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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다 감사드리세

양춘길 목사 (뉴저지 필그림교회)

감사절에 즐겨 부르는 “다 감사드리세”(NowThankWeAllOurGod) 찬송의 가사는 Martin Rinkart 목사가 1637년에 쓰신 것입니다. 당시 그는 독일의 Saxony 지방의 Eilenburg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고, 30년 전쟁이 한창 중이었습니다. 그 도시는 세 번이나 심한 공격을 받았지만 보존되었고, 오히려 수많은 피난민과 부상당한 군인들의 피난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구가 두 배, 네 배로 늘어나자 양식과 식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었고, 그나마 있는 것들이 쥐와 벌레들로 인해 오염되었습니다. 더욱이 흑사병이 도시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한동안 그 도시의 유일한 목회자였던 Rinkart 목사는 하루에 최고 50구의 시체를 장사지낸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최악의 상황에서 이 찬송시를 적어 나갔던 것입니다.

“다 감사드리세 온 맘을 주께 바쳐 그 섭리 놀라와 온 세상 기뻐하네/예부터 주신 복 한 없는 그 사랑 선물로 주시네 이제와 영원히” 그렇게 참담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이러한 감사의 노래가 나올 수 있을까요. 그것은 이미 받은 은혜를 기억하는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현실 너머로 확실한 미래의 소망을 바라보는 믿음 때문일 것입니다. 환경은 변하고 때로 고통과 어두움이 우리를 덮을지라도 하나님의 사랑과 신실하심은 변하지 않고 우리를 감싸고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라”(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는 말씀은 모든 일에 대해서 감사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불순종과 죄로 인해 벌어진 비극적이고 파괴적인 일 자체에 대해서도 감사하라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국가 지도자들, 영적 리더들의 비리 사건에 대해 감사할 수 있겠습니까? 9.11테러사건이나 허리케인 샌디에 대해 감사할 수 있겠습니까? 강도 만나 목숨을 잃고, 불경기에 사업이 넘어가고, 질병으로 고통 하는 일 자체에 감사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회개하고 통곡하며 애통해 해야 할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러한 상황 중에서도 감사의 마음을 잃지 말고 하나님께 감사하라는 말씀입니다. 아무리 어두운 상황에 빠져도 감사할 조건이 있습니다. 유명한 성경서 주석가 Matthew Henry는 어느 날 노상강도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 후 그는 그의 일기장에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첫째, 전에 강도당한 일이 없었음을 감사드린다. 둘째, 그들이 내 지갑은 빼앗아 갔지만 내 생명은 빼앗지 않음을 감사드린다. 셋째, 그들이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빼앗아 갔지만 그것이 많은 것이 아니었음을 감사드린다. 넷째, 내가 강도를 당한 것이지 내가 강도질을 하지 않은 것을 감사드린다.” 얼마나 놀라운 마음 자세입니까?

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 중에서도 우리를 변함없이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생각할 때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는 우리의 궁극적인 소망과 힘과 능력이 되시며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인도해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늘 기억할 것은 태양을 등지고 걸어갈 때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늘 우리 앞에 놓여있지만, 태양을 향하여 걸어갈 때에는 어두운 그림자는 늘 우리의 뒤로 물러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범사에 감사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힘 있는 증인의 삶이 됩니다. 불신자들이 건강과 번영으로 인해 감사하고 기뻐하는 크리스천들을 볼 때 저들도 그러한 것들을 원하게 됩니다. 그러나 불신자들이 어려움과 고통의 상황에서도 감사하고 기뻐하는 것을 볼 때, 저들도 하나님을 찾게 되기 때문입니다. Rinkart 목사의 찬송시의 3절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감사와 찬송을 다 주께 드리어라 저 높은 곳에서 다스리시는 주님/영원한 하나님 다 경배할 찌라 전에도 이제도 장래도 영원히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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