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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순간을 생각하며 산다면!

최창섭 목사 (에벤에셀 선교교회)

지난 4월 16일, 한국 진도군 조도면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참사로 인해 29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된 엄청난 인재사고가 일어난 지 벌써 4개월이 가까워온다. 그간 검찰과 경찰이 수사 초점을 유병언씨에게 집중한 이유는, 그가 주식회사 세모그룹의 창업주 겸 총수이며,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권신찬 목사의 사위이며, 구원파의 2대 교주로 종교를 빙자한 무리한 사업 확장을 통한 이익에 눈이 멀어 불법으로 많은 재산을 모았다. 자신이 총수로 있는 자회사의 선박사고로 그 많은 학생들이 희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과 유족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번도 한 적도, 사고에 대한 책임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겠다는 말 한마디 한 적도 없이 그와 그의 자녀들 모두 이곳저곳으로 도피하기에만 급급했던 것을 볼 때 지도자라 칭할 만한 그 어떤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두 자녀가 체포되었고, 유병언씨 자신도 지난 7월 22일에 비참하게 사망했음을 확인하게 되었고, 비정상적으로 모았던 재산 한 푼도 가져가지 못했다. 어느 일간지 기사제목에는 “세상이 통곡할 때....혼자 살려 도망치다 결국 백골로”라고 기사화 되었다. 한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하심이 있다. 그리고 한 평생을 사는 것도 하나님의 뜻에 따른 책임, 사명을 인식하고 살며, 죽을 때에도 복된 죽음을 맞이하며 주님 앞에 주를 믿는 믿음과 깨끗하고 신실한 삶, 주님께서 인정하실 일들을 잘 감당하다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다면 그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런데 그는 그렇지 못했다. 그를 통해 우리는 많은 교훈을 배워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과 죽음이 달라져야 한다.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난 후 세계기독교대회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됐다. 이때 대회를 총괄한 임원이 이렇게 말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장례식을 거행하고서 회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오늘 장례를 치를 분은 아주 유명한 분이다. 여러분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드릴 필요가 없이 각자 한 사람씩 옆방에 가셔서 놓여있는 관속을 들여다보시고 누구인가를 확인하시기 바란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그를 따라 옆방으로 안내를 받게 되었다. 옆방에 들어선 사람들은 한 사람씩 거기에 놓여 있는 관속을 들여다보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 관속을 들여다 본 사람마다 깜짝 놀라고는 이내 모두 숙연해졌다. 그리고 모두 깊이 뉘우쳤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관속에 거울을 깔아두었으므로 들여다보는 사람마다 자기 자신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게 된 까닭이었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어서 관속에 들어가 장례를 지내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대회 인도자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이 사실을 상기한다면, 현명한 당신은 지금 이 순간을 헛되이 낭비하진 않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자고 역설했다.”

어느 일간지 오피니언 란에 기자가 “관 속에 누웠을 때”란 글을 썼다. 자신이 관 속에 들어가 누워본 경험을 말하면서 “관 속에 두 발을 넣었다. 그리고 위를 보고 누웠다. 잠시 후 관 뚜껑이 닫혔다. 그 위로 천이 덥혔다. 눈을 떠도 어둠, 눈을 감아도 어둠. 그런데 밖에는 가족도, 친구도, 사랑하는 사람들도, 내가 아끼는 모든 물건이 바깥에 있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죽는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죽는다는 게 바깥세상의 그 어떤 것도 이 안으로 가져올 수 없구나. 관 속에 누운 나를 다시 보았다. 숨을 거두었으니 이 몸도 곧 썩게되겠구나, 그럼 남는 것은 영혼뿐이겠구나. 한참 후 관 뚜껑이 열려 다시 밖으로 나왔다. 아주 짧은 체험이었지만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바르게 살아야 되겠구나.’”

우리가 죽음을 생각하며 산다면 이 땅에서의 삶과 죽음을 더 아름답고 가치있게 만들어갈 것이다. 주어진 삶의 환경에 상관없이 매사에 감사하며 살 것이고, 나를 그렇게 고통스럽게 만들고 가슴을 멍들게 했으며, 내 눈에 눈물을 흘리게 만든 사람도 용서하며 살게 될 것이다. 작은 것을 움켜쥐고 놓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지도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자그마한 욕심에 사로잡혀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내 아집, 욕심, 무언가를 더 크게 이루기 위해 가진 헛된 야망도 다 내려놓고 겸손히 주어진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한다면 부끄러워 할 것도 없고, 남들에게 추한 모습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교회에서 직분자들의 모습도, 목회자들의 행동, 사역도 그래야 할 것이다. 주님이 언제라도 오라 하시면 지체없이 내가 움켜쥔 모든 것들, 빼앗기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던 모든 것을 다 놓고 빈손으로 주님께로 가야 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만 죽어서 관 속에 들어가고, 땅에 묻히는 것이 아니다. 오늘 나도 죽어 관 속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고 산다면 남은 인생은 이전보다 더 다르게 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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