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엽 목사 (오렌지 카운티 나침반교회)
이런저런 일과 사람들로 교회가 욕을 먹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단인지 삼단인지 관심도 없기에 교회라는 이름을 붙였으면 모두 한통속으로 여긴다. 또한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믿으면서도 교회에는 출석하지 않는 사람들도 늘었다. 그래서 교회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교회 때문에 고민한다. 미국 교회의 사정도 엇비슷한 것 같다. 미국 목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
필립 얀시의 “교회, 나의 사랑 나의 고민”(Church, Why Bother?)을 읽으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어릴 때 남부 조지아 주의 대단히 율법적인 교회에서 성장하면서 늘 두려움 가운데 신앙생활을 하였다. 철이 들면서 교회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되어 교회를 등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막상 고통 받는 것은 자기 자신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교회를 떠나기 어려웠다. 교회를 다녀도 다니지 않아도 어려움은 따랐는데 그래도 다니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단지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대학생이 되어 시카고에 있는 라셀스트리트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그 교회에도 다른 교회들에 있는 문제점들은 여전히 있었다. 예배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고 재정문제로 골치 아파하는가 하면 교인들 사이에 갈등도 있었다. 그런데 그 교회를 다니면서부터 달라진 것은 주일이 기다려졌다는 것이다. 목사의 복음적인 설교에 늘 감동을 받았다. 그 교회 역시 문제들이 있고 불완전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예배시간에 감격이 있었고 세상을 향한 봉사와 세계선교사역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그런데 그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사람이 변화되는 일들 때문에 저자는 그 교회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이런 일이 있었다.
그 교회에 월남전 참전군인이었던 흑인 아돌프스라는 약간은 비정상적인 청년이 들어왔다. 아돌프스는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으로 분노의 눈빛을 띤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는 교회에 올 때 진정제를 먹고 와야 하는데 먹지 않고 교회에 온 날은 교회가 많은 애로를 겪었다. 예배당 제일 뒷좌석에 앉았다가 겅중겅중 좌석을 뛰어넘어 강대상까지 오는가 하면, 찬송가를 부르는 시간에는 헤드폰을 끼고 흑인유행가를 들으면서 몸을 흔들기도 했다. 어느 날 기도시간에는 “이 교회의 모든 백인들에게 천벌을 내려주옵소서”라고 부르짖는가 하면, 한번은 성경공부반에서 갑자기 일어서더니 “기관총 한 자루만 있으면 여기 있는 놈들을 다 죽여버릴 텐데”라며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가기도 하였다. 그런데 저자가 보기에 놀라운 것은 그 교회 교인들 누구도 그의 난동 때문에 불평하지 않고 인내로써 견뎌주더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그 교인들의 섬김과 보살핌 덕분에 아돌프스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런 교회의 모습을 지켜본 저자가 외치는 말. “교회란 얼마나 좋은 곳인가!”
오늘날 교회에는 문제가 많은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세상에 교회만큼 좋은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피로 값을 주고 사셨다. 그러니 교회만큼 세상에 가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비록 교회가 불완전하긴 하지만 주님은 약속하셨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16:18). 그러므로 교회의 직분자들의 자질에 대해 가르쳐주는 본문이 주를 이룬 딤전3장의 끝부분(14–16)에 의하면 땅위의 교회가 아무리 문제투성이여도 교회는 하나님의 집으로서 가정과 같은 기능을 한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자매다. 비록 인정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교회 안에는 모든 인종적, 문화적, 경제적 차별을 다 뛰어넘는 가족애가 흐르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살아계신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주인이 되셔서 다스리시고 인도하시며 모든 필요를 공급해주시는 은혜가 임한다. 또한 교회는 세상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교회는 오늘도 진리의 기둥과 터이기 때문이다. 진리를 온 세상에 선포하는 교회가 없다면 세상은 암흑 그 자체로 소망 없이 살다가 소망 없이 죽어야만 하는 것이다.
최근에 우리교회에서는 직분자들을 선출하였다. 추천된 후보 전원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당선되었고 낙선한 이들도 이해심이 깊어 선거를 준비하며 기도한 대로 교회는 축제의 분위기가 되었다. 당락여부를 떠나 교회를 위해 충성하고자 후보로 수락한 이들에게 사도 바울이 말한 대로 선한 일을 사모하는 자들이라고 칭찬해주었다. 그리고 교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교회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강조하였다. 기독교역사 2천년 동안 교회 안팎에 문제는 항상 있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문제 많은 교회들을 들어서 전도하고 양육하여 사람들을 변화시키셨고 오늘도 교회를 통해 희망의 내일을 여신다. 그러므로 교회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이다. 그리고 직분자란 가장 좋은 일을 가장 선두에서 헌신, 희생하며 감당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다. 탁월한 직분자들로 인해 교회는 더욱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