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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방화(Glocalization)로 성육신적 사역(Incarnational Ministry)을 추구하라

최동진 목사 (샌디에고 반석장로교회)

Glocalization(세방화)이라는 말은 세계화를 뜻하는 Globalization과 현지화를 의미하는 Localization을 합친 말로, 원래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가 만들어낸 경영학적 신조어이다. Globalization은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생산과 원재료 조달 및 판매활동을 최적의 장소에 배치함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영방식이며, Localization은 현지의 문화나 소비자 기호 등의 차이를 반영하여 생산, 마케팅, 연구개발 등의 활동들을 현지 실정에 맞게 수정하여 실행하는 경영방식이다. 즉 이 둘을 합친 Glocalization이란 세계화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현지 국가, 혹은 현장의 기업풍토를 존중하는 경영방식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세계는 지금 무한경쟁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은 물론 각 국가들 역시 자신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김영삼 정부시절에는 세계화를 부르짖었다. 더불어 김대중 정부시절에는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등의 정보통신기술 계발을 위해 광케이블을 설치하며 전세계를 하나의 망으로 연결시켰으며, 동시에 지방자치와 분권을 제도화 하고 지방정부의 특성을 활성화 하여 서로간의 국경을 없애고, 도시와 지방을 하나의 단일시장으로 형성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Glocalization전략을 강조하는 자들은 “사고와 전략은 Global하게 하되 행동과 운영은 Local(현지실정을 반영하여 수정해야 함)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브랜드는 글로벌전략 하에 동일하게 하되 제품을 국가별 소비자기호를 반영하여 제품의 색상이나 기능에 차이를 두게끔 하는 것을 의미했다.

맥도날드 역시 2006년에 사훈을 ‘Think Globally, Act Locally”라고 명명하면서 브랜드와 매장 인테리어, 색상 등을 동일하게 사용하되 햄버거의 원료인 패트는 각 고객의 기호를 반영하였다. 대표적으로 쇠고기를 먹지 않는 인도시장에 진출할 때에는 소고기 대신 양고기와 치킨을 사용하였으며, 채식주의자가 많은 시장 특성을 반영하여 채소버거를 개발하였다. 한편 남녀 구분이 확실한 사우디아라비아 권에서는 남녀 의자를 분리시킴으로서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LG전자 또한 Glocalization을 강조하면서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한 제품개발과 더불어 해외법인의 중간 이상 관리자 중 현지인의 비율을 높이기 위한 현지인육성프로그램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향후 국적과 인종을 불문한 인재확보와 활용전략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Glocalization은 21세기 기업들의 생존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현지국가의 기업풍토를 존중해야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Glocalization은 비단 경영학적인 시장점유전략만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의 최고의 가치인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복음의 상황화를 추구하는 최고의 선교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수그리스도의 성육신(Incarnation)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구원을 얻게 하려 하시는”(요3:16) 성자 하나님의 상황화이시며 동시에, 하나님 나라의 세방화 선교전략이었다. 이를 깊이 깨달은 사도바울은 예수그리스도의 성육신사건을 하나님이 사람이 되고, 종이 되어 십자가에 오르시는 복종의 사건으로 소개한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2:6-8) 예수그리스도의 종들이 증거해야 할 십자가 복음의 내용은 철저하게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속하지만, 이 십자가 복음이 지역사회에 적용해야 하는 선교적 전략은 철저하게 지역적 가치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선교학적 용어로는 성육신적 상황화(Incarnational Contextualization)라 부를 수 있지만 복음 전략적 의미로는 복음의 세방화(Glocalization)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성경적인 선교전략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서방세계가 실패한 패권적 선교전략(Mission Imperialism)을 그대로 답습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달해야 할 하나님의 종들은 위대한 십자가 복음과 함께 철저하게 지역 문화에 성육화 되어가는 고난도 함께 받아야(딤후1:8) 할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예수그리스도의 성육신적 사역(Incarnational Ministry)에 동참하는 진정한 선교전략이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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