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섭 목사 (에벤에셀 선교교회)
한국에서는 지난 4월 15일 인천을 떠나 제주도로 가던 6,825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학생 325명, 교사 14명, 일반승객과 승무원 476명을 태우고 수학여행 길을 가던 중 배가 침몰하여 5월 12일 현재 구조자 172명, 사망자 275명, 실종자 29명이라는 대형 사고가 일어나 한국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사망자들의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으며, 온 국가가 슬픔에 잠겨있다. 같은 동족인 남과 북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긴장 상황가운데서 예상치 못했던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배의 신속한 침몰보고와 대피방송, 신속하게 구조선을 보내 구조했다면 더 많은 인명을 살릴 수 있었는데, 늑장대응으로 천금같은 시간을 다 허비하였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선장과 선원들 모두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승객을 버려두고 자신들만 살겠다고 먼저 탈출한 것, 화물 과적으로 인해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합수부는 사고원인을 다각도로 계속 규명해 나가고 있다. 세월호는 본래 건조 당시 객실정원이 840명이었는데, 후에 증축하여 956명으로 증원하였으며, 건조당시 중량도 6,586톤에서 6,825톤으로 증가시켰다 한다. 항해를 시작하기 전 탑승객들에게 구명보트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교육도 전혀 없었고, 구명보트 역시 거의 사용불가였다 한다. 거기에다 적재화물도 차량 180대, 컨테이너 화물을 쇠밧줄로 묶지 않으므로 인해 배의 키를 급좌회전 할 때 적재된 화물과 차량의 무게가 좌측으로 밀리면서 배가 침몰하기 시작했다 한다. 결국 돈의 유혹에 눈이 멀어 화물 적재적량인 987톤보다 3배가 많은 약 3,788톤의 화물을 실었다는 것이다. 이런 총체적 부실의 주원인이 관피아, 해피아, 산피아들로 인하여 일어났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국가 시스템 전면적 개조”, “국가 재난 안전시스템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개조론의 선구자인 도산 안창호 선생은 1919년 상하이에서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참담한 현실을 이겨 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개조하여야 하겠소. 우리의 교육과 종교도, 심지어 강과 산까지도 개조하여야 한다”며 절규했다. 그는 지도층의 리더십, 국민의식, 사회시스템, 국토 환경 모두가 개조대상으로 보았고, 추진 주체도 남이 아닌 바로 자신 스스로가 먼저 개조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세월호의 참사는 여기서 끝나서는 안된다. 남은 실종자 찾기, 배의 인양, 그리고 합수부와 정부의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 책임자 처벌, 재난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선박뿐만 아니라 나라의 구석구석까지 모든 안전시스템을 점검하고, 고쳐 더 이상의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금번 참사를 통해 정치인들, 공무원들, 종교인들, 심지어 기독교인들과 목회자들 모두 남의 잘못만 탓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된 것을 과감히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혹시라도 내가 불감증에 걸린 환자는 아닌지도 확인해보아야 한다. 불감증이란 “감각을 느끼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환자가 몸에 병이 들어 환부를 꼬집어도 전혀 아픈 줄을 모른다면 그야말로 심각한 증상이다. 이처럼, 모두가 국가안보나 안전의 위기, 도덕적 위기, 경제적 위기상황임에도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정쟁만 일삼거나 안일무사, 자기 이익 추구에만 몰두한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초창기 한국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은 그들이 살던 시대의 백성들에게 민족의식을 일깨워주었고, 도덕적 타락의 회복을 위해 뼈를 깎는 회개 운동에 앞장서며 언행을 절제하며 삶의 본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공룡처럼 몸집이 비대해진 오늘의 기독교는 밀려오는 세속화의 물결 앞에서, 잘못된 신앙과 신학사조, 이단 사이비 종교들이 교회와 사회를 혼란케 하며 성도들의 신앙과 삶을 잘못되게 만들어도 무감각, 무대응, 무책임하며, 힘을 상실한 삼손처럼 되어가고 있다. 요나가 니느웨 성에 가서 성안의 사람들에게 “회개하지 않으면 큰 심판이 있으리라”는 메시지를 전하자 왕과 온 백성들이 재를 무릅쓰고 회개하며 하나님께 돌아온 것처럼,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도 대통령과 모든 정치인, 공무원, 온 국민들이 먼저 자신들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애통하는 기도와 잘못된 삶을 고칠 때에 하나님께서 다시 회복시키시는 역사, 나아가 통일 시대의 은총도 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