문에 교회를 사임하며 은퇴를 해야 한다는 것은 목회자와 교회의 큰 손실일 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도 득보다는 해가 될 수밖에 없는 악법이요 악한 규정이 될 것입니다.
목회자가 목회 시작 연령에 따라 20-30년의 왕성한 사역을 하고 이제 인격적으로나 목회 경륜에서나 가장 바람직한 목회자로 활동할 시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이 은퇴함으로써 야기되는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목회자를 새로 청빙하는 대부분의 교회들의 광고를 보면 연령이 언급되어있는 바, 심지어 40세를 넘지 않는 담임목회자를 찾는다는 광고가 눈에 띄이기도 합니다. 조금 너그러워도 45세에서 50세를 넘지 않습니다. 50세 중반이나 60세 중반을 넘긴 목회자로서는 풀타임으로 섬길 수 있는 사역지는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부목사로써 사역 경험을 조금 쌓은 젊은 목회자들 가운데에도 준비된 훌륭한 목회자가 물론 많이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목회 현실은 대형교회에서 부교역자로써 배운 상식과 이론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목회 현장의 높은 벽과 장애물들로 가득차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악순환은 계속 반복되어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제가 담임목회자로 섬겨온 지역에도 60대 초 중반에 은퇴하신 많은 목회자분들이 계셔서 제가 출타하거나 특별한 집회 때마다 초청해서 말씀을 증거하시도록 부탁하곤 했습니다. 은퇴 목회자들은 출석할 교회가 없어서 은퇴하신 목사님들끼리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거의 관행처럼 되어가고 있습니다. 조금 일찍 자발적으로 은퇴하신 분들을 보면 해외 선교지로 나가시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시지 않으면 노년에 선교지의 삶은 큰 위기와 부담으로 변할 수도 있기에 유념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또 다른 선택이 교회개척을 하시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개척 참여 교인이 없이 목회자 부부만으로 시작하신다면, 그것도 미주 지역에서 개척을 하시는 경우는 여러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90퍼센트 가까이가 3년 안에 교회 문을 닫게 되는 아픔을 겪게 됩니다.
많은 이민교회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워서 조기 은퇴하거나 정년이 되어 은퇴하시는 목회자들의 여생을 돌봐드릴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대안은 목회자들 스스로가 은퇴 후의 삶을 위한 준비를 하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식들에게 의지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언제 고갈될 지 모르는 소셜시큐리티 연금에만 의지해서도 안됩니다. 재정적인 문제를 떠나서도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정기적으로 일하는 자원봉사사역부터 시작해서 자기 적성에 맞는 간단한 직업교육도 받아서 취업의 문도 두드려 보시는 적극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교회들도 경륜이 많은 60대 목회자들을 청빙해서 5년-10년 정도의 마지막 목회사역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교회와 목회자들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지혜로운 선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 어디에도 사실 하나님의 종들에게 은퇴연령을 정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주님이 부르시면 육신의 장막을 거두고 주님께 가서 영광의 면류관을 받는 모든 주의 종들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