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섭 목사 (에벤에셀 선교교회)
독일의 유명한 음악가인 요한 세바스천 바흐가 노년이 되어 시력을 잃게 되었다. 바흐는 당시 유명한 안과의사의 희망적인 말을 듣고 그에게 수술을 받았다. 회복을 위한 오랜 시간이 흘러 눈에서 붕대를 풀었을 때 둘러있던 자녀들이 “아버님 무언가 보이세요?” 물었다. 바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구나”라고 답했다. 얼마나 낙담이 되며 원망스럽겠나? 그는 오히려 가족들을 위로하고 하나님께 감사의 찬송을 불렀다. 그가 1729년에 작곡한 찬송가 145장 3절의 가사다. “나 무슨 말로 주께 다 감사드리랴, 끝없는 주의 사랑 한없이 고마워, 보잘것없는 나를 주의 것 삼으사 주님만 사랑하며 나 살게 하소서.”
원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바흐는 오히려 감사의 찬송을 불렀다. 우리는 이를 통해 그의 성숙한 신앙과 인격의 모습을 보게 된다. 원망이란, “환경이나 사람이 내가 기대했던 만큼 되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감정의 표현으로 많은 자들이 범하는 죄 중의 하나이다. 알아야 할 것은 우리가 입술을 통해 하는 원망을 하나님은 들으시고 진노하신다는 것이다. 또한 원망(불만)은 습관성으로 한번 원망하면 계속해서 원망하게 된다. 좋은 습관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나 나쁜 습관은 우리의 인생을 갉아 먹게 된다. 좋은 습관은 계속 훈련하고 나쁜 습관은 과감하게 끊을 수 있어야 한다. 원망은 본래 불신자들의 삶의 영역에서 나왔으나, 언제부터인가 하나님의 자녀들에게도 전염되어 자주 사용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왜 원망하게 되는가? 원망의 원인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망각하고, 망각해야 할 것은 기억하기 때문이다.
첫째, 지난날에 받았던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할 때 원망하게 된다.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셨던 많은 은혜들을 생각하여 보라.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우리는 자주 이런 찬송을 부른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 자나깨나 주의 손이 항상 살펴주시고 모든 일을 주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 “지나온 모든 세월들 돌아보아도 그 어느 것 하나 주의 손길 안 미친것 전혀 없네. 오 신실하신 주” 우찌무라 간조(內村鑑三)는 “인간 최상의 저주는 마음속에 받은 은혜가 기억되지 않고 감사를 빼앗긴 인생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금번 감사절에 지금까지 받은 은혜를 계수하여 보며 하나님께 감사하자.
둘째는, 현재 누리고 있는 하나님의 축복을 망각할 때 원망하게 된다. 우리가 받는 축복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흔히 그 축복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이 일이 계속될 때 감격은 상실되어지고 감사를 망각하게 된다. 그리고 남는 것은 원망과 불평밖에 없다. 우리도 좋아지는 환경에 익숙하다보면 그 좋은 환경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 헬렌 켈러는 삼중고의 고통 속에서도 기적과 감동을 주며 산 자였다. 그녀는 사람들이 많은 것들을 갖고서도 감사치 못하며 불평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할 수만 있다면 이런 사흘을 주었으면 좋겠다. 하루는 나처럼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눈먼 채로 살도록, 하루는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청각 장애자로 살도록, 하루는,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고 벙어리처럼 살게 한다면 사람들은 감사의 의미를 알 것이다.” 우리가 받은 축복에 익숙하면 우리는 그 축복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감사를 망각하고 원망하며 불평한다.
셋째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앞길도 인도하신다는 확신이 없을 때 원망하게 된다. 강철왕 카네기는 28세까지 세일즈맨이었다. 가난해서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이집 저집 다니며 물건을 팔았다. 때로는 문전박대를 받으며 때로는 실의에 빠져서 내가 꼭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회의에 빠진 적도 있었다. 어느 날 노인이 혼자 사는 집을 방문하고, 그 집 벽에 걸린 그림을 보았다. 넓은 해변가 모래언덕에 낡은 배 한 척이 있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밀물 때가 있음을 생각하라”고 쓰여 있었다. 이 글귀에 카네기는 용기를 얻어 노인에게 부탁하기를 “노인께서 언젠가 세상을 떠나실 때 저 그림을 제게 주십시오” 그러자 노인은 카네기에게 “집주소를 적어 놓고 가라”고 하였다. 얼마 후에 그 그림이 카네기에게 배달되었다. 카네기는 그 그림을 받고는 평생 자기 사무실에 걸어두고 성공의 비결로 삼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현실이 어렵고 암담해도 밀물의 때가 있음을 생각하라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은 썰물의 때이다. 배는 모래사장 위에 처박혀 전혀 움직일 수 없다. 그러나 언젠가 밀물이 몰려오면 그 배는 항해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어렵고 사는 것이 힘들어도 원망과 불평은 하지 말자. 사업의 어려움, 경제적인 어려움, 자녀의 문제, 건강의 문제가 있고, 사역에 열매가 별로 없어도, 지금의 힘든 현실만 바라보고 원망불평하지 말고 밀물의 때를 생각하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미리 감사하자. 답답한 오늘이지만 그 다음 내일을 바라볼 수 있는 눈, 고통스런 환경 다음에 나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바라볼 수 있는 영적인 안목이 있다면 우리는 감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