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섭 목사 (에벤에셀 선교교회)
얼마 전에 “초심을 잃지 않고 사는 지혜”란 글을 읽고 스스로를 돌아본 적이 있다. 그 내용을 줄여 소개해본다. “초심이란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처음 품는 마음, 순수한 마음, 배우는 마음입니다. 가장 지혜로운 삶은 영원한 초심자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이 되고, 무엇을 이루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한 때입니다. 우리 인생의 위기는 초심을 상실할 때에 찾아옵니다. 초심을 상실했다는 것은 교만이 싹트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마음의 열정이 식기 시작했다는 것, 겸손히 배우려는 마음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우리 마음을 관찰해야 합니다.” 히포크라데스(BC 460-370)는 “의학의 아버지”로 불렸는데 질병보다는 환자를, 의사보다는 환자를 치료의 중심에 놓고 환자의 권익을 우선시하는 인술을 펼친 자로 그가 만든 “히포크라데스의 선서문”이 있다. 1948년 세계의사협회(WMA)가 그 선서문을 편집하여 만든 “제네바 선언문”은 의학도들이 공부를 시작할 때 치르는 입문의식으로 다음과 같은 서약을 한다.
“나는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데 내 일생을 바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 나는 양심과 위엄을 가지고 의료직을 수행한다. 나는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다. 나는 알게 된 환자의 비밀을 환자가 사망한 이후에라도 절대 누설하지 않는다. 나는 나의 능력이 허락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의료직의 명예와 위엄 있는 전통을 지킨다. 나는 환자를 위해 내 의무를 다하는데 있어 나이, 질병/장애, 교리, 인종, 성별, 국적, 정당, 종족, 성적 성향, 사회적 지위 등에 따를 차별을 하지 않는다. 나는 위협을 받더라도 인간의 생명을 그 시작에서부터 최대한 존중하며, 인류를 위한 법칙에 반하여 나의 의학지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나는 이 모든 약속을 나의 명예를 걸고 자유의지로서 엄숙히 서약한다.”
많은 의사들이 그 선서에 따라 초심을 잃지 않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헌신의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더 많은 치료 불가능한 질병퇴치를 위해 연구하며 인술을 펼쳐 수많은 사람을 살리고 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처럼, 부부간에도 처음 사랑했을 때의 그 마음, 결혼할 때의 서약을 마음에 새긴다면 평생 행복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세워갈 수 있을 것이다.
초심을 잃었기에 수많은 가정이 깨어져간다. 처음 직장을 가졌을 때,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진실 성실 열정이 있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변질되어 청렴 직장인, 청렴 사업가, 청렴 공직자, 청렴 종교인이란 별명을 듣기가 힘들어져간다. 특히 교회의 직분자들(집사, 권사, 장로, 목사)도 처음 세움을 받을 때는 직분을 주신 하나님과 교회에 그렇게 감격하며 눈물까지 흘리며 변함없이 죽도록 충성하겠다고 당당히 약속을 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 조금씩 변질되어 겸손대신 교만함, 순수함보다는 이기심, 나아가 직분의 횡포자로까지 전락해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고통을 당하고 망가져도 자신의 위치와 이익에만 연연하는 모습, 위로자와 격려자로, 꿈과 소망을 심어주는 존경의 대상이 아닌 조롱과 멸시, 지탄의 대상이 되어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우리가 처음 교회생활을 할 때는 십자가를 통한 하나님의 사랑의 관점에서 만사를 보았다. 나 같은 죄인을 위해 독생자까지 아끼지 아니하신 그 사랑을 알았다면, 이제 그 사랑을 통해서 모든 것을 본다면 더 이상 욕심도 원망과 불평도 있을 수 없고 겸손과 감사만 있게 될 것이다. 이제 하나님의 자녀, 종이 된 우리 모두 초심의 신앙, 초심의 섬김을 회복함으로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통해 주님을 발견하고 희망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