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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나무골 텃밭이야기(8): 십자가를 붙잡으십시오

박동서 목사 (엘크그로브 가스펠교회)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니 크고 작은 많은 삶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위기들을 맞았을 때마다 대처하는 방법이나 마음가짐이 주님을 만나기 전과 주님을 만난 후가 완전히 차이가 났던 것을 봅니다. 주님을 알기 전에는 세상적인 편법을 다 동원해서 그 당시 위기를 모면하기에 급급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때로는 거짓말도 서슴치 않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알게 된 후,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인해 모든 죄를 용서받았음을 알게 된 후에는, 잔꾀를 부리느니 주님 앞에 죄와 허물을 고하고 하나님의 자비와 용서를 구하며 도움을 청한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일시적인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일 수는 있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속일 수도 없고 만홀히 여김을 받으실 분이 아님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갈수록 살기 힘들고 모든 환경과 여건은 악화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민자의 삶은 고달픈 싸움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기댈 가족이나 친지도 없이 자녀들을 키우며 모든 난관을 홀로 헤쳐 나가야 하니 고국에서의 삶보다 몇 배나 힘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그리스도인들은 믿음의 힘으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나갑니다. 일주일에 한번이나마 주일예배를 드리며 말씀 속에서 힘과 용기와 소망을 얻습니다. 세탁소와 샌드위치 숍의 구석방에서라도 말씀 묵상과 기도를 하며 고단한 하루의 삶을 이겨나갑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위해 눈물로 기도해주는 성도들과 목회자가 있기에, 내 안에서 내가 기도조차 할 수 없을 때에도 탄식하며 간구해주시는 성령님이 계시기에 우리는 고통의 강을 건너고 환난의 산을 넘어갑니다. 반면에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고 믿지도 않는 수많은 사람들은 쳇바퀴와 같은 일상의 고단함 속에서 몸과 마음이 함께 병들어가는 모습을 봅니다. 독거노인 분들이나 영어 통역이 필요한 교민들을 위해 병원에서 의료 통역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틈틈이 봉사를 하면서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가정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중에는 이미 자살시도를 한 적이 있는 분들도 있었고, 너무 지친 나머지 삶을 스스로 포기하려고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육신의 병도 문제이지만 마음의 병이 더 문제였습니다. 간간히 뉴스를 통해 끝내 삶을 포기한 이민가정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 분들이 주님의 손을 잡았다면,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낭떠러지 앞에서라도 무릎을 꿇고 주님의 도우심을 한번 간절히 간구했다면, 그 분들의 남은 인생이 달라졌을 텐데...”하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절망 속에 있는 그 분들을 위해 주님이 대신 지신 고난의 십자가 앞으로 나가 그 십자가를 붙잡을 것을 권면해주는 이웃이 되어주지 못한 것이 더 마음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죄라곤 찾아볼 수 없는 주님이 묵묵히 십자가를 지시고 아무 변명이나 항변도 하지 않으시며 나의 죄, 우리 인간의 더러운 죄를 짊어지신 채 고난 받으신 동일한 십자가가 지금도 우리를 위해 구원과 죄사함과 용서와 사랑을 베풀고 계십니다. 그 십자가에서 주님의 은혜를 체험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이 흘리신 보혈의 기적과 같은 사랑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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